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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숭이들

[도서] 벌거숭이들

에쿠니 가오리 저/신유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나는 일본소설과 에세이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그 작가의 책을 대부분 구매해서 읽는 편이다.

여성 작가로는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를 좋아한다.

남성 작가로는 '오쿠다 히데오'와 '모리미 도미히코'를 좋아하고 근래엔 '오야마 준코' 를 좋아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유명작가이기에 나오면 책은 되도록 구매해서 읽는 편이다.

소설은 묵직해서 쉽게 다가가진 못하지만 읽고나면 뿌듯한 느낌이 있다.

특히 에세이가 좋다.

위에는 에쿠니 가오리 도서 모음전(?)이다.

책이 다 들어가지 않아 다른칸에도 몇권 넣어두었다. ^^;;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신간.

예약 구매를 했고, 드디어 다 읽었다.


제목에 맞게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알몸(?)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온다.

(자세한 서술이 아니니 눈을 반짝이진 마세요. ㅎㅎ)

일본 소설의 특징처럼 심플하게 나와있어 야할거란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두는게 낫다. ㅋㅋㅋ


이 소설에는 등장인물이 참 많이 나온다.

내용은 챕터 챕터 식으로 연결 된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파악이 가능했다.


어차피 내용은 소설을 읽으면 알 것이고,

문장에서 느껴지는 생각들을 이번에는 리뷰를 적게 되었다.

그런데 적다보니 내용도 자연스레 적게 되었다.

 

 

p.171

당신들이 기리는 '카즈에씨'와,나의 카즈에는 다른 사람이야. 그렇게 덧붙일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으리라.

 

카즈에는 히비키의 엄마로 일찍이 남편의 여의고 혼자서 아이를 키웠다.

그리고 어느덧 나이가 들어 50대 후반에 채팅을 통해 한 남성을 알게 되었고 그녀의 집에서 동거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6개월 후 그녀는 심장마비라는 죽음을 맞게 된다.

그 후 남겨진 그녀의 딸부부와 동거남인 야마구치씨..

딸인 히비키는 자신의 엄마를 아껴주는 야마구치씨를 그나마 낯설게 느끼지 않았지만,

그녀의 남편인 하야토는 대놓고 반감을 표시한다.

야마구치씨는 카즈에씨를 만나기전 아내와 딸이 있었지만,

자신을 한 사람으로써 그리고 한 남자로써 대해주는 카즈에씨에게 마음이 가게 되었고,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것을 포기한채 자진하여 몸만 나오게 된다.

그렇기에 그는 카즈에씨가 돌연 죽고난 후 갈 곳없는 신세가 되지만 히비키로 인해 카즈에씨의 집에 좀 더 머물 수 있게 된다.

카즈에씨 집은 2층 주택 구조로 1층엔 카즈에씨가 살았고 2층엔 대학생인 여자 두 명이 각각 이용하고 있었다.

히비키의 도움으로 그 대학생들이 이사를 가기전까지 관리인으로써 카즈에씨 집에 있을 수 있는 기한을 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카즈에씨의 1주기가 돌아오고 하야토는 야마구치씨를 찾아가 이야기한다.

원래는 서로 상의를 하자는 것이었지만, 하야토는 자기가 모든 걸 다 정해서 일방적으로 야마구치씨에게 진행건을 통보를 한다.

그러면서 1주기식에 올거냐며 대놓고 무언의 압박을 하게 되고,

히비키의 부탁으로 불편한 자리지만 참석하려 했던 야마구치씨는 결국 불참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야마구치씨가 위의 말을 속으로 하게 되는데.

그걸 읽으면서 느낀건,

히비키씨에겐 '엄마'란 존재였고,

하야토씨에겐 '장모'란 존재였고,

야마구치씨에겐 '여자'란 존재였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워내고 엄마란 타이틀을 맞이하게 되면 보통 '여자'로써의 삶은 포기하게 된다고 한다.

대신 한 아이의 '엄마'로써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게 당연시되는 세상인데,

그런 그녀에게 '엄마'가 아닌, '장모'가 아닌. 한 여자로써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사람이 야마구치씨다.

'카즈에'씨는 한명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은 너무나 다양하다.

누군가가 항상 그녀에게 의지하는 존재라면,

누군가에게 그녀가 의지를 할 수 있는 '여자'란 존재를 만들어 준 사람..

우리는 아직 젊기에 우리에게는 '나이먹음'이라는 게 오지 않을 거라 당연히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은 멈출 수 없기에 어느덧 우리도 나이를 어느정도 먹은 사람이 되고, 소녀의 감성은 숨기게 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10대때도, 20대때도 그 후에도.

우리는 10대면 즐길나이고, 20대면 취업준비 후 열심히 돈을 벌고, 30대면 오피스텔과 자동차의 열쇠가 각각 하나씩 있고 어느정도 이룬 직급을 달고 있을거라 막연한 상상아닌 망상을 하며 마치 그것이 사실이고 앞으로 나에게 벌어질 일일것이다. 란 생각을 한다.

그러나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알게 되는건,

10대든, 20대든, 30대든. 우리가 기존에 생각해왔던 모습들이 아닌 그냥 마냥 아이처럼 지내고픈 '나'이다.

그 앞에는 어떤 타이틀도 새기고 싶지 않은 순수한 '나'인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50대 중반이기에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해도 자신은 소녀의 감성을 가진 '여자'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야마구치씨가 혼자 생각한 위의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고,

카즈에씨가 부럽기까지 했다.

 

 

p.173

남편의 팔에 팔짱을 끼고서 또각또각 힐 소리를 올리며 미술관을 걷는 것이 유키는 정말 좋다.

