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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도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중학교 3학년 때, 가히 충격적이었다. 짧고 명료한 문체와 시적인 구조에 반해서 읽어치우기 시작했는데, 세세한 의미는 간파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린 나이에 이 책의 마지막장까지 덮고 나서 온몸으로 느꼈던 정서는 ‘슬픔’이었다. 학대받는 난장이와 소외받는 하층민들의 실상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음에도 이야기 저변에 깔린 아이러니와 비극적인 줄거리는 철없는 중학생의 마음도 동하게 할 정도였으니까.


#1. 낙원구 행복동

난장이 가족이 사는 마을 이름은 낙원구 행복동이다. 낙원은 무엇이고 행복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이들에게 이런 단어는 영원히 손에 쥘 수 없는 신기루와 같다. 그런데도 작가는 이러한 슬픈 역설을 사용함으로써 그 비극을 더 도드라지게 한다. 왜 그런가?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중학생 때는 이런 장치까지 미처 헤아리지 못했지만, 난장이 가족이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이상향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왜 이들이 지옥에 살면서 매일 천국을 꿈꿨는지 이해가 된다.


#2. 리얼리즘

이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일단 난장이가 꿈꾸는 달세계 자체가 그러하며, 얼마든지 달세계에 갈 수 있다고 믿는 난장이의 상상 또한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난장이라는 존재야말로 현실에서 더욱 더 도드라지는 인물이다. 상상의 세계에선 그리 이상할 것도 없지만 정상인이 많은 이 지상에선 자연스레 비정상으로 인식된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사회적 병폐를 문제제기 하고있다는 점에서 극히 사실적이면서도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은 비사실적이다못해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신선하면서도, 역시 남부러울것없는 누군가에게는 이렇게 비사실적으로만 느껴지겠거니 하고 현실이 더 극대화된다.


#3. 소외

난장이의 자식들은 고등학교도 채 졸업하지 못한 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회에 내동댕이쳐진다. 그들에 대한 사회의 냉소는 ‘난장이의 아들딸’로 시작하여 ‘무능력자’ 로 이어진다. 이미 타락한 세상에서 무언가를 바꾸어 보겠다고 발버둥쳐봤자 이미 있는자들끼리는 손을 잡고 끼워주지 않는다. 영수, 영호, 영희는 결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없다. 그것이 ‘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라는 표현 하나에 집약되어 있다.

 

#5. 화해와 조화

대립되는 두 계층ㅡ물론 그 사이에도 둘 이상의 간격이 존재하겠지만ㅡ의 진정한 화해와 조화로운 모습은 이 낙후된 현실에서 전혀 실현 불가능한 것인가? 내가 원하는 세상이란 대략 이런 것이다. 계급 없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가 주어진 사회. 그렇게 허무맹랑한 얘기만은 아니다. 여타 공산주의 국가들의 몰락 과정에서 보았던 허점들을 완전히 극복하긴 어렵겠지만, 이들처럼 아예 생산과정에서부터 국가가 통제하고 생산물을 공평히 나눠가져 노동 효용을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소유면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에 맡기되 같은 줄에서 출발할 수 있는 기회 즉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무차별적으로 줘야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부의 세습이 교육의 질까지 좌우하는 것처럼, 충분한 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교육의 평등권마저 침해될 수밖에 없다. 교육받지 못한 자들은 수입으로 직결되는 일자리 서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런 악순환은 되물림 된다. 국가는, 누구에게는 발에 채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사회 전체에서 뒤떨어지게 되는 계층에게 재정적인 지원은 물론 꾸준한 직업 교육이나 기타 지원을 해줘야 한다. 일단 기회를 준 후에는 냉혹한 현실원리에 따라 저마다 알아서 살아가야할 것이고, 이로써 국가가 마땅히 해야할 일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너무나도 암울하다. 종부세법 완화로 잘 사는 이들은 더 잘 살게, 교육감이라는 사람은 뇌물이나 받고, 터무니없이 높은 등록금에 대학생들이 헌법소원까지 내는 현실은 암울하다는 말밖에는 표현이 불가하다. 불리한 쪽에 선 시민들만 투쟁한다고 해결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모두가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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