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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모성은 위대하다고 합니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두려움 없이 뛰어들어 제 아이를 지켜내고야 말기 때문입니다. 여기 모성으로 충만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돌볼 아이들은 바로 칼라하리 사막에 서식하고 있는 온갖 야생동물들이고요. 그러니 아찔한 순간도 많을 밖에요. 그런데도 두려움 없는 모습이라니. 하이에나 같은 육식성 동물뿐만 아니라 심지어 사자 같은 맹수들이 코앞까지 다가와 어슬렁거려도 놀라지 않고 그들과 더불어 공생하며 그들을 돌보고 관찰하기까지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힘이 어디서 나올까 궁금했는데 책을 조금만 읽자 금방 답이 나왔습니다. 그 원천은 다름 아닌 동물들에 대한, 더 넓게는 생태계를 이루는 대자연을 향한 곡진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마크와 델리아는 알고 있었습니다. 만약 동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면, 그것은 환경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고 조만간 인간도 그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야생동물들이 바로 지구 환경의 모니터 요원이라는 것이지요. 그들을 사랑스럽게 여겨 돌보고 있는 모습은 어머니의 그것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인다고 했던가요. 생태계가 파괴되고 야생동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실상이 눈에 빤히 들어오게 되었지요. 하니 체계적인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여길 밖에요. 그 첫 번째 작업으로 우선 디셉션 밸리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웬갖 지명을 붙이고 동물들 이름도 지어 주어 그들을 구별하며 관찰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기꺼이 그들과 더불어 살아갔던 것이지요. 그들의 보고서가 외부 관찰자의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무미건조하게 씌어진 게 아니라 직접 일원이 되어 살아가며 피부에 와 닿는 생생한 자료를 수집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욱 남다를 수밖에요.

그리고 사랑을 하게 되면 감성적이 되나 봅니다. 동물들을 사랑하는 심성이 오롯이 배어 있는 아름답고 빼어난 글솜씨라니.

때때로 우리 인간은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사는 곳, 비행기나 차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 밤하늘의 별들을 헤아릴 수 있는 곳, 기린과 함께 서 있을 수 있는 곳을, 단지 그곳이, 지구에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다는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언제라고 그곳을 찾아 그 옛날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야생은 인류가 처음으로 잉태되어 태어난 곳이다. 야생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인간의 과거를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13쪽)

마크와 델리아 그들의 사랑과 보호의 마음은 마침내 결실을 맺어 칼라하리의 열악한 실상이 외부에 알려지고 각종 보호 대책이 수립되게 되었지요. 그런데 특기할 것은 그 방식이 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동물의 입장에서 고려되었다는 점이라 하겠습니다. 그들 나름의 삶의 방식을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넓은 야생의 대지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인간에 의한 무차별적인 개발부터 중단해야 함도 일깨워주었고요.

하여 <야생 속으로>는 야생동물들에 대한 모성애 가득한 사랑이 두려움 없이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또 그들의 삶의 방식을 지켜주려는 노력으로까지 이어졌음을 잘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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