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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심리코드

[도서] 한국인의 심리코드

황상민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예전부터 한국인이 외국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은근히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외국인을 만나는 기회를 가질 때마다 묻곤 했다.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 사람이 어떤지. 몇 년 전 캐나다인인 매제로부터, 한국은 일본보다 역동적이어서 살기에 흥미로운 나라라는 것과 한국인은 감정적이라 논리적으로 비판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른 데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은 터라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한국인의 심리 코드>를 읽고 보니 이렇게 묻는 내 행동은 자신의 정체성을 외부의 권위 있는 존재나 새로운 타인으로부터 확인받고 싶어 하는 오늘날 한국인의 모습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이 책에서 저자는 겉모습에 가려진 한국인의 속마음, 즉 이중성을 드러내는데 곧 나의 이중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있어 보이는 사람'과 '없어 보이는 사람'에 대한 차별, '대세(트렌드) 추종' 심리, '성공과 출세'에 대한 이중적 태도, '부자'에 대한 경멸과 부러움, 전인교육은 사라지고 성공의 발판이 된 교육,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차이, 영웅형 리더십에 대한 허상, 자기 부정에 빠진 한국인, 겉과 속이 다른 결혼생활과 높은 이혼율 등에서 한국인의 보편적인 모습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과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럼 한국인은 왜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이런 저런 흐름과 유행,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현재 한국인과 한국사회는 정체성 혼미 또는 정체성 유실 상태에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풍족해졌지만 지난 100년 사이 겪은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자기가 자기가 되지 못하는 자기소외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부의 압력으로 인한 근대화와 식민지, 분단과 전쟁으로 파괴된 상황에서 오늘날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기까지 노력해왔지만 자신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나 자신감이 불확실한 심리상태에 놓여있다고 한다. 일제 식민지와 분단 상황, 군부독재 시절을 거치며 자기부정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던 역사적 경험이 오늘날 한국인에게 체화되어 있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된다.

 

  작년에 본 영화 <밀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처럼 행세한 친일 한국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쩌면 그가 바로 내 모습이기도 하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나 자신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겉모습과 속모습을 발견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는 지점을 이제라도 발견하고 돌아보는 기회가 되어 다행이다. 성공을 원하여 자기 변화를 꾀하고 싶지만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한국인의 딜레마에 대한 분석과 대안 제시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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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찾사

    같은 한국인으로서 이 책에 소개된 한국인의 모습은 분명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을 하면서도 정작 왜 그런 모습과 성향을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이 바로 그러한 부분을 다루려고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체성의 혼미 또는 유실이 그 원인이라는 점에 심히 공감이 갑니다. 더구나 그러한 현상을 초래한 것을 과거 우리의 역사에서 꼼꼼하게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으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러한 현상에서 저 역시 자유롭지 못했지만, 요즈음은 일단 행동으로나마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눈치를 보지 않고, 제 의지대로 행동하려고 노력중이에요. 사실 실제 하고 싶고, 말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눈치를 보거나 시류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내 자신의 생각을 한번 떠올려보면서 진정으로 제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어찌보면 독서도 주위의 사람들이 점점 책을 읽지 않는 상황에서 휩쓸리지 않고 즐기는 저만의 정체성으로 생각해보고 싶기도 하네요..^^

    2017.01.20 13:1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저도 그동안 한국인이 비주체적으로 대세에 편승하는 모습들이며 궁금한 게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서 비로소 이해가 좀 되네요. 게다가 그 원인으로 지난 근,현대사에서 겪은 시련이 주요한 배경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이제는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그리고 책찾사 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한국인의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런데 자기성찰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려는 심리 때문에 풍요 속에서도 불행하다는 거예요. 지금 시국을 보면 국가의 불행이 개인의 불행과 참으로 절묘하게 맞물려 있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2017.01.21 15:51
  • 파워블로그 모나리자

    남의 눈치를 보고, 자신이 주인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대다수 한국인의 삶에는 남에게 잘 보이려는, 또는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심리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돼요. 모두에게 마음에 들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비생산적인지요.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기자신을 우선시 하는 생각도 필요한 것 같아요.^^

    2017.01.20 17:4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그렇네요. 우리에겐 남에게 잘 보이려는 심리가 유난히 강한 것 같아요. 그 이면에는 자신은 실제 그보다 못하다는 심리가 깔려 있는 거죠. 한국인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심리 코드를 읽어보면 대부분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구요. 그 어느 때보다 한국인의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

      2017.01.21 15:58
  • 파워블로그 이쁜처키

    한국인의 심리코드,,그 안에 저도 포함되서 마음이 좀 그렇네요. ^^;;;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입안이 쓰디 씁니다. 에효..

    2017.01.22 15:4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네, 저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제 모습이 분명히 보이더군요. 더불어 한국인의 나아갈 방향도 보이는데 무엇보다 저자가 강조한 것처럼 자기성찰을 통한 변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

      2017.01.22 20:3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