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설을 보게되면 항상 마음속에서는 쾌재를 부른다.
분명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쾌재를 부를만한 소설이 아님에도 한장 한장 읽어갈수록 내 마음 속은 다음장에 대한 설레임과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나를 만족시킬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찬다.
장편소설도 너무 좋아하지만
단편소설은 그 짧은 글에서 느껴지는 감상이 있다.
장류진 작가님의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이 딱 그런 느낌이다.
목차는 이렇게 되어있다.
이 중에 내가 제일 재밌게 본 건
일의 기쁨과 슬픔
다소 낮음
도움의 손길
탐페레 공항
다 재밌었던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 정말 단 한소설도 빼놓지 않고 재밌었다. 아니 인상깊었다.
일의 기쁨과 슬픔
; 당황스럽도록 유쾌하고 슬프다.
우동마켓 이라는 어플을 통해 얘기하는 우리의 현실이, 영어 이름을 쓰지만 다니엘께서 라며 극존칭을 붙이는 모순이, 세상의 포인트가.
모든 게 슬프고 유쾌했다.
다소 낮음
; 이해가 안 되지만 이해가 되는
주인공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해가 됐다. 앨범은 전트랙을 들어야 하는 것과 29714원의 소중함을. 너무 불쌍하다기엔 그가 겪은 시련은 사소했고 가볍게 넘기기엔 그 마음이 너무 무거웠을테다.
도움의 손길
; 일상에 일어나는 익숙함이 주는 불편함
가사도우미로 오는 분의 익숙함이, 만족감이 점점 불편함, 기시감으로 느껴질 때의 그 순간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기록되어있다. 나까지 불편해질만큼
탐페레 공항
; 이 소설을 마지막 장으로 써주셔 감사합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너무나 흡족했다. 정말 더할 나위 없었다. Dear. 이라는 단어도 좋았고 느린 영어 발음을 한글로 옮겨적은 것도 좋았다.
오로라를 못 본 것도 좋았고 한번에 다큐멘터리 피디가 짜잔하고 되지 못한 것도 좋았다. 현실 속에 달콤함을 한방울 떨어트린 그 느낌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이런 소설을 읽기를 원했다.
내가 아니지만 내가 충분히 알 수 있는 소설.
나에게 너무나 친절하게 화자의 감정을 공유해줄 수 있는 소설.
그렇지만 제 3자의 시선에서 사실을 풀어나가듯 쓰는 소설.
정말 오랜만에 행복했다.
읽는 내내 웃을 수만은 없었다.
현실이라는 사실을 담고있으니 즐겁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그 사이에 의미는 담고 있었다.
어디선가 꼭 누군가가 떠오를 것만 같은 소설.
모든 청년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읽으면서 나를 대입해도 좋고 다른 이를 대입해도 좋다.
그저 우리가 처한 현실이 나만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는 걸, 그걸 모두가 알고 있다는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