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폭발적 증가와 빠른 기술의 발전, 우주시대의 개막과 인공지능의 눈부신 변모는 인류의 노동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인류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일생을 통해 2가지 이상의 직업에 종사하는 추세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모두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지금도 일자리가 불안정한데다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변화하는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없다는 것이다. <명견만리>, 미래의 기회편은 각종 트렌드 속에 숨어있는 변화의 방향에 주목하고 윤리, 기술, 중국, 교육 분야에서 제기되는 아젠다를 통해 변화무쌍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단한다.
지금 세상의 한편에서는 '착한 소비' 붐이 일고 있다. 공정무역 커피를 소비하는 사람들과 자신이 마시는 커피 값에 한 잔 값을 더 지불해 주머니가 가벼운 타인에게 따뜻한 커피를 선물하는 사람들, 재활용품으로 만든 가방을 몇 개월씩 기다려 비싼 값에 구입하는 사람 등 이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는 마인드를 가지고 환경과 타인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과연 '착한 소비'가 계속 이어져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속단할 수 없다.
더불어 살아가는 마인드는 소프트파워를 통한 지능형 제품과 공장을 탄생시킨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에서도 나타난다. 열린 참여를 통해 누구나 함께 하며 혁신하는 경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택시 회사 우버엔 택시가 없고, 페이스북은 아무도 콘텐츠를 만들지 않으며, 알리바바에는 재고 물품이 없다. 대신 열린 공간에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란 장이 있다. 제2, 제3의 마윈과 레이쥔을 꿈꾸며 2억 명의 중국 청년들이 실리콘밸리와 같은 창업문화에서 열정을 빛낼 수 있는 것은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중국 정부의 후원과 열린 생태계 덕분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을 순조롭게 준비하고 있을까.
탄탄한 제조업 기술과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산업계의 추세는 선진국에서만 진행형일 뿐 우리의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때에 과거의 패러다임에 발목이 잡혀있는 것이다. 또한 신뢰 사회로 나가는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권력형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생각하는 힘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으로의 개혁이 시급한 때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빌 게이츠 역시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 돼버린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인류가 로봇의 주인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착한 로봇을 만들고 지켜내기 위해 아이디어를 개방하고 공유해야 한다. 혼자서만 잘 되는 천재가 아니라 서로 협조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갖춘 인문학적 괴짜들이 필요한 시대다. 암기식 주입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쟁에 익숙한 온순한 수재만 양산하는 우리 교육은 개혁이 시급한 시점에 와 있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 미래에 대비하는 프랑스식 교육과 과목 간 벽을 허무는 핀란드의 융합교육을 모범 삼아 낡은 교육을 개혁하지 않고서 누가 우리의 미래가 밝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