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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아시모프는 에드워드 기본의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고 '파운데이션(전 10권)'을 썼고 마키아벨리는 리비우스의 로마사를 읽고 '군주론', '로마사론' 등을 썼다. 리비우스의 로마사는 로물루스의 로마 건국부터 로마 제국 시대까지를, 에드워드 기본의 로마제국 쇠망사는 아우구스투스부터 동로마제국의 멸망까지를 다룬다. 실로 방대한 역작들인데, 글을 깨우친 사람이라면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할 명저들이다.

리비우스의 로마사는 모두 142권이다. 그런데 당시의 책이란 두루마리 형식이라 현대의 일반적 책으로 환산하면 한 권이 약 65쪽 정도가 된다고 한다. 2천 년의 세월 동안 대부분 소실되고 1권~10권, 21권~45권, 총 35권이 전해져 온다. 이종인 역 현대지성 발행 '리비우스 로마사 I'은 리비우스의 1권~5권을 묶어 한 권으로 편집하여 출간했다. 

 

리비우스의 제1권은 '왕정시대의 로마'다.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잔당 중 아이네아스와 안테노르는 멸망한 조국을 뒤로 하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난다. 그 중 아이네아스가 지금의 로마에 정착하여 제국 로마의 시조가 되었다.

로마 건국의 아버지로 공인된 로물루스의 이력은 이렇다. 아이네아스 이후 몇 대를 지나 프로카가 왕이던 때. 프로카에게는 맏아들 누미토르, 차남 아물리우스, 막내 공주 레아 실비아가 있었다. 장자 상속 원칙에 따라 맏아들 누미토르가 왕이 되었어야 할 것이나 차남 아물리우스가 형을 몰아내고(죽이지는 않고) 왕좌를 찬탈한다. 아물리우스는 형의 두 아들(자신의 친조카)를 죽이고 여동생은 베스타 신전의 여제관으로 임명한다. 여동생을 평생 처녀로 남게 하여 후환을 두지 않으려는 속셈이었다. 그런데 레아 실비아는 누군가에게 강간당하고 쌍둥이를 낳는다. 그 쌍둥이가 로물루스, 레무스 형제다. 레아 실비아는 쌍둥이의 아버지가 군신 마르스라고 선언했고, 왕은 쌍둥이를 티베레 강에 버리라고 명한다. 그 후 이야기는 누구나 알듯이, 암늑대가 나타나 맛좋은 먹잇감을 사냥하여 자기 새끼들의 배를 채우는 모성을 발휘하기 보다는 오히려 먹잇감에게 자기 새끼들이 먹을 젖을 나누어 주어 돌보아주는, 유치한 신화적 용비어천가가 등장한다. 좀 더 믿을만한 전승은, 왕의 목축업자 파우스툴루스가 쌍둥이를 발견하여 자기 아내 라우렌티아에게 건네주었는데, 라우렌티아는 원래 창녀였고 당시 목동들이 그녀를 늑대라고 불렀다고 한다.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성장하여 부족의 지도자가 된다. 그런데 형제간에 다툼이 생겨 로물루스가 레무스를 죽인다. 형제간에 살육하는 유전자가 이들에게 내재되어 있었는가보다. 로물루스는 자기 이름을 따서 새로운 나라 이름을 로마로 짓고 국력을 신장해나간다. 로마는 그리스어로 '힘'이라는 뜻이다

나라는 점점 커갔는데 인구가 부족했다. 그것은 아이를 낳을 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로물루스는 축제를 가장하여 사비니 족을 초대한 후 그 부족의 여자들을 닥치는대로 납치해 간다. 아무리 법보다 주먹이 먼저인 시대라지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로물루스가 죽은 후 현명한 왕들이 차례로 등장하여 로마를 더욱 강대하게 한다.

누마는 호전적인 로물루스에 비하여 평화적으로 다스린다.

