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의 영역마저 속도주의자들에게 넘길 생각은 추호도 없다. 천천히 읽어야 분석이 되고, 게으르게 읽어야 상상이 되고, 느긋하게 읽어야 비판할 거리가 보이는 법이다. 책을 천천히 읽는 것은 그 자체가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것이다."
어쩜 나의 책읽기에 대한 경종으로 받아들이며 공감 백배이기도 하기도 했지만 <최강 속독법>을 읽고는 속독이 필요한 분야도 있음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핵심 부분이 전체 글의 20%정도밖에 되지 않는 경우나 신문 기사, 제품 매뉴얼, 시험공부 자료 등을 가지고 꼼꼼히 숙독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여간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여 <최강 속독법>은 숙독의 필요가 있는 책은 제외하고 속독이 필요한 경우에 어떤 방식으로 단시간 내에 책의 핵심을 파악하여 내면화할 수 있는지 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이 책의 큰 미덕은 실전용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실제 책 읽기에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속독 트레이닝 편은 그저 그런 일반론이 아닌 당장 현실 적용이 가능한, 그러면서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어서 독서 생활에 직접적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 빼곡합니다. 안근을 단련하는 시력회복 훈련, 페이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야 확대 훈련, 가로쓰기 문장에서의 좌우 시폭 확대 훈련, 전체 개요를 먼저 파악하는 스키마법, 최종적인 3단계 마스터 훈련 등 일련의 과정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이었습니다.
하여 이 책은 결코 속독으로 핵심만 파악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아끼며 읽고 싶습니다. 특히 독서력이 약화되어 글발에 필이 꽂히지 않는 날이면 천천히 깊게 음미하며 어떻게 책과의 불화를 극복하고 에너지를 보충 받을 수 있는지 생생한 지침을 얻고자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