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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한 일

[도서]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책을 덮고 독후감을 쓰기 위해 잠시 눈을 감으니 혼란이 온다. 내가 지금 읽은 내용은 무엇이지? 분명 읽으면서는 감을 잡으며 읽은 것 같은데 오히려 책을 덮으니 내용이 머리에서 떠나 가버린 느낌이다. 참 희한한 경험이다. 다른 책들은 오히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던데. 책의 후반부에 수록된 문학평론가의 글을 읽으니 더 헷갈린다. 그래서 희미하게나마 내 머리에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 들을 모아 재조명해보았다.

 

이 책은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아브라함 일가와 관련된 내용을 소재로 삼아 작가가 재구성하여 만들어진 책이다. 조카인 ’, 첩인 하갈아들인 이삭손자인 야곱등이 등장인물이자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인물이다. 이중 이삭은 두 편의 단편 소설에 등장하여 이삭등장 전후로 글의 흐름을 바꿔놓는 중요한 인물이다.(내가 쓴 독후감에서는 그렇다. 내 마음을 표현하는 글이니까) 처음 두 편의 단편 소돔의 하룻밤하갈의 노래에서는 등장인물인 하갈’, ‘이스마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감지할 수 있었다. 결국, 죽기 일보 직전에 그들을 구원해 냈으니까. 이것은 이어지는 사랑이 한 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글에서 이삭은 일인칭 독백으로 아버지(아브라함)와 하나님의 사랑의 정도, 아버지와 자신에 대한 사랑의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버지는 이삭을 사랑하였고 그 사랑을 하나님은 바치라고 요구하신다. 여기에 이삭의 독백은 정당성을 부여한다. “사랑하지 않는 것을 누군가에게 주는 행위는 바치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이다.”(p.99)

 

아무튼, 신의 개입으로 죽지 않고 살아난 이삭은 비록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행위이지만 자신만의 고독한 경험을 하고, 이 결과가 다음 단편인 허기와 탐식을 통해 인간의 편애를 드러내게 된다. 조화를 갖춘 사랑이 아닌 한쪽만을 완전히 사랑하는 편애이다. 여기에서 쌍둥이 형제인 에서야곱의 운명적인 편애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삭은 신의 계시인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리라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이를 애써 무시하고 자신과 같은 경험을 공유한 에서를 일부러 편애하여 축복하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는 어머니 리브가의 편애에 의해 야곱에게 축복이 넘어가 버린다. 이 또한, 어머니가 신의 계시를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로써 아버지 야곱은 부정하고자 했던 신의 계시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음 단편인 야곱의 사다리를 통해 이방 며느리를 보기 싫다며 야곱을 외삼촌의 집으로 피신시키는 변명거리를 만들어 버린다. 야곱은 외삼촌을 향하여 힘든 길을 가면서 꿈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통해 신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어찌 됐든 소설의 전반적인 흐름은 사랑이 되어 버렸다. 단편 사랑이 한 일을 통해 신의 사랑이 아닌 인간의 편애 쪽으로 기우는가 했더니 결국은 야곱의 사다리를 통해 한 번도 찾지 않았던 조상의 하나님으로부터 지켜주겠다는 사랑의 확약을 받아내고 끝을 맺는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사랑이 있는가하고 깊이 명상할 일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어수선한 시대에 나를 향한 신의 섭리를 억지로라도 끄집어내서 위로를 받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너를 보호해주겠다.” 하지만 소설은 소설로 끝나고 우리는 소망만 가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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