혼자 외출할 때보다 마음이 차분해서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한층 커진다.

 

에이스케가 실질적으로 은퇴한 후 모모가 미나코에게 한 이야기지만 유키에게 들으란 듯이 소근거리며 한 이야기

- 난 아빠를 동정해

- 앞으로 그 사람에게 엄청 끌려 다니게 될 거야

 

여기서 유키는 딸들의 질투라며,

'그 애에게는 이렇게 데리고 다닐 남자가 없으므로' 라고 표현한다.

 

유키씨는 남편이 원할거란 단순한 생각에 혼자서 정원을 꾸민다.

본인은 정원 꾸미기를 정말 좋아하지 않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계속 돌본다.

그리고 남편은 자기가 무언가를 해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다.

남편을 위해 하나부터 열가지 다 챙겨야 하지만 귀찮긴커녕 그게 그녀에게 있어 하나의 행복인 것이다.

 

처음엔 그냥 가족에 대해 희생을 하는 주부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와 딸들의 관계가 보여지며 특히 큰 딸인 요우와는 앙숙인걸 알게 된다.

요우에게 '집'이란 감옥이었다.

어릴 때부터 엄마인 유키에게 언어폭력을 당하며 자라 온 그녀는 20살이 되자 독립을 했다.

어느덧 나이가 40대가 되었고 뚜렷한 직장없이 공공주택에 거주하며 아직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아서 사용한다.

유키의 입장에선 어릴 때부터 정말 민폐인 딸로 한 번도 칭찬이나 살갑게 대한 적이 없다.

엄마인 유키 입장에선 요우는 고립된 아이일 뿐이다.

그러나 소설에 나오는 요우의 집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렇다고 그녀가 외향적인 성격인 것도 아니다.

남들이 본다면 내성적인면이 더 강하고 사람들이 자기집에 모여 떠들석해지면 슬그머니 부엌쪽으로 가서 혼자 앉아있는다.

다시 돌아가서, 유키에게 남편은 항상 같이 있어야 하는 존재이며 자신이 보살펴야 하는 존재이다.

유키는 남편과의 외출을 즐기는데 어찌보면 그 모습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가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진심으로 남편'만' 바라보는 남편바라기다. 

미술관 등의 초대장이 오거나 참석 할 기회가 되면 항상 남편과 같이 외출을 하는 낙으로 살고 있다.

남편은 유키가 요구하는 일은 거절없이 항상 들어주며, 본인의 의견을 내지는 않는다.

다만, 유키와 외출했을 때 외식을 하게 되면 넌지시 그녀에게 두 딸에게 연락을 해 볼까? 하며 이야기를 꺼낸다.

유키는 남편과 오붓하게 보내고 싶을 뿐이지만, 남편의 의견에 따르는척을 하며 핸드폰을 전해준다.

그럼 그 핸드폰으로 남편인 에이스케씨는 큰 딸인 요우에게 먼저 전화를 건다.

요우는 그나마 에이스케씨와는 대화를 하지만, 유키씨에 대해선 반응이 너무나 싸늘하다.

그렇기에 에이스케씨의 요구에 항상 거절을 한다.

그럼 둘째딸인 모모에게 전화를 해 보지만, 역시 그녀도 식사에 거의 응하진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소설의 중반부를 지나며 위의 내용이 나오게 되었다.

초대를 받아 가게 된 미술관에 역시나 남편의 팔짱을 끼고 참석을 한다.

난 이 부분을 읽자마자 왠지모르게 유키씨가 애처로웠다.

그 전에는 뭔지모르게 자기밖에 모르고 남편을 좌지우지하려하고 딸들에 대해 냉담하게 반응을 하는지하며,

그냥 짜증나는 존재로 있었다면, 이 이후로는 왠지모르게 유키씨에게 동정이 갔다.

자신은 남편에게 필요한 존재이며, 이렇게 나이가 지긋하도록 사이 좋은 부부이다.

라는 걸 과시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을 보며 그냥 슬퍼졌다.

그런데 그 모습을 자신은 모른다는것에 대해 뭔가 마음이 먹먹해졌다.

당당하게 행동하면 할수록 동정심이 든다고 할까..?



그리고 모모와 그녀의 연하 남자친구인 사바사키 그리고 그녀의 소꼽친구인 히비키의 이야기가 있다.

나중에는 본의아니게 삼각관계가 되고 마는데,

그 이유는 사바사키가 히비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히비키는 결혼을 빨리해서, 현재 4남매를 둔 엄마이다.

본인을 꾸미기 보단 남편과 아이들에게 더 좋은 걸 주고 싶은 엄마이기도 한데,

히비키가 모모에게 연하 남자친구를 소개 시켜 달라고 요청하여,

히비키네로 모모와 사바사키가 방문하게 된다.

거기서 사바사키는 뭔지 모르게 히비키에게 끌리게 된다.

남편을 챙기고, 네 명의 아이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히비키'라는 여자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하며 그녀가 여자로써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는게 너무 안타까웠고,

그녀를 보면 볼 수록 그녀에 대해 궁금해한다.

이걸 알고 있는 모모로써는 질투가 나지만 연하 남자친구인 사바사키에게 집착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비춰지는게 싫어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 혹은 말속에서 느껴지는 무언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해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 전에 출간 된 책은 구매 해 두고 아직 읽지 않았는데..

빠른 시일내에.. 그 책도 읽는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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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큰산

    일본작가들 일상을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내는 능력이 부러워요

    2017.03.14 12:43 댓글쓰기
    • ado04

      동감입니다.
      더욱이 일본소설이나 에세이는 무겁지 않아 좋은 것 같아요. ^^

      2017.03.14 16:32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