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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페미니즘 #그녀들의이야기

[도서] #SF #페미니즘 #그녀들의이야기

김효진 저/텍스트릿 기획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지금까지 SF와 판타지 작품은 남성 작가가 쓰고 남성 독자가 즐겨 읽는 남성중심 문화의 하나라고 여겨왔다. 생각해보면 페미니즘과 SF의 결합 가능성을 짐작하지 못했던 건 아니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게르트 브란튼베르그의 <이갈리아의 딸들>, 단편소설집 <현남 오빠에게>에 실린 구병모의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과 김성중의 <화성의 아이>를 읽고 느낀 감흥은 페미니즘 문학의 확장 가능성을 엿보고 설레던 순간이다. 하지만 내 독서가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해 있던 차에 SF페미니즘을 소개하는 책을 만나고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작은 책을 통해 영미권 SF페미니즘의 역사와 이론,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저자는 페미니즘과 SF의 만남이 운명적인 관계라고 전한다. “SF가 기존의 사회구조나 규범을 SF적 상상력을 통해 낯설게 함으로써 독자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부장제하에서 다름과 차이를 이유로 억압과 차별을 받아온 사회적 약자들이 꿈꾸는 세상을 그리기에 SF만한 장르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1970년대  SF페미니즘이 번영한 이후 오늘날 영미권에서 SF의 하위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영미권 SF페미니즘이 성장해온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페미니스트SF 의 독법이기도 하다. 당대의 페미니즘 이슈가 SF작품에 반영되어 왔기 때문이다. 1650~1750년대에 쓰인 작품의 주제가 교육받을 여성의 권리를 다루고, 1850~1920년대엔 본질적 여성에 대한 논쟁을, 1950~1975년엔 가부장제에서 억압받는 중산층 주부의 치유를, 1970~1995년엔 여성 역사의 회복을 다루고 있으며, 1980~2005년엔 포스트모던포스트식민주의트랜스젠더 페미니즘이 중심이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여성도 남성처럼 자유로운 발언과 설교를 하고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고 표현한 마거릿 캐번디시의 <불타는 세계>로부터 인공지능 로봇의 이야기로 포스트젠더 세상에 대한 판타지를 그린 멀리사 스콧의 <꿈꾸는 금속>까지 SF 페미니즘의 역사는 페미니즘의 역사적 발전과 궤를 함께해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페미니스트SF에서 다루어진 주제들로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성의 혁명, 재앙, 다중우주 등이며, 1970년대 페미니스트SF 붐 이후의 작가들은 젠더 평등이 기능적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넘어, 섹슈얼리티는 유동적이고 다양하며 모든 정체성(여성/남성/양성, 이성/동성/양성/범성, 인종/민족/국가, 인간/동물/기계)이 유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세상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1970년대 페미니스트SF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애나 러스의 <그들이 돌아온다 해도>(1972)와 아더와이즈 상을 여러 번 수상한 어슐러 K. 르 귄의 <산의 방식>(1996), 유토피아디스토피아SF를 선보이며 2019년에 부커 상을 수상한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의 후속작인 <증언들>에 대한 비평을 통해 저자는 페미니스트SF 작품들이 당대의 페미니즘적 이슈들을 작품 속에서 어떻게 다루는지 보여준다. SF 페미니즘이 낯선 독자들에게 이 작은 책이 SF페미니즘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키우고, 활발한 연구와 담론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한국에서도 페미니스트SF 작품이 많이 생산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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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seyoh

    좋은 책, 소개해줏셔서 감사합니다.^^
    SF 페미니즘이란 신선한 용어, 알게 되어 기쁩니다.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2021.09.06 09:0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영미권에서는 이미 SF페미니즘 책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꽤 인기더라고요.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한 권씩 읽어볼까 합니다.
      관심 감사합니다. ^^

      2021.09.27 08:03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