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
코로나로 한창 떠들썩했던 20년 하반기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고, 주식 관련 방송과 신문에서는 조금씩 ESG란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탄소 배출이나 환경 관련된 활동을 하는 기업이 앞으로는 잘 될 거라는 말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작년 상반기부터 ESG는 경제와 관련된 또는 환경과 관련된 어느 곳에서도 중요 항목으로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하였다. 과연 ESG가 무엇이고, 내 삶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대기업은 떠들썩하게 한다는데, 중소기업에 다니는 우리 회사는 정작 조용하기만 해서 이런 활동들이 내 일터와 내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게 되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신지현 님은 글로벌 ESG.CSR 전문가로서 20년간 관련 업계에서 근무하시며, 관련한 다양한 소셜 활동들을 하시는 'Sustainfluencer(지속가능성을 위해 영향을 미치는 사람)'로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자 하시는 분이시다.
이 책이 다른 책과 차이점이라면 ESG에 대한 의미, 역사와 배경뿐 아니라 기업의 각 부서마다 어떤 관점으로 해야 할지 다양한 사례를 담았으며, ESG 평가 지표 중 효율적인 우선순위 선정 방법 부터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의 미래 기술이 끼칠 영향까지 폭넓게 알려주는 책이다.
[1장 ESG, 비즈니스 생태계를 뒤흔들다]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영문 척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는 비재무적 성과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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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을 시작하기 위한 세 가지 질문
Beyond ESG, 바로 ESG 너머의 맥락을 알아야 한다. ESG를 좀 더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왜 ESG 경영을 해야 하는지, 기존 경영과 ESG 경영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이해해야 현장의 적용에도 도움이 된다.
[세 가지 질문]
-. 목적이 기업을 이끄는가?
-.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및 방향성은 무엇인가?
-. 측정 가능한 타깃을 설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가?
- ESG 경영이 한국에서 급부상한 이유
첫째, 유엔 책임 투자 원칙의 본격화에 따른 금융권의 변화
2018년 UN PRI 총회에서 ESG 투자 촉구를 위해 한국 국민연금이 언급되었고, 2022년부터 ESG를 반영한 자산에 운용기금의 50%를 투자하겠다고 함.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흐름이 결국 변화의 방향인 만큼 투자자들이 ESG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자 기업들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 및 평가할 수 있게 된 공신력 있는 지표들이 개발되었다.
세계경제포럼, SCM, MSCI이 각종 위원회 및 기관에서 측정과 평가가 가능한 ESG 관련 지표들이 생겨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다. 단, ESG 지표와 ESG평가는 구분 필요하다.
ESG 지표는 통일되는 추세지만, ESG 평가는 산업, 규모, 기관 특성별로 차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 또한, ESG 자료들을 큐레이션 할 수 있는 사이트도 참고하면 좋다.(예. KRS ESG 포털(esgportal.kr), 플랫폼 으쓱(esg.korcham.net) 등)
셋째, 기후 위기를 둘러싼 글로벌 협정과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를 앞두고, 우리나라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기준 40% 감축하겠다고 했다. 이는 기존 목표치인 26.3% 보다 높인 것이지만, EU와 비교하면 부족하다. 그 외 글로벌 기업들이 밸류 체인 상의 공급망에서 배출되는 탄소까지 모두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스코트 3 탄소 중립 선언을 하고 있는 추세이며, EU 택소노미를 참고하여 K-택소노미를 만들고 있다.
넷째, 소비자와 사회가 변했다. 코로나 19 위기감이 더해져 기후 변화와 환경, 사회문제에 대해 특히 MZ 세대가 주체가 되어 촉진하고 있다.
[2장 잘나가는 기업의 무기, ESG]
- 조직에서 ESG를 내재화시키는 방법
ESG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재화이다. 내재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부서와의 유기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부서가 모든 회사와 일치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기업을 바탕으로 각 부서별로 해야 할 일을 제시했다.