그 뒤엔 다시 호전적인 툴루스가 집권하여 이웃 국가에 대하여 쌈닭 노릇을 한다. 알바에게 시비를 걸었을 때 재미난 일화가 있다. 그들은 전면전을 치르는 대신 국제정세를 감안하여 양국에서 선발한 세 명의 병사가 싸워 이기는 쪽이 승자가 되기로 합의한다. 처음에는 알바쪽이 우세하여 로마쪽 3명 중 2명이 목숨을 잃는다. 혼자 남은 로마 병사 호라티우스는 1대 3의 불리함을 교묘한 방법으로 역전시킨다. 알바쪽 생존자 3명 중 두 명은 부상을 입었고 한 명은 멀쩡했다. 호라티우스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친다. 알바 군 세 명이 추격한다. 그런데 부상당한 두 명은 순서대로 뒤처지고 멀쩡한 한 명이 호라티우스를 바짝 추격한다. 호라티우스는 갑자기 자세를 바꾸어 바짝 따라온 한 명과 사생결단 대적하여 무찌른 다음, 두 번째로 쫒아온 적도 죽인다. 마지막 세 번째로 쫒아온 적은 부상당한데다 급히 쫒아오느라 지쳤다. 호라티우스는 세 번째 적군을 손쉽게 제압한다. 호라티우스는 로마의 영웅이 되었다. 그가 꽃가마 타고 로마로 개선하는데 그의 여동생이 그 광경을 보고 오열한다. 이유는 오빠가 죽인 알바쪽 세 명 중 한 명이 그녀의 약혼자였던 것이다. 호라티우스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온 오빠를 환영하지는 않고 자기를 죽이려던 적군의 죽음에 눈물 흘리는 여동생의 행태에 분노하여 그만 여동생을 죽여버린다. 호라티우스는 로마의 영웅에서 살인자로 전락한다. 재판에 회부된 그는 사형이 언도되지만, 그의 아버지의 간청에 의해 사면된다. 인간사의 영욕이 한 편의 드라마 같다.

툴루스의 뒤를 이은 안쿠스도 무난하게 로마를 다스린다.

로마인이 아닌 거부 타르퀴니우스가 교묘한 방법으로 안쿠스의 뒤를 이어 로마의 왕이 된다. 선정을 베푼 타르퀴니우스는 자기 아들들을 놔두고 몰락한 왕가의 후손 세르비우스에게 왕위를 물려준다.

세르비우스는 타르퀴니우스의 두 아들이 복수할 것을 견제하기 위해 자기 두 딸과 결혼하게 하여 사위로 삼는다. 세르비우스는 선정을 베풀지만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그의 두 사위와 두 딸은 성격이 극과 극이었다. 잔혹하고 적극적인 쪽이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각자의 배우자를 죽이고나서 서로 결혼한다. 우리 식으로 하자면 시아주버니와 제수씨가 결혼한 꼴이다. 악녀는 자기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 하루속히 장인 어른(자기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되라고 성화다. 결국 사위는 장인을 죽이고 왕이 된다(이 왕도 타르퀴니우스다). 악랄한 딸은 아버지의 시신 위로 마차 바퀴를 깔고 달리기까지 한다.

그 전까지의 왕은 평민의 선거와 원로원의 승인으로 임명되었지만 타르퀴니우스는 쿠데타로 집권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왕좌가 불안했고 악정을 일삼는다. 그의 아들 중 섹스투스라는 놈이 있는데, 어쩌면 이름하고 행실이 이다지도 딱 잘 어울리는지,루크레티아라는 정숙한 여인을 욕보인다. 얼르고 달래도 루크레티아가 뜻을 꺾지 않자 성폭행범의 최후의 협박은, 그녀를 먼저 죽이고 그 옆에 남자 노예를 죽여 나란히 눕혀 놓아 사람들로하여금 그녀가 부정한 짓을 저지르다가 치정에 의해 죽은 것처럼 보이게 하여 가문을 욕보이겠다는 것이었다. 정숙한 여인은 어쩔 수 없이 몸을 허락한다. 그리고 아버지와 오빠를 불러 자초지종을 이야기한 후 복수를 결의하게 하면서 자결한다. 이 사건을 게기로 타르퀴니우스는 브루투스(얼간이라는 뜻)에게 종말을 맞는다. 브루투스는 구한말 흥선 대원군처럼 폭군의 칼을 피하기 위해 바보행세를 하면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가 결정적인 기회가 무르익자 본색을 드러내고 시민을 선동하여 압제자를 몰아낸다. 왕이 되기를 거부한 브루투스는 로마의 왕정을 종식시키고 공화정을 펼친다.

 

무협지, 막장드라마, 역사서 세 가지가 혼합됐다. 너무 재미있어서 빨리 읽기가 싫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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