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courage라는 말은 프랑스어에서 '심장'을 뜻하는 쾨르cour와 같은 어간에서 유래했다. 사람의 심장은 혈액을 팔, 다리, 뇌로 보내서 다른 모든 기관이 기능하도록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용기는 모든 정신적인 미덕을 가능하게 한다. 용기가 없다면 다른 가치들은 단지 미덕의 복제품으로 쇠퇴한다.
사람이 존재being하고 생성becoming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자아가 실체를 지니려면 자아의 자기주장인 개입이 꼭 필요하다. 이것이 인간과 자연의 차이다. 도토리는 저절로 자라서 참나무가 된다. 여기에 개입은 필요 없다. 새끼 고양이도 마찬가지로 본능에 따라 고양이가 된다. 그들과 같은 피조물에서는 본성은 곧 존재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에 개입함으로써 온전한 사람이 된다. 사람은 날마다 수많은 결정을 하고, 결정들을 통해 가치와 존엄성을 달성한다. 그리고 결정에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폴 틸리히가 용기를 존재론적ontological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창조를 위한 용기> 1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