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학 고수는 Youtube채널에서 자주 접하며 논리의 정연함과 인간적인 진정성을 느껴 관심을 갖게 됐고 그의 책에 대해 알게 되어 구매했다. 출간 시점이 2021년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고 한참 잘 나갈 때여서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최근의 시장 상황이나 매매 경향과는 맞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읽다보니 기우였다. 시장의 활황 여부를 떠나 그의 논리와 시장을 대하는 진정성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의 매매기법은 한 마디로 추세추종매매이다. 상승이 시작되는 타점을 발견하여 시작 단계에 들어가 앉아 있다가 상승이 끝난 뒤 목돈을 쥐고 내려오는 방식이다. 지극히 당연하고 뻔하디 뻔한 얘기 같지만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고 이를 파악하기 위한 세밀한 조정이 필요한 방식이다. 우선 종목 발굴이 필수적이다. 필자가 개발한 울티마 시스템으로 이를 선별한다 한다. 울티마 시스템의 원리와 계산 방법에 대해서는 소개하고 있지 않아 구름 위의 스승을 멍하게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기회를 통해서라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종목 발굴이 이뤄지면 분할매수로 들어가는데 홍성학 고수가 택한 신의 한 수는 입질매수이다. 소량으로 입질을 타진하여 손절과 추가 매수 여부를 분별한 다음 종목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매수가 이뤄졌으면 충분한 상승이 이뤄질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수익이 조금 나면 바로 현금 실현을 위해 매도하는 성급함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상승이 완료되어 하락이 시작되어 어깨 부근에 도달하면 전량 매수하여 이익을 확정하는 방식의 매매 사이클이 완료되는 것이다. "얕은 손실은 잘라내고 수익이 발생하면 계속 키워간다"는 모토를 무조건 실천하라는 것이다. 알면서도 늘 잊거나 놓치고 마는 진리 중의 진리라 하겠다. 명심 또 명심할 대목이다.
필자는 매매 중 필요한 팁도 여러 가지 알려주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비쌀 때 사라는 것이다. 물론 진짜 비쌀 때 사라는 것은 아니다. 비싸 보일 때 사라는 것이다. 본성을 거스르는 이런 방식은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실제 실천하기는 매우 어렵다. 진짜 결단이 필요하다. 비싸 보인다는 것은 그 동안 가격이 낮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막 상승을 시작하니 전에 비해 비싸 보일 수밖에. 하지만 오르기 시작하면 매수 시점의 가격이 싸게 느껴질 것이란 얘기다. 반대로 싸게 보이면 사지 말라는 것이다. 많이 오르게 되면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이 여겨져 현재 가격이 오히려 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때는 이미 늦었다. 선취매자들의 이익 실현 영역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가격이 하락할 때도 마찬가지다. 저점에 도달했는데도 앞으로 더 떨어질 것 같으니까 현재 가격이 비싸게 보여 매수를 망설이게 된다. 그러다 매수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자연스런 심리를 거스르는 이런 매매 방법은 진짜 냉정하게 실천해야 한다.
필자가 금기시하는 행위는 물타기이다. "나의 틀린 판단에 왜 추가 베팅을 하는가?"하며 나무란다. 특히나 이익이 난 종목을 팔아서 손실이 난 종목에 물타기를 하는 어리석음은 절대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충동매매, 추격매매, 뇌동매매를 지양하고 철저히 준비된 매매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나 같이 새기고 새겨야 할 금과옥조들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멘탈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필자의 진정어린 권고에 있다 하겠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어 공감하며 읽게 된다. 필자는 자신의 치부라 할 수 있는 부분까지 솔직하게 드러낸다. 개인적인 좌절과 가정사의 파란은 물론 투자 실패의 사례까지 들려주고 있다. 장중일기를 통해 순간 순간 변해가는 마음의 결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읽는 동안 자연스레 마음이 정리가 되고 위안을 얻게 된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이끈다. 현재 직면한 이런 문제 정도야 필자의 그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현란한 차트분석과 미래 예측 기법 같은 것은 없지만, 전혀 아쉽지 않다. 얕은 기술보다 깊은 내면의 울림이 오래 가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