전략기획 : 비전을 제시하고 비즈니스 전환을 추진하라.(미쉐린)
기업의 전략기획 부서는 글로벌 ESG 현황 및 시장 조사를 하고, 자신들만의 ESG 경영철학을 토대로 중장기 비즈니스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된 여러 부서에 실행안을 전달하고, 해당 계획이 잘 수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및 평가하고, 피드백을 받아 다시 중장기 계획에 반영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또한, 긍정, 부정적 요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개선과 교육이 필요하다.
공급망 관리 : 원재료 조달에서 최종 소비에 이르는 연결망을 이르는 관리로, 대기업이나 정부가 앞장서서 중소기업의 ESG를 지원하는 이유가 중소기업(원자재 제조사)의 ESG 경영이 잘 되어야지만, 자사의 탄소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R&D : ESG를 고려한 연구는 비용, 시간, 자원 관리 측면에서 어려운 일이지만 해야 하는 일이다. 다이슨은 MIT와 협업하여 손건조기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비교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다이슨 손건조기가 제품의 원료 수급부터 폐기까지의 전 과정의 평균 탄소 영향이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 ESG로 기존의 역할을 뛰어넘어라
마케팅 : 일관된 브랜드 철학과 진정성을 더하라. 4P나 4C와 같은 마케팅 믹스 전반을 살펴보며 ESG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제품 자체가 ESG경영에 긍정적인지, 가격이 오르더라도 친환경, 윤리 소비를 지향하는지,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고 순환경제 체계를 갖추는 유통 단계인지, 브랜드의 철학과 진정성을 담아 일관성 있게 실행되는지 등을 고민하고 반영해야 한다.
재무 : 재무적인 부분 이외 공급업체 계약과 교육 등도 실시하여 ESG 경영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컴플라이언스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며,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
HR :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인재를 채용해야 함벼,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추고 ESG 경영을 실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해 주요 이슈별 사내 전담 부서와 해당 부서 임원의 핵심 성과 지표 설정 및 관리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공헌 : 주로 CSR 또는 사회 공헌 담당 부서에서 실시하는 사항으로 지역사회와 연계된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모든 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 ESG 경영
스타트업 :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스타트업이 ESG 경영을 쉽진 않겠지만, 우선 개인 정보 보호, 데이터 보안 관리 등 법과 컴플라이언스 준수처럼 비즈니스에 직접 관련된 것들을 우선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으로 조직문화와 관련된 윤리 경영과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비영리기관 : 기관이 가진 ESG 관련 강점(예. 환경, 국제 협력, 인권)에 따라 자문이 가능하며, 협업하는 기업의 고민하는 ESG 요소가 무엇인지 함께 만들어 볼 프로그램과 측정방법이 있는지를 고민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또한, 비영리기관 자체도 ESG 경영을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정부 : 정보는 기업과 시장이 요구하는 현장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지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는 2021년 12월 1일 ‘K-ESG 가이드라인’을 각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했으며, 기업 규모별, 업종별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공공기관.공기업 : 태생 자체가 사회적 가치 실현 확대가 목적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경영 관점에서 ESG를 목표로 해야 한다.
[3장 ESG 경영, 이렇게 시작하면 쉽다]
- CEO가 ESG 경영을 반드시 시작해야 하는 까닭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이기 때문에 리더가 먼저 기업 내부에 ESG 경영 도입과 추진해야 한다. ESG 추진 부서로는 CSR 부서 또는 전략기획, 인사, 홍보, 마케팅팀에서 하거나 외부 전문가를 통해 할 수도 있다.
- 조직의 현실을 진단하는 ESG 지표-평가에 대한 모든 것/중대성 평가와 우선순위 결정
저자는 사전 준비 과정으로 사전에 ESG 평가표를 통해 자가 진단 후 중대성 평가를 통해 ESG 이슈가 무엇이 있고, 그중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한다.
