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단짠단짠 세계사

[도서] 단짠단짠 세계사

홍익희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이 책의 큰 제목에는 세계사가 들어가고 부제는 문명과 경제로 읽는 음식 이야기라고 붙여져 있다. 음식 이야기가 주가 되고 음식 얘기를 하기 위해 역사와 경제가 동원되리라고 짐작하고 읽기 시작했다.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일단 책은 7만 4천년 전 호모사피엔스의 멸종 위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옮겨가며 각각의 시대에 큰 영향을 끼쳤던 음식을 등장시킨다. 그 음식들은 인류의 생존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인간의 운명을 뒤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음식 이야기 속에 역사-선사시대를 포함한 의미로 사용한다-가 등장할 때도 있고 역사 이야기 속에 음식이 등장할 때도 있다.

 책의 반 정도까지는 원재료로서의 음식에 대해 주로 다루고 그 이후로는 원재료를 가공한 음식을 같이 다룬다. 홍합, 소금, 밀, 쌀, 향신료 등이 원재료라 할 것들이고 햄버거니 피자니 하는 것들이 가공 음식이라고 할 것들이다. 이야기의 틀에 변화를 준 것은 인간 사회가 복잡해지는 것처럼 음식도 원재료 자체만 가지고 이야기하기에는 복잡해졌기 때문이라고 이해했다.

 내용 중에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있다. 홍합 이야기 편에서 나오는 7만 4천년 전 호모사피엔스의 절멸 위기는 처음 본 내용인데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따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으로는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상당한 수준의 이동 과정이 엄청난 화산 폭발로 수천 명만이 살아남는 정도로 축소되고 지금의 인류가 그 수천 명의 후손이라고 읽힌다. 완전히 생소한데다 놀라운 내용이라 그 진위가 의심될 정도라서.

  청어가 자본주의 발달에 끼친 영향이라던가 아메리카노의 유래가 이미 알고 있던 바 외에도 더 있다는 사실은 이번 기회에 명확히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다만 이런 음식까지도 포함시켰어야 하나 하는 것들도 있다. 특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유대인과 유대와 관련된 음식 이야기들이 많은 점은 불편하다. 성경과 유대인을 많이 끌고오는데 반해 이슬람교나 불교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글쓴이의 편향된 의식이 느껴진다.

이런 류의 책이 갖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보이기도 한다. 각각의 장만 떼어놓고 읽으면 재미도 있고 교양도 쌓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책 전체를 놓고 보면 중간중간 흐름이 끊어지는 문제점을 이 책 역시 비켜가지 못한다. 깊이도 얕을 수밖에 없다. 역사 단편집을 읽는다고 간주한다면 무방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따라서 깊이 있는 역사를 읽고 싶은 이에게는 권하기가 어렵겠다.

 

게다가 여러 권의 책을 썼다는 글쓴이의 글 솜씨는 다소 실망스럽다. 책의 내용에는 비문非文이 종종 나오고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서술과 잘못된 맞춤법이 눈에 띄는 등 명징한 글쓰기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후루룩 하고 읽으면 별 문제가 안될 수 있지만 꼼꼼하게 읽는다면 불편할 부분이 꽤 눈에 띈다. 이를 고려해서 편집/구성을 평가했다.

1. 비문 또는 억지스러운 문장의 예로는

보리 재배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만 7,000년부터 1만 5,000년 사이인 이집트 아스완 부근에 위치한 와디 쿠반야 유적에서이다. (P.72)

→ 보리를 재배한 최초의 흔적은 ~~ 사이에 형성된 ~~ 유적에서 발견되었다.’ 정도가 적정하지 않을까?

① P.110에 고조선에서 복합궁을 만들었다고 하면서 그 재료인 물소뿔은 고구려의 유성 시장에서 거래되었다고 한다. 시기가 맞지 않는 내용을 결부시켰다.

2.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서술의 예로는

② 인류가 석기시대의 수렵채취 생활을 마감하고 한곳에 정착하여 밀과 보리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일은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가 큰 사건이다. (P.73)

→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농사의 시작은 수렵채취 생활 종료 후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다.

② P.73의 마지막 내용, 보리 농사를 짓던 소농들만이 참정권을 요구한 것처럼 읽힐 수 있도록 서술한 점은 억지스럽다.

유력자 (P.74)

→ 갑자기 등장하는 용어. 그 전까지의 내용에는 귀족, 농민, 노예, 중간 계급 등의 용어만 등장한다. 유력자는 귀족만인가 아니면 중간 계급 등을 포함하는 분류인가?

3. 맞춤법이 잘못된 것도 자주 보인다. 간단히 예를 들면,

  편편하게(P.106) → 평평하게, 좇는(P.227) → 쫓아내는

4. 문단이 바뀌었는데도 아랫 문단에서 새로운 내용에 더해 윗 문단에서 다루던 내용을 계속해서 다루는 경우도 있다. 내용이 뒤죽박죽 섞여서 이해하는데 방해가 된다.

 

영화의 제목에서 가끔 ‘XXX의 AAA’와 같이 그 영화에 출연한 유명 배우의 이름을 내건 경우를 볼 수 있다. 보통 그 배우의 이름값에 기대어 수준이 떨어지는 영화를 홍보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 그런 영화를 본 듯했다. 글쓴이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냈다고 하고 잘 알려진 이라고도 한다.

  책은 새로운 내용이 담겨있다기 보다는 이전에 냈던 책들을 짜깁기해서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깊은 흥미를 지니고 있지 못한 이들을 역사의 세계 속으로 끌어들이는 데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 있겠다. 아는 게 늘어나는 이점은 있으니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