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가 예뻐서 이북이 출간되기까지 기다리다가, 출간되자마자 구입한 소설.
단순하게 책 제목만으로 그저 '오후도 서점'에서 일하는 직원의 이야기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소설의 시작은 오후도 서점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서점 이야기라기 보다는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책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랄까요.
특히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이 소설을 작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오후도 서점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월의 물고기'라는 책을 팔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하나로 합쳤던 것처럼, <오후도 서점 이야기>라는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작가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힘이 더해진 것 같았답니다. 서점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일들, 자신의 소소한 습관들까지도 작가에게 전해져서 이런 애정들이 모인 것이 바로 <오후도 서점 이야기>가 아니었을지요. 작가의 말을 읽으며 좀 더 이 책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습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하나 더 깨달은 사실은, 아무래도 저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악인이 없고, 무엇인가 하나의 목적을 향해 모두가 힘을 합치는 그런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가 그랬고, <마션>이 그랬지요. 하지만 그런 인물들과 상황들이 현실성이 없다거나 조금 상투적이라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잇세이가 어떤 모습일지, 소노에는 어떤 모습일지 오랜만에 자연스럽게 가상캐스팅을 해보게 된 소설이었습니다. 그만큼 영화화되면 참 좋겠다, 참 예쁘겠다 싶은 작품입니다. 그나저나 소설을 읽으면서,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있는데 말이죠. 2편이 꼭 나오길 바랍니다.
말랑말랑한 봄날과 참으로 잘 어울리는 소설이었습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결말로 가는 길이 아쉬워 천천히 읽어보려 했지만, 결말이 궁금해서 어느새 다 읽어버린 소설이었어요.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당신께, 그리고 잔잔한 힐링물을 원하시는 당신께 추천해드립니다.
서점에 진열된 책은 한 권 한 권이 아무렇게나 꽂혀 있는 게 아니다. 출판사별 또는 수준별로 혹은 서점에 따라서는 저자별로 구분하는 것이 아주 당연한 일이고, 신간이 놓인 평대나 그 서점에서 홍보 중인 책, 추천하는 책이 놓인 평대는 서점이나 담당자마다 달라 서점 직원의 열의와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언뜻 평범하게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책에, 책이 놓인 그 위치에, 손님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