아래는 평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ESG 영역별 세부 평가 항목 및 기준’으로 자가 진단에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대성 평가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임직원과 소통하며 ESG 중 기업이 실천해야 할 요소를 찾아내고, 가중치를 매겨 우선순위를 정하고, 해당 요소들이 실제 비즈니스 경영에 적용될 수 있도록 목표, 실행계획, 담당 부서, 기한 등이 세부적으로 나오고,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계획대로 잘 추진이 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것만으로 중대성 평가가 어렵다면, 다른 기업의 중대성 평가 자료를 참고해 보면 좋다. 책에서도 네이버와 포스코의 중대성 자료를 볼 수 있도록 링크되어 있다.
<네이버 2020 ESG보고서>
https://www.navercorp.com/navercorp_/ir/sustainabilityReport/NAVER_2020_ESG_KOR_V2.pdf
<2020 포스코 기업 시민 보고서>
https://www.posco.co.kr/docs/kor6/jsp/dn/irinfo/posco_report_2020.pdf#page=1
- 더 효율적인 ESG 경영 프로세스
ESG 경영에서 중요한 건 ‘내재화’이다. ESG 내재화를 위해서는 PDCA(Plan, Do, Check, ACt)로 문제점을 개선하고 선순환이 되도록 해야 한다.
[4장 현장의 맥을 짚는 ESG 인사이트]
-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패러다임, ESG
AI, 메타버스, NFT Web3.0등 새로운 세상이 빠르게 펼쳐지는 만큼 환경은 더 빠른 속도로 망가지고 있다. 지구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 향후 ESG가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해야 한다. 또한, 자본주의의 변화에 따라 주주들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행동주의를 보이며, 협력사 또한 갑을 관계에서 상생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비영리기관 또한 높아진 위상 만큼 사회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전에는 기업의 이익 경영만 잘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목표로 경영해야 한다.
- 미래 기술과 ESG의 시너지 효과
미래 기술과 ESG는 별개인 듯하지만, 책에서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블록체인 기술과 ESG 경영을 어떻게 적용할지 알려주고 있다.
인공지능 : ESG 데이터 플랫폼 및 평가 마련,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로 사회적 가치 창출, 인공지능을 친환경, 재생에너지 활용 가능한 시스템 개발, 거버넌스와 윤리 경영에 활용
메타버스 : 가상 공간에서 스마트 팩토리 시뮬레이션 및 가상 사무실로 활용, 사회 공헌 도구로 활용, 교육 활용 및 인재 육성
블록체인 기술 : 블록체인의 기술적 사상과 가치관은 ESG 경영과도 방향성이 같다. 권력과 자원의 독점을 막고, 투명한 의사결정과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ESG의 가장 매력을 느꼈던 것은 주주 최대 이익에서 함께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기업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중소기업을 다니는 회사원으로서는 ESG로 가는 길이 멀기만 하다.
기존에 다른 ESG 책을 한번 본 터라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깊이가 없어서인지 이 책을 처음 접할 때 생소한 부분이 많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리뷰하면서 다시 한번 읽고 정리하다 보니, ESG 역사, 배경, 흐름, 적용 등이 이해가 되고 알 수 있었다. 또한, 최신 ESG 트렌드를 익힐 수 있었고, 미래 기술과의 연결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한편, 내가 근무하는 중소기업과 내 일과 연계해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한 대로 ESG 경영의 핵심은 지속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내재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업계가 바라보는 이상과 현실의 갭은 아직은 크게 느껴진다. 우선 우리 회사에도 ESG 경영을 인사팀, 재무팀, 시설 관리팀 일부 인원을 각출하여 TFT를 만들었고, 업체를 선정하여 ESG 진단과 평가를 받겠다고 했지만, 직원들은 이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물론 TFT와 유관부서에서 근무하지도 않기 때문에 더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수출 비중이 제법 큰 편이라 2025년 전에는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정에 쫓겨 형식적으로 시행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ESG 화두는 유행처럼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ESG에 관심 있는 직원들이 늘어날 것이고,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우리의 일터에 삶에 정착할 것이다.
http://esgportal.kr/
http://esg.korcha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