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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2 지하묘지

[도서] 꿈꾸는 책들의 도시 2 지하묘지

발터 뫼어스 글,그림/플로리안 비게 그림/전은경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열혈 문학청년 미텐메츠의 ‘ 신비의 작가님 ’ 찾아 삼만리  지금부터 시작된다.

사랑하는 단첼로트 대부의 유언에 적힌 신비한 원고의 작가를 찾아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에 도착한 미텐메츠는 간악한 술수에 빠져 부흐하임의 무시무시한 지하묘지에 갇히게 된다.

‘ 폰 ’자 붙은 족보 있는 집안 출신으로 곱디 곱게 자라 손가락에 잉크 외엔 물 한 방울 묻혀 본 적 없는 용용이 미텐메츠는 그 곳에서 데굴데굴 구른 끝에 정체불명의 인물들과 만나게 된다.

 

그들의 정체는 책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외눈박이 난쟁이인 부흐링들.

기억력 감퇴로 인해 항상 어떤 책을 보아도 새롭게 느껴지는 그런 축복 가득한 삶을 사는 나와는 다르게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모든 작품을 외우고, 심지어 자신의 이름도 작가의 이름을 따라 짓는 아주 특별한 종족들이다.

 

“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뱃속에 채워 넣으면서도 조금도 살이 안 찌는 이런 홀쭉한 타입들을 나는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릅니다. 어제만 해도 이자는 두꺼운 바로크 소설을 세 권이나 읽었습니다. 세 권요! 그런데도 보십시오! 뱀장어처럼 호리호리합니다. 만약 내가 그랬다가는 나중에 몇 주 동안이나 다이어트 독서를 해야 할 겁니다. ”

“공포 소설을 읽으면 악몽을 꿉니다. 통속 소설은 장기적으로는 포만감을 주지 못하구요. 모험 소설은 신경에 좋지 못하다고 합니다. 실용서적은 이따금 시간 날 때나 읽어볼 만합니다.”

 

서정시 독서로 다이어트를 하고, 고전 독서로 높은 영양가를 얻는 등 독서를 식사 대용으로 하는 부흐링들은 모든 독서 애호가들이 꿈에 그리는 바람직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책을 읽느라 앉아만 있다 보니 갈수록 내 허벅지와 뱃살이 야금야금 면적을 넓혀나가고 있는 상황인데, 가만 보니 ‘ 통속 소설 ’ 만 읽어서 그런 것 같다.

이제부터는 다이어트를 위 해 고단백 고칼로리의 ‘ 고전 소설 ’ 과 식이 섬유가 풍부한 ‘ 서정시 ’ 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는 클리셰를 충실하게 지켜준 작가의 배려 덕에 1권에 이어 2권에도 무사히 등장한 미텐메츠는 책덕후 부흐링들의 삶의 터전 가죽 동굴을 방문하게 된다.

 

오름을 하기 ’  일명 부흐링 이름 맞추기 골든벨 대회 를 통해 부흐링들도 소개 받고, 가죽 동굴의 여러 장소를 구경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미텐메츠는 부흐하임의 가장 위대한 책 사냥꾼 콜로포니우스 레겐샤인을 만나게 된다.

책 사냥꾼 롱콩 코마와 결투를 하다 심한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그를 부흐링들이 발견해서 보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레겐샤인에게 신비의 원고를 보여주고 지상으로 나갈 방도를 묻던 도중에 책 사냥꾼들의 가죽 동굴 습격 소식이 전해진다.

자신때문이라면서 레겐샤인은 피할 것을 부탁하지만 부흐링들은 거절하고, 이에 레겐샤인은 갑자기

 ‘ 죽는다 ’ 는 말을 남기고 죽어버린다.

그래픽 노블판에선 이 장면이 제대로 묘사되어 있지 않은데, 원작을 읽어보면 이게 대체 뭔가 싶은 충격적인 죽음이었다.

