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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골의 소설과 희곡에 나오는 여성 인물에 대해서 여태까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들이 대체로 평면적이고 남자들보다 덜 흥미롭기 때문이다. <이반 표도로비치 시폰카와 그의 이모>에서 이모는 고골의 작품 세계에 등장하는 여성의 한 전형, 즉 괄괄한 여자로, 디칸카 이야기에서는 주로 마녀로 나타난다. <이반 이바노비치와 이반 니카로포비치가 싸운 이야기>에서는 아가피야 페도세예브나가 이 유형인데, 그녀는 주지사의 귀를 물어뜯고(흡혈귀라고 할 수 있을까?) 마침내는 두 남자 간의 다툼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한다. <코>에서 이 유형에 들어맞는 여자는 포드토치나로, 코발료프는 그녀가 자신에게 성적인 음모를 꾸민다고 의심한다. 다른 유형의 여자는 <감찰관>에서 안나 아느레예브나와 마리야 안토노브나, 즉 군수의 아내와 딸을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둘 다 머리가 빈 여자로 오직 시골 생활의 안락함과 어떻게 하면 감찰관을 딸의 남편으로 (동시에 가능하다면 자신의 정부로) 삼을 수 있을까 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 이 유형이 극단적으로 변형되면 요부, 흡혈귀와 창녀가 된다. 목가는 정형을 기반으로 하여 세워진다. 그리고 고골의 소설에 위와 같은 인물들이 계속 등장한다는 것은 목가적 경향 이 이 작가의 문필 생활 끝까지 강하게 남아 있었음을 의미한다. 푸시킨은 운문소설인 <예브게니 오네긴>에서 완벽하게 성숙한 여성 타티야나를 창조해 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1850년대 말에서  1860년대 초, 곤차로프와 투르게네프,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 등이 쓴 소설에서 여성이 그 같은 대접을 받기까지, 한동안 그런 여성은 러시아 소설에 보이지 않는다.

 

 

코, 외투, 광인일기, 감찰관

니콜라이 고골 저/이기주 역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01월

서문 25-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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