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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

[도서] 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

신지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최근 회자되고 있는 개념들이 있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ESG, RE100 등등...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고 미래에 대해 숙고하는 이들이라면 다들 한마디씩 거들곤 하는 단어들이다. 그 중에서 모든 트렌드를 아우르고 있는 게 ESG 아닐까 싶다. 주지하다시피 ESG는 Environment, Social 및 Governance의 이니셜을 조합한 신조어이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속이 꼬여서 그런지, 뭘 몰라서 그런지 ESG에 대해 들을 때마다 의문이 들고 반감이 일었다. 승자독식의 무한경쟁이 치러지는 냉정한 자본의 무대에서 환경과 사회적 책임 이행,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추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니 꼭 필요한 것일까 하는 회의가 앞섰던 것이다. 특히 한계기업에게 이런 메타적 가치 지향과 실천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거래소 상장기업쯤 되면야 외부에 시선을 돌릴 여유가 있겠지만 당장 하루가 급한 이들에겐 너무 한가한 고담준론이 아닐까? 의무적으로 강제한다면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 하는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나의 짧음이 금방 드러났다. [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 앞 부분부터 머리를 긁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ESG는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거시적 관점의 노력 차원으로만 이해할 게 아니었다, 숭고한 인류애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기업의 투자 유치나 정부 공사 수주 및 지원금 수혜, 공급망 밴드 유지나 수출 확대 등을 위한 재무적 필요에 의해서라도 이행해야 할 과제임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려는 한국전력에 대해 투자 중단을 경고하였고 네덜란드 공적연금은 790억 원의 한전 지분을 매각하고 투자를 회수한 사례도 있다. 비재무적 성과 지표인 ESG가 기업의 재무 성과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그러니 여유가 있는 기업들이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선택적 옵션으로 도입하는 게 아니란 얘기다. 설문 조사에 의하면 기관투자가들의 74%가 ESG 성과가 저조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거둬들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다. ESG가 돈의 흐름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도도한 트렌드가 된 것이다.

이 책에는 이렇게 ESG가 필수 요소로 등장하게 된 배경부터 역사, 목적, 평가 항목 및 실제 사례 등을 두루 톺아보고 있다. 그래서 제목처럼 한 권으로 ESG 전반에 대해 정리하고 있는 개론서이자 입문서라 하겠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여러 의미를 새삼 깨우쳤다.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고 새로운 각성으로 전율이 일기도 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ESG가 학계에서 나온 게 아니라 UN(국제연합)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2005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가 '금융 투자를 할 때 ESG를 고려하는 것이 수탁자 책무에 대한 책임 있는 투자다'라는 법률해석을 내놓은 것에서 이 개념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UN이 발한 목소리가 지금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반향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ESG가 시장이 주류로 자리잡게 된 원인으로 BBC(블랙록 자산운용사,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및 코로나-19)를 꼽았는데 함축적 인사이트가 돋보인 대목이다. 또 필자가 화두처럼 제시한 세 가지 질문도 울림이 깊었다. '목적이 기업을 이끄는가',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및 방향성은 무엇인가?', '측정 가능한 타깃을 설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가?' 였는데 호기심을 자극하고 발산적 사고를 유발하는 문제 제기였다.

그런데 문제는 ESG를 어떻게 객관적인 지표로 측정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필자는 믿을 수 있는 기준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고 알려준다.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 평가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지표들이 무려 6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KRX,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 포털을 운영하며 자료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다. 필자는 여러 쪽에 걸쳐 [ESG 영역별 세부 평가 항목 및 기준]을 표로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다. 또 'How to ESG' 챕터를 통해 담당자 선정부터 목표 설정, 평가 항목 선별, 실행, 평가 및 개선 등 전 과정을 추진하는 프로세스를 제시하여 기업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게끔 배려하고 있다. 간간이 기업에서 실제 추진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색다르면서도 의미 있는 시도들이 많았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기업은 물론 풀무원, 삼양사 및 이삭토스트 등 중소기업의 실천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죽은 행성에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는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브로워의 메시지가 읽는 내내 귀에 맴돌았다. 시장이 기후 위기와 사회 문제들로 무너지면 기업은 지속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할 터전을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 생존조차 불가능해진다. 또 필자가 소개한 [스타트렉]의 과거인과 미래인의 대화도 여운이 오래 남았다. 미래에 사는 사람은 무엇을 위해 일하냐는 질문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합니다."라고 응답했다. 필자는 미래의 우리 모습이 그렇게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

"이젠 사람들의 관심 방향, 나아가 비즈니스를 만드는 돈의 흐름 또한 '가치 추구'로 변화하고 있다. 정말 머지않아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셜 벤처가 일반 기업이 될지도 모른다. 바꿔 말하면 모든 기업이 소셜 벤처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기업의 목표이자 비전으로 삼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업에 고용되거나, 협력을 하는 등 유기적 관계를 맺고 사는 우리는 자연스럽게 더나은 세상을 위해 일하게 될 것이다. 나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미래가 무척 기대가 된다."(221~222쪽)

필자의 주장에 동감하며 나 역시 곧 다가올 미래의 모습에 마음이 울렁거린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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