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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시

[도서]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편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라는 것은 확실히 읽는데 타 종류의 글보다는 시간이 더 걸린다. 소설 같은 경우에는 책을 접하고서 흥미가 팍 오는 경우는 밤을 지새우고라도 읽고, 그렇지 못한 경우라도 2~3일이면 다 읽는다. 수필 같은 경우에도 저자의 입장을 헤아리면서 읽더라도 3~4일이면 족하다. 심지어 나하고 전공이 다른 과학책이라도 일주일이면 족했다. 하지만 라서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나, 하나,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나의 가슴 속에 내용을 저장하면서 읽어나가려니 확실히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내용의 의미를 음미하면서 읽으려니, 다독과 속독을 즐기는 나에게는 시집 한 권을 다 읽는 데는 정말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 읽고서 시집의 두께를 다시 봤더니 진짜 얇았다. 타 종류의 책 같으면 완독하는데 하루도 안 걸릴 것이 열흘 가까이 걸렸다. 그것도 완전하게 내용이 다 이해된 것도 아닌데.

 

뇌과학자인 정재승씨가 어느 강연에서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오른다. 인간의 뇌가 가장 활발하게 완성도를 이루는 것이 평균 46~63세라고. 젊은 사람의 뇌는 세세한 것은 잘 기억해도 전체적인 내용은 오히려 나이 든 사람이 더 낫다고. 마치 젊은 사람의 뇌는 숲속의 나무에 대한 세부사항 같은 것을 잘 기억해 내지만, 나이 든 사람의 뇌는 숲속의 나무보다 숲 전체 윤곽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고. 그래서 같은 책을 읽을 때도 읽는 동안에는 무슨 내용인지 감이 안 잡히는 것 같더라도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전체적인 내용의 윤곽이 그려진다고. 사실 지금까지 그래왔다. 그러나 이 라는 것은 그렇지 않다. 하나, 하나의 시가 마치 한 권의 책과 같아서 어떤 내용의 시를 읽었지. 하면서 대강의 윤곽은 남는데 자세히 생각이 나지는 않는다.

 

처음에 이 시집을 읽어나가다가 약간 고개를 갸우뚱했다. 내 생각이 맞는가 검증하기 위해 책장에 꽂혀있던 한국 시집을 한 권 꺼내어, 이 시집에 기록된 비슷한 감성의 한 편을 골라 여식 앞에서 낭송해봤다. 그리고 여식에게 더 마음에 와닿는 를 골라보라고 했다. 당연히 한국 시였다. 바로 언어의 차이였다. 이 책에 수록되어있는 는 아무리 주옥같은 시라도 외국 시를 역자가 심혈을 기울여 엄선하고 번역한 시였다. 우리 한국인에게는 얼른 다가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반복해서 읽어보니 역자가 왜 이 를 엄선했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때가 많았다. 많은 중에서 다음 두 편의 는 내 가슴 속에 남아있다.

 

[ 신과 나 ]

신과 나는

작은 배에

함께 탄

두 명의 뚱보 같다.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 부딪치며

- 하피즈 -

 

[ 잎사귀 하나 ]

잎사귀 하나, 바람에 날려

가지에서 떨어지며

나무에게 말하네.

'숲의 왕이여, 이제 가을이 와

나는 떨어져

당신에게서 멀어지네.”

나무가 대답하네.

'사랑하는 잎사귀여,

그것이 세상의 방식이라네..

왔다가 가는 것

숨을 쉴 때마다

그대를 창조한 이의 이름을 기억하라.

그대 또한 언제 바람에 떨어질지 알 수 없으니,

모든 호흡마다 그 순간을 살라.

- 까비르 -

 

이외에도 내 휴대폰에 저장되어있는 10편이 넘지만 우선 이 두 편만 소개하고 나머지는 내 마음속에 저장하고 있다. 확실히 마음 챙김의 시가 맞다. 계속해서 꺼내 볼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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