인간의 강렬한 의지는 신의 영역조차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도망할 방법을 듣지도 못한 채 어안이 벙벙해진 불쌍한 미텐메츠는 부흐링들의 도움으로 불타는 가죽동굴을 뒤로 한 채 무사히 도망을 가게 된다.

 

이제부터 우리의 용용이 미텐메츠는 이 소설의 장르가 판타지 소설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스펙타클한 추격씬과 전투씬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미텐메츠가 용용이답게 브레스를 내뿜고, 용꼬리 흔들기로 용의 지엄한 분노를 적들에게 보여줄 지는 책을 읽는 독자들의 즐거움을 위해 비밀로 남겨놓겠다.

이제 1권에서 던진 떡밥들이 해결되어야하는 순간이 왔다.

미텐메츠 주위를 맴돌고 있는 ‘ 한숨소리 ’  의 정체를 알아낸다면 미텐메츠는 이 모든 일에 대한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까?

원작에서 묘사되어 있던 장면을 화려한 일러스트로 표현해서 ‘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다 ’ 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어찌되었건 발터 뫼아스가 직접 그린 펜화 느낌의 원작 삽화도 좋았지만 확실히 풍부한 색감으로 화려하게 표현된 컬러판이 확실히 더 만족스럽긴 하다.

하지만 확실히 ‘ 원작 ’ 의 ‘ 읽는 맛 ’ 을 전부 보여주기엔 다소 아쉽고 부족한 부분들이 보인다.

‘ 선택과 집중 ’ 의 문제라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게 참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차라리 ‘ 원작 ’ 을 읽으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멋진 일러스트가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1권으로 한껏 눈높이가 높아져 버린 독자 입장에서 < 꿈꾸는 책들의 도시 >의 최종 보스 그림자 제왕이 살고 있는 그림자 성의 일러스트나 그림자 제왕의 일러스트는 슬프게도 나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원작의 묘사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음울한 유령 같은 이미지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그루트와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개인적으론 살짝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림자 제왕의 마지막 모습은 슬프지만 아름답게 잘 묘사가 되어 나름 만족하려고 한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살라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그림자 제왕의 모습을 뒤로 한 채 우리의 미텐메츠는 부흐하임을 떠난다.

 

" 여기서 이야기는 끝나기 때문이다 " 라고 책은 끝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미텐메츠와의 또 다른 만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꿈꾸는 책들의 미로>에서 우리는 좀 더 성숙해진(?) 미텐메츠를 만날 수 있으니 이별을 슬퍼하지 말도록 하자.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으로 빚어낸 판타지 < 꿈꾸는 책들의 도시 > 는 마냥 밝고 유쾌한 판타지 소설은 아니다.

책 덕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의 이면에는 아주 추악하고 더러운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돈이 되는 책들을 출판하려는 출판사와 무자비하게 자신의 재능을 착취당하는 작가들, 독자가 아니라 돈을 위해 글을 쓰는 비평가등 출판 업계의 현실을 판타지 세계에 빗대어 비유와 풍자를 통해 발터 뫼어스는 이를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소설에 비해 그래픽 노블에서는 그런 점들이 크게 부각되진 않는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소설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설정 덕후 발터 뫼아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문자보다는 영상 매체가 사랑받는 이 시대에 ' 책을 너무나 사랑하는 공룡' 의 이야기 < 꿈꾸는 책들의 도시 > 를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래픽 노블판의 뒤부분에서는 작가님이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보여주는 ‘ 메이킹 스케치 ’ 가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정말 정말 마음에 드는 것과 별개로 작가님이 이 책을 내실 힘이 있으시면 빨리 차모니아 시리즈 3부나 쓰시지 하는 마음이 드는 건 내 탓은 아니라고 하고 싶다.

<꿈꾸는 책들의 미로> 가 출간된지 벌써 15년이 흘렀는데, 대체 3부는 언제 나오느냐고 작가님께 꼭 물어보고 싶다.

지하실에 가둬놓고 군만두만 드시면서 글을 쓰셔야 정신을 차리시려나...

어서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이 출간되기를 바람과 동시에 작가님의 작품 중 절판 된 작품들이 제발 다시 출간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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