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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40%가 일을 그만두면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이 50만원이 안 된다는 기사를 봤다.

어려운 시절을 맞으면 어려운 사람이 더 어려워진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다들 안녕하신지.

 

조해진 작가의 단편 산책자의 행복은 나른한 제목과는 다르게 쓸쓸한 풍경이 그려진다.

대학에 철학과목 출강을 나가던 주인공은 어머니 병세가 악화되며 기초생활수급자가 된다.

임대아파트가 있는 낯설고 황량한 신도시의 편의점에서 새벽까지 일하며 시간을 보낸다.

자신을 따르던 중국인 제자가 독일에서 보낸 편지를 외면한다.

자신을 알아보고 교수님이라고 말을 건넨 편의점 손님을 만난 뒤로는 젊은이가 가게에 들어오면 몸이 경직된다.

학생들에게 전하던 강의에서의 말들은 현실 앞에 무기력하다.

 

2016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시설이 폐쇄되며 5월말까지 반납기간이 연장되었다. 3개월 넘게 책이 책장에 있다.

 

난 태생이 사회적 거리두기 인간일까 싶을 만큼 잘 지내고 있다.

회식도 안 하고, 귀찮은 약속도 없고, 회의도 줄고, 구내식당에서 내게 말도 안 걸고, 월급도 그대로고, 긴급재난지원금도 준다.

 

세상이 달라질 모양인데 뭐가 어떻게 될지 몰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방관자 꼴이다.

학교 못 가는 아이들이 안 되어 보인다.

그리고 괜스레 미안하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아이는 노트북으로 온라인 수업 출석 버튼을 누르고 침대에 누워 아이유 노래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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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오로지

    쓸쓸하게 읽다가 마지막 줄에서 크게 웃었네요.
    저도 안녕합니다.

    2020.05.08 10:36 댓글쓰기
    • 파로

      오로지관객님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에 뵈었을 때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2020.05.09 06:47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