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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하여 대개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적 행위가 모두 개인적 취향에 따른 선택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삶에서 취향의 영역은 생각보다 좁다. 모든 행위가 구조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이를 계속 문제 제기 하는 집단이 있다면 삶은 불편하고 피로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바람과 달리 취향과 올바름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정치 구조적 문제를 취향으로 포장할 자원이 있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이들조차 언제나 소수자가 될 수 있고 타인의 취향이 자신에게 인권 침해로 돌아올 수 있다. 기호와 윤리의 기준이 모호한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이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성원들에게 서로 다른 위치성(position)을 부여한다. 그 위치가 고정된 것은 아니지만 입장과 이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여성은 대머리나 키 작은 남성에 대한 비호감을 취향이라고 주장할지 몰라도, 남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남성(문화)에게 인권 의식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모욕당한 타인의 의사를 존중하라는 것이다. 취향이라고 주장하기 전에 5분은 생각해야 한다. 특히, 여성의 몸에 대해서. 여성의 몸은 남성 중심 사회가 주장하는 취향의 가장 약한 고리다. 그만큼 '계몽'이 멀었다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손해, 망신, 경우에 따라 사법 처리 대상이 되는 집단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임을 알아야 한다.

 

 

낯선 시선

정희진 저
교양인 | 2017년 03월

76-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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