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피터 래빗 전집

[도서] 피터 래빗 전집

베아트릭스 포터 저/윤후남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피터 래빗을 처음 만나기는 대략 20년전쯤이었다. 막 글을 익히던 첫째 아이에게 사준 책 중에 아가월드(?)인가 하는 곳에서 나온 스물 몇 권 되던 전집류로 처음 대했다. 아이와 같이 읽으면서 , 이 책들은 뭔가 좀 다른데.’ 하던 기억이 난다. 권선징악 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아이와 같이 읽던 그 책들은 나중에 아는 이에게 분양되었는데 첫째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이런저런 책 이야기를 하다가 피터 래빗 시리즈가 한권으로 묶여 나온다면 다시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나누었고 결국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책에는 글을 쓴 베아트릭스 포터의 생전에 발간된 23편과 생전에 발표되지 않았던 4편을 합쳐 모두 27편의 글이 실려 있다. 발간된 것으로만 따지면 발간 기간은 1902년부터 1930년까지이며 발간 순서에 따라 본문이 구성되었다.

 각각의 글의 주인공들은 포터가 어린 시절부터 관심을 두었던 반려동물-번역자는 애완동물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나는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들과 부모를 따라 종종 지내던 시골에서 관찰한 동물들이다. 토끼, 올빼미, 고양이, 여우, 돼지 등 다양한 동물들이 나오는데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피터 래빗(토끼)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인연을 두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주는 아니지만 몇 가지 곤충과 식물에 대한 묘사가 등장한다.

 각각의 이야기에 나오는 어린 동물들-어리지 않은 동물들의 이야기도 있다-은 그리 얌전한 편이 아니며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자신들에게 익숙한 사고와 행동을 강요하는 부모와 길들여지지 않으려는 어린 동물들의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내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다시 생각하면 어린 동물들의 모습이야 말로 자연스러운 본성을 드러내는 행태이므로 어른 입장에서 되돌아봐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추정도 하게 된다.

 책의 내용은 포터가 글을 쓰던 당시의 시대상을 많이 반영-물리적, 정신적으로 모두-하고 있다. 매우 냉혹하고 현실적인 내용들이 글 속에 녹아 있으므로 이런 부분을 감안하여 읽을 필요도 있다. 또한 포터의 개인사를 참조해서 포터가 극복했던 시대의 한계와 자본가 계급으로서 누렸던 득과 실을 고려해서 비판적으로 읽는다면 어른으로서 보는 피터 래빗은 아이들이 보는 그것과는 다르게 다가오리라 본다.

 

포터의 그림은 등장하는 동물들이 실제로 그런 모습일 것이라 여겨질 정도로 생생하면서도 다정다감하다. (전문가들이 평가한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각각의 동물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특징을 명확하게 잡아서 살아있는 존재로 표현했다고 본다. 그림의 질로 볼 때 상당한 노력이 들어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면서 장난꾸러기이거나 나쁜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에도 그림 속 동물들은 사람의 인상에서 드러나는 것과 같은 악을 품고있지 않아 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그림의 높은 질 역시 오랜 기간 동안 이 책이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책이 되도록 하는데 기여한 바가 있겠다.

 

현대지성사에서 나온 이 번역본의 좋은 점으로는 다음 사항을 들 수 있겠다.

 첫째, 각 이야기마다 글이 시작되기 전에 이 이야기에 관하여라는 알림 내용이 들어있어서 어떤 배경에서 이 이야기가 만들어졌는지, 누구에게 헌정되었는지, 그리고 관련된 기타 에피소드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고 접근할 수 있다.

 둘째, 번역가가 밝힌 바와 같이 너무 유아적인 문체의 사용을 피하면서도 글쓰기가 ‘~~어요’, ‘~~등으로 이루어져서 어른이 아이에게 읽어줄 상황이 반영되었다. (민음사의 번역은 ‘~~.’와 같은 식이라 다소 딱딱하게 읽힌다.)

 셋째, 가격이 저렴하다.

 

다소 모자란 점으로는

 첫째, 책의 쪽수 제한 때문에 (민음사 판본 등에 비해) 한쪽에 많은 내용이 들어가서 그림의 크기가 작아진 게 많다. 좀 더 큰 그림으로 볼 때 느낌이 더 좋다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그만큼 쪽수가 줄어서 책값이 내려갔을 수 있으니 무조건 나쁘다고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둘째, 각주가 조금 더 많았더라면 좋았겠다 싶다. 가령 보닛모자가 무엇인지 별도로 찾아봐야 했는데 각주가 있었다면 그런 불편은 줄일 수 있었겠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 피터 래빗 이야기를 원래의 발간 순서대로 읽게 된 점도 의미가 있고 (아이들과 같이 읽을 때에는 그냥 집히는 대로 읽었으니까), 다른 친지들에게 나눠준 이야기를 한권의 책으로 다시 갖추게 된 점도 의미가 있다.

 

 

P.S. 피터 래빗 영화가 개봉했다고 해서 볼 계획이었는데 모조리 우리말 녹음이라 관람을 포기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이쁜처키

    저는 민음사에서 출간된 <피터래빗전집> 읽고 있어요. ㅋㅋ 영화 개봉 시기에 맞춰서 책이 나왔나보네요. ^^ 영화 티저영상 보고 관심 가졌었는데 우리말 녹음이라면 저도 관람 포기하렵니다. ^^;;;
    다시 발견한 보물이라고 하신 리뷰 제목이 이 책과 딱 맞네요. ^^

    2018.05.29 10:0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고독한선택

      예, 자막으로 된 영화라면 보러가려고 했는데 그렇게는 없더군요.

      2018.05.29 15:30
  • 파워블로그 오우케이

    정말 제목처럼 다시 발견한 보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도 읽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떨어졌어요. 그래도 시간이 되면 읽고 싶어요. ^^

    2018.05.30 21:27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