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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아들을 갖고 싶었다. 튼튼한 갈색 머리의 애였으면 했다. 이름은 조르주라고 지으리라. 이렇게 사내아이를 갖게 된다고 생각하니 마치 과거의 모든 무력감에 대하여 희망으로 앙갚음하는 느낌이었다. 남자로 태어나면 적어도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온갖 정념의 세계, 온갖 나라를 두루 경험할 수 있고 장애를 돌파하고 아무리 먼 행복이라 해도 붙잡을 수가 있다. 그러나 여자는 끊임없이 금지와 마주친다. 무기력한 동시에 유순한 여자는 육체적으로 약하고 법률의 속박에 묶여 있다. 여자의 의지는 모자에 달린 베일 같아서 끈에 매여 있으면서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펄럭거린다. 여자는 언제나 어떤 욕망에 이끌리지만 어떤 체면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그녀는 어느 일요일 여섯시쯤, 아침해가 솟을 무렵에 해산을 했다.

"딸이야!" 하고 샤를르가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기절해 버렸다.

-131-132p-

 

 

-어느 날 엠마는 목수의 마누라를 유모로 삼아 맡긴 갓난아기가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산후 육 주 간의 근신 기간이 지났는지 어떤지를 달력에서 확인도 안해 본 채로 마을 끝 언덕 아래 큰길과 목장 사이에 있는 롤레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주18) 성탄에서부터 성모취결레(2월 2일) 사이의 6주간을 본떠서 산모에게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육체 노동을 삼가도록 권하고 그 끝에 가서 산후 산모의 감사식을 올리도록 한다.

-135p-

 

 

- ... 그러자 엠마에게는 자기 내부가 이토록 술렁거리고 있는데도 주위의 사물들이 이처럼 조용한 것이 어쩐지 놀랍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창문과 재봉 탁자 사이에 어린 베르트가 서 있다가 털로 짠 신발을 신고 뒤뚱거리며 어머니의 앞치마에 달린 리본 끝을 붙들려는지 가까이 다가오려고 했다.

"저리 가!" 하고 어머니는 손으로 어린애를 떼밀어내면서 말했다.

 그래도 딸아이는 금방 어머니의 무릎께로 더 가까이 다가와서는 무릎에 팔을 짚고서 크고 파란 눈으로 쳐다보는데 한줄기 깨끗한 침이 입술에서 비단 앞치마 위로 흘러내렸다.

"저리 가라니까!" 하고 몹시 짜증이 난 이 젊은 여자는 되풀이했다.

 그녀의 얼굴 표정에 어린것이 겁을 집어먹었는지 울기 시작했다.

"아이참! 저리 가랬잖아!" 그녀는 팔꿈치로 아이를 떠다밀었다.

 베르트는 옷장 밑으로 넘어지면서 놋쇠 장식에 부딪혔다. 뺨에 상처가 생기면서 피가 흘렀다. 보바리 부인은 황급히 달려가 어린애를 안아 일으키고 초인종에 달린 끈을 힘껏 잡아당기면서 목청껏 하녀를 불렀다. 그리고 막 자기한테 욕을 퍼붓기 시작하는데 샤를르가 나타났다. 저녁 식사 때가 되어 돌아온 것이었다.

"이것 좀 봐요, 여보." 하고 엠마는 태연한 어조로 말했다.

"애기가 글쎄 놀다가 넘어져서 다쳤어요."

 샤를르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엠마를 안심시키고 나서 연고를 찾으러 갔다.

...

"참 이상도 하지." 하고 엠마는 생각했다. "애가 어쩜 이렇게 못생겼을까."

-169-170p-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저/김화영 역
민음사 | 200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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