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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도서] 야행관람차

미나토 가나에 저/김선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야행관람차>의 배경은 히바리가오카라고 하는 고급 주택지이다. 여기에 엔도, 다카하시, 고지마 등의 가족이 살고 있다. 소설은 화자와 시점을 번갈아 가며 바꾸면서 이글 가족 각 구성원의 내면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어느 날 다카하시 가문의 가장이 아내 준코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으로 의심 받는 그 집 아들 신지는 행방불명이 된다. 마을의 오랜 주민인 고지마 사토코는 마을에 오명을 씌웠다고 다카하시 가문에 증오심을 품는다. 평소 다카하시 가문의 머리 좋은 남매에게 열등감을 느끼던 앞집 중학생 엔도 아야카는 남매가 사건에 휘말린 것을 고고하게 생각한다. 한편 아야카의 어머니 마유미는 히바리가오카에 이사오고 나서 짐승처럼 흉폭해져 가는 딸에게 기가 죽어 살고 있다. 

이야기에 나오는 히바리가오카의 주민들은 어딘가 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가족이란 이름 아래 그들은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다. 이들에게 가족은 TV 속 아이돌 연예인보다도 못한 존재가 되어간다. 다카하시 자문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계기로 이야기 속 가족들도 점차 붕괴되어 간다. 마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는 듯. 다양한 인물 상을 통해 각종 비극을 맞이하는 독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은 것은, 등장인물 안에서 자기 자신을 보기 때문이다. 
사토코를 비롯한 오래된 주민들이 이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보여주는 모습은 사회양극화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또 입시 스트레스를 받아 광폭해져 가는 아야카를 보면 부모의 과도한 욕심이란 것도 생각해 보게 된다. 

미나토의 소설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건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이다. 미나토는 인물 각각의 설정집을 만든다고 한다. 다양한 시선에서 심리 묘사를 할 수 있는 것도 그런 노력이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특히 대단한 건 어느 인물도 비슷한 성향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또 등장인물들이 연령대에 맞는 성격을 갖도록 묘사되는 것도 좋다. 다양한 사람들이 엉켜 만드는 천방지축한 이야기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다. <야행관람차>에서는 인물의 감정을 매우 현실감있게 묘사함으로써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의도치 않은 폭력들을 보여준다. 때로는 배려나 친절도 흉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데 이만한 이야기가 있을까 싶었다. 

이야기 속의 야행관람차는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상징하는 요소이다. 내년이면 히바리가오카 아랫 쪽 바닷가에 일본에서 가장 큰 관람차가 생긴다는 얘기가 나온다. 

"밤하늘에 우뚝 솟은 관람차를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렜다. 이 지역 사람들은 산은 상류층, 바다는 하류층이라고 주장하지만, 관람차를 타고 둘 다 한 번에 굽어볼 수 있다면 어떨까?" (163 page)

히바리가오카라는 기울어진 언덕에 살면서 누구는 특권의식에 절어 말도 안되는 권리를 주장한다. 또 누구는 열등감때문에 괜히 날을 세우곤 한다. 이런 외부의 경계를 허물고 진짜 이웃친척 사는 마을의 미래를 상징하는 것이 야행관람차라고 생각되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가장 특권의식을 갖고 있던 사람이 변화하는 걸 통해서 화합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짐승 같던 아야카가 가족과 케이크를 나눠 먹는 장면에서도 어떻게든 잘 되지 않을까 하고 희망을 비친다. 그런 여운이 있어 다행이다. 소설을 통해 독자는 자기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희망적인 여운이 있어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책을 덮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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