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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시대

[도서] 혁명의 시대

에릭 홉스봄 저/정도영,차명수 공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1780년대는 어떤 특별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이 시기에 우리 인류는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왔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고된 농업에서, 프랑스의 시민혁명은 절대 군주의 횡포에서 인류를 한 발자국 끌어내주었다. 에릭 홉스봄은 이 두 혁명을 ‘이중혁명’이라 칭하며, 그 이중혁명이 현대에 미친 영향을 추적한다. 동시에 이중혁명의 시대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낱낱이 해부한다.   
    세계사 시간에 달달 외우던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은 하나의 ‘역사적 이벤트’로 기억된다. 인간이 노동에서 해방되고 스스로 왕의 목을 베었던 그 시기를 배우며 뭔가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었다. 우리 인간들은 계속해서 진보하는구나, 하고 말이다.    
   하지만 홉스봄의 건조한 글을 읽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혁명은 일어났지만, 그렇다고 바로 시대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이 바뀌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그것이 권력을 가진 지배층이라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농민에서 노동자가 된 사람들은 더욱 굶주리게 되었다. 하층민들을 지배하던 귀족과 영주들은 그 재산을 고스란히 소유한 채 자본가로 이름만 바꾸었고, 농민들에게 갑자기 ‘스스로 살아갈 권리’를 부여해버렸다.    
    하지만 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얻은 자유는 끔찍한 빈곤만을 가져다주었다. 이제 농민들은 대대로 살아왔던 땅에서 쫓겨나 공장으로 들어가야 했다. 땅이 아닌 공장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정해진 동작을 반복해야 했다. 따라서 이 시대의 하층 계급들은 혁명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왕과 지배층의 보호를 다시 요구하기까지 했다.   
    기존의 왕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는 계속되었고 시민혁명에서 계속 이어진 혁명전쟁 끝에 나폴레옹이 패배한 후 각 국가는 다시 전제정치를 정비한다. 부르주아는 승리했지만 세계는 아직 뒤집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민족주의가 발현되고 사회주의도 발현되었다. 하지만 새롭게 권력을 장악한 부르주아들은 기존의 권력과 섞여 버린다. 경제방식은 변화했지만 정치형태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권력은 절대 스스로 물러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홉스봄은 이중혁명의 의의를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분명 그것은 한 발자국 나아간 결과였다. 비록 또 하나의 새로운 권력이 등장한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민중의 삶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해도. 다만 우리가 이 ‘역사적 이벤트’에 갖고 있던 환상이 너무 컸던 것이다. 역사가는 환상이 없는 실제만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 홉스봄의 지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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