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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과 알라딘, 영화 2편의 늦은 리뷰

 

- 기생충

 

이 영화에서는 출연 배우들 모두 놀랄만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봉준호 감독 작품에서는 어설픈 연기를 보이는 배우가 없다.

 

주인공 가족의 음모로 억울하게 쫓겨나는 가정부로 분한 이정은 배우의 연기를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흠잡을 데 하나 없는 빛나는 배우들 중에서도 최고는 조여정이다.

 

리얼리티를 살려 생생하게 진행되던 영화는 쫓겨난 가정부가 다시 집으로 복귀하면서 환타지가 된다. 꿈속에서 일어난 사건의 묘사가 아닐까 싶을 만큼 기괴하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보니 집안 공간도 연극 세트인 것만 같다.

 

상류층과 서민층을 아슬하게 비교하며 흥미롭게 영화를 보던 관객에게 상상도 못했던 또 다른 계층을 갑자기 충돌시킨 것이 이 영화의 압권이다.

 

흐릿했던 비석의 글씨가 탁본을 뜨면 또렷이 드러나듯, 식물의 세밀화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대상의 모습까지 그려내는 것처럼 현실에서는 드러나지 않아 존재를 몰랐던, 아니 어쩌면 존재하지도 않는 추한 면면을 굴절된 돋보기로 뜨악하게 담아냈다.

 

마지막 386세대로 부와 빈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세상을 프레이밍 하는 것에만 익숙한 나는 이 영화가 지금 이 시대의 사람들은 자본주의 블랙홀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읽혔다.

 

착하고 똑똑한 소시민 가족들은 왜 모두 범죄자가 되었나.

세상사 모두 다 아는 것만 같던 총명한 젊은이가 왜 이룰 수 없는 꿈을 품은 채로 영화가 끝나나.

마지막 장면이 슬프다.

 

나에겐 올해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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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영화는 놀이동산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를 계속 보여주는 것 같은 영화다.

실제로 자신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왕자의 시가지 퍼레이드가 나오고 그 이외의 장치와 배역도 화려한 파티를 지속시키는 역할인 것으로 느껴졌다.

 

KBS의 박대기 기자가 예전 애니메이션 작품만 못했다며 아재 인증을 한다고 트위터에 소감을 적었던데 나도 그렇다. 중년아저씨에게는 그런 것인가?

 

알라딘의 이야기는 관심을 끌지 못했다. 고아로 자라 좀도둑이 되어 공주에게 연정을 품고 안타까워하는 모습도 뭐 그냥저냥, 램프에서 나온 지니에게 부탁한 3가지 소원이 뭐였는지도 기억이 가물.

 

윌 스미스가 분한 지니는 존재감이 높지만 나에게는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는 부록 정도.

 

그런데, 자스민의 이야기는 자꾸 생각난다. 자신이 나라를 다스리는 술탄이 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전해졌다. 긴박한 순간에 분노에 차서 ‘Speechless’를 부르는 장면이 압권이다. 자스민 역을 맡은 배우가 연기도 노래도 미모도 출중해서인가 싶었는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가만 생각해보니 애니메이션 작품에서는 공주 자스민이 술탄이 되려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에게는 자스민이 Speechless를 부르는 장면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고 아내에게 말했더니 모두가 그럴 것이라고/ 노래 중에는 a whole new world 보다도 Speechless가 더 좋았다고 하니 모두가 그럴 것이라고.

 

관객이 천만이나 들었다는데 그럴 정도의 감흥은 못 느껴서 영화를 본 다른 이들은 뭐가 또 그리 좋았을까 궁금하다.

 

나는 이 영화를 아내와 둘이서 본 것이 참 좋았다.

중2병을 제대로 앓고 있는 중2 아들이 영화를 안 보겠다고 했고, 알라딘 애니메이션을 보고 감탄했던 흐릿한 기억을 지닌 중년 둘만 다시 알라딘을 보러 극장을 찾았다.

뭔가 흐뭇하고 여유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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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묘사랑

    프로필 사진의 어린이가 벌써 중2가 되었군요. 저는 쌍둥과 알라딘을 봤어요. 리오나는 큰 소리를 무서워해서 이제까지 영화관을 거부해왔는데 웬일로 가겠다고 해서 셋이서 처음 영화관에 갔어요. 지니 노래가 아무래도 좀 약하던데요. 로빈 윌리암스가 노래를 너무 잘했어요.

    2019.07.31 04:04 댓글쓰기
    • 파로

      아, 흑묘사랑님 잘 지내시나봅니다.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과의 첫경험이 많아지겠습니다. : )

      2019.08.01 15:50
  • 화살나무

    어쩌면 이제는 기억도 가물거리는 닉이 됐을까요?
    건축학과 진학하는 학생을 위해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는,
    월남에서 돌아온,
    화살나무입니다.
    몇 옛 친구의 블로그를 방문하는데
    생각해 보니 파로님도 제겐 꽤는 그리운 친구네요.

    2019.10.06 22:43 댓글쓰기
    • 파로

      아...화살나무님 반갑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도 제 블로그에 잘 안 들어와서요.
      저도 화살나무님이 그리운 친구입니다. : )
      잘 지내시지요? 여전히 선생님이신가요?

      2019.10.15 17:2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