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도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윤도중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나서,

 

나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살면서 베르테르를 이해하게 될 날이 오게 될런지는 잘 모르겠다. 한 번이라도 인생에서 베르테르가 느낀 감정을 느껴봐야 한다고(?) 하던데, 나는 일생동안 느끼지 않고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뮤지컬 <붉은 정원>에서 등장하는 빅토르와 지나의 사랑보다 이 쪽의 사랑이 더 순수하고 열정적인데, 오히려 빅토르와 지나의 사랑보다 더 불쾌하다. 이는 그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아직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을 읽지 않아서 전적으로 뮤지컬에 한해서긴 하지만, 비록 불륜이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책은 사랑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빅토르와 지나가 부각되지만 결과적으로 지나는 그 사랑을 통해 성장했고, 이반 또한 첫사랑으로 아파했으나 이내 성장한다. 즉, 성장을 말하는 스토리다.

 

그에 반해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순전히 사랑에 대한 열망에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 베르테르가 로테를 만나 사랑에 빠진 순간부터 그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다가 결국 그녀에게서 떠나기 위해 자살을 선택한다. 후반부에 괴테는 로테 또한 베르테르를 조금이나마 사랑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나는 이게 어떻게든 베르테르가 로테를 사랑한 것에 대한 면죄부를 주고 싶어했던 거라고 생각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초중반까지는 베르테르의 편지 또는 일기로 구성되어 있고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된 베르테르를 대신하여 작가가 글을 쓴다. 즉, 초중반에 나는 베르테르의 감정만을 느낄 수 있고 타인의 감정은 전적으로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부분부터 나는 베르테르의 감정에 이입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로테에게 사랑에 빠진 순간은 이해가 가능한데 그 뒤로 미쳐가는 모습은 글쎄, 사랑에 빠지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로테는 약혼자가 있고, 심지어 그 약혼자가 매일 찾아오는 베르테르를 눈감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후반부 작가의 이야기에서도 드러난다.) 로테의 행동은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로테의 상황에서 매일 찾아와 자신의 동생들과 놀아주는 베르테르가 고마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즉,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겠지만 이는 정말 전적으로 베르테르의 시각에서만 그려진 것 같았다. 로테는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주 잠깐 후반부에 언급될 뿐, 그 마저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정말 쏟아내듯 이야기하기 때문에 읽는 입장에서 너무 버거울 지경이었다.

 

특히 자살로 가는 그 흐름이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니, 왜 저렇게 감정이 격해지는 거지, 하는 마음이 불쑥 들었다고 해야 할까. 베르테르의 성격이 그다지 조곤한 편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의 과잉이 느껴지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는 외곩수적 성향이 강해서 로테야 도망쳐,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친구로라도 곁에 두면 안 될 사람 같아, 라는 생각이랄까. 시대 상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자신의 위치도 잘 생각하지 못해(시대의 단절을 이야기한다는데 솔직히 베르테르와 엮은 여성들이 안타까웠다)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기도 하고, 정말 만나고 싶지 않은 성향의 인물이었다.

 

그런 것과는 별개로 허밍버드 클래식M 시리즈의 매력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있었다. 고전적인 느낌이 들면서도 현대적인 해석이 느껴진달까.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눈에 명확히 들어와 고전임에도 가독성이 무척이나 뛰어났다. 베르테르의 감정은 과잉처럼 느껴졌으나 그 로테에 대한 욕망이 고스란히 느껴지고(그래서 더 불쾌했고) 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뭐, 로테 도망쳐! 약간 이런 마인드가 강하긴 했지만. 그나저나 시대와의 단절을 이야기한 작품이라는데 왜 나는 그 부분은 거의 느끼지 못했을까. 그건 아마, 앞서 말했다시피 로테에 대한 욕망이 너무 커서 그 부분(물론 어느 부분을 이야기하는 지는 명확히 알 수 있지만)이 가려진 느낌이 들어서일 것이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