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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올해의 책 2019
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

[도서] 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

아네테 그로스본가르트,요하네스 잘츠베델 편/이승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아직 어리던 시절부터 천주교 신자들은 개신교도들에 비해 성서를 잘 읽지 않는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일상생활에서 신약 XX서 몇 장 몇 절에 나오는 말씀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어떻게 저런 내용을 다 외울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과 부러움이 뒤섞인 느낌을 갖곤 했었다. 성서를 잘 아는 천주교도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두 번 성서를 통독했다. 한 번은 중학생 시절이었고 또 한 번은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하기 전에 쉬는 기간 동안에서였다. 그런데 매번 의문만 잔뜩 쌓였다. 특히 구약 부분은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들이 많아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그냥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고 성서를 잘 아는 수도자분이 주관하는 성서공부 반에서 배우기도 했다. 관련되는 책도 구해 읽고는 했다. 그때 많이 배웠지만 여전히 논리가 아닌 영성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명쾌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런저런 사유 끝에 신은 없다는 결론에 다다라 20년 전에 교회를 떠났는데 하던 습관이 남아서인지 성서를 분석한 책에 대한 관심은 계속 남아있었다. 최근에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 중에도 성서 자체를 다루거나 성서의 내용을 일정 부분 언급하는 책이 여럿 있다.

 

이 책은 독일의 슈피겔지가 기획한 성서 분석서이다. 처음부터 책으로 펴내려고 기획하였는지 아니면 기획 기사로 게재했던 내용들을 모아서 편집한 후 책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추측한다. 책의 세부로 들어가면 필자가 계속 바뀌는 점이 그런 추측을 일게 한다. 책의 부제가 고고학으로 파헤친 성서의 역사인데 고고학의 성과만이 아니라 성서분석 등 영역에서의 성과도 반영되어있으므로 이 부제는 일정한 정도로만 타당하다. 이 부제의 의미는 고고학 등 학문의 영역으로 탐구한 결과 성서의 내용이 실재했는지, 실재했다면 얼마만큼 서로 일치하는지 밝혀낸 결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책은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첫 번째 장은 성서의 기본 얼개를 보여주고 성서학자인 크나우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서 이해, 해독에 여러 이슈가 있음을 소개한다. 뒤에서도 계속해서 암시하지만 문자 그대로의 성서 해석은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시작이다.

  두 번째 장에서는 구약성서를 파헤친다. 그동안 있었던 학문적 성과를 종합해볼 때 창세기를 비롯한 모세오경의 내용은 완전히 창작된 것으로 학계가 인정하다고 한다. 모세가 주도한 이집트 탈출의 증거는 문서로나 기타 고고학 발굴의 결과로 발견되지 않는다. 모세오경 상의 다른 내용도 마찬가지로 (적어도 현재까지는) 해당 내용의 실재를 입증할 어떤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히브리어로 된 유대인 성서유대인들은 신약을 성서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구약성서라는 이름도 사용하지 않는다가 만들어진 게 바빌론 유수 때로서 유대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정치 의도가 여기에 반영되어 유대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척박한 환경에서의 계속 생존을 도모하려는 의지가 유대인 성서에 녹아들었다. 책의 형성 시기 전까지 구전되어 오던 내용과 주변 민족 등의 신화를 자기화한 내용들이 버무려져서 유일신 야훼를 강화한 텍스트가 만들어졌음을 밝힌다. 꽤 번성한 왕국으로 묘사되는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내용은 남유다 측의 입장에 의해 북이스라엘 정권을 막 돼먹었다고 평가했음을 드러낸다. 당시의 예루살렘이 빈한한 시골 마을 규모였다는 발굴 결과는 눈을 의심케 한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던 바이지만 모세오경 전체를 창작되었다고 하는 점은 그 내용의 모호함이나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정보였다.

  신약성서를 들여다보는 세 번째 장은 역사상에서 예수의 실재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었음을 살짝 알리면서 시작한다. 네 복음서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설명하고 바울로의 여행 경로를 살펴본 후 동정녀 마리아에 대한 신앙의 모호함을 언급한다. 사실 처녀수태와 관련된 여러 신화와 민담 등은 예수 이전의 시기에 해당 지역에 존재하던 사실임을 다른 텍스트를 통해 알고 있던 바라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신약에서도 마리아에 대한 언급은 한정된 영역에서만 이루어진다.

  네 번째 장은 교회 안에서만 머물며 비밀로 작용하던 성서가 세상 밖으로 뛰쳐나오는 이야기를 다룬다. 가장 중요한 것은 루터의 독일어 성서 번역이지만 그 이전부터 벌어진 성서의 자국어 번역 상황을 취급하고 있으며 루터 사건 이후 영국과 미국의 성서 번역 상황까지 살 펴 본다.

  마지막 장에서는 성서 필사본 발견을 위한 학자들의 활동과 성서의 언급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의 사례 및 기독교, 유대교 및 이슬람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에 기댄 화해의 움직임 등을 보여주며 성서와 관련된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성서는 불화와 대립보다는 사랑을 말하지 않느냐는 듯이.

 

책은 여러 개의 기사를 잇달아 연결한 것처럼 작성자를 달리 하며 이어진다. 그렇다고 덕지덕지 잇지 않고 분명한 흐름을 가지고 내용을 게시하므로 학자들이 쓰지 않았다고 해서 모자라 보이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논조를 유지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주 깊지는 않지만 결코 얕지도 않게 성서의 바탕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자 그대로의 성서만을 신봉하는 성서 근본주의자라면 이 책이 무척 불편할 테다. 하지만 문자로서가 아니라 의미로서의 성서를 읽으려는 이에게는 그 이해의 방향을 제시하는 가치를 충분히 제공한다고 본다. 물론 이 책은 그런 이해의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하는 정도임도 받아들이면 좋겠다. 더 깊고 넓게 관련 정보와 지식을 건네는 텍스트들이 있기 때문이다. 성서에 관한 새롭고 흥미로운 지식을 여럿 알게 되어 즐겁다. 성서는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는 주제이므로 계속 그 업데이트 추이를 보고 싶다.

 책 내용 중에 나오는 여러 발견 사례들은 사진 자료 등이 첨부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 나은 이해를 위해서.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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