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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루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베이이와 벌인 전쟁에서는 장기전을 통해 땅굴을 파놓고 성동격서 전법으로 베이이를 정벌했다. 카밀루스는 베이이를 철저히 약탈한다.

팔레리이 전에서는 대단히 인상적인 사건으로 승패가 결정된다. 카밀루스는 팔레리이를 포위하고 있었다. 그 때 팔레리이의 한 선생이 명문가의 제자들을 로마 진지로 이끌고 와 인질로 바쳤다. 카밀루스는 이에 격분한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면, "로마인들이나 그들의 군을 통솔하는 나 역시 네 놈의 가치관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네 놈은 악당이고, 네 놈이 하는 말은 딱 네 수준에 맞는구나. 로마와 팔레리이 사이엔 그 어떤 국가적 유대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동등한 사람이라는 유대감으로 묶여있다. 평화 시에도 그런 것처럼 전시에도 법률이 있다. 우리는 용기를 발휘하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품위를 지키며 전쟁하는 법을 배웠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칼을 겨누지 않는다. 그것은 도시를 약탈하는 중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금 우리처럼 무장을 한 자들에게만 칼을 휘두른다. 베이이에서 우리를 공격한, 또 우리를 성나게 한 건장한 자들이 바로 우리의 상대가 되는 자들이다. 네 놈은 사악하고 전례가 없는 행동으로 네 동포를 무너뜨리려고 하지만, 나는 그들을 로마인다운 용기, 끈기, 그리고 힘으로 무너뜨릴 생각이다. 베이이 인들에게 했던 것처럼말이다."(사실 이 연설은 카밀루스가 한 것이 아나리 리비우스가 창작한 것이다. 리비우스는 당대의 가장 뛰어난 연설가였다고 한다) 

카밀루스는 그 못된 선생의 옷을 벗기고 결박하여 제자들에게 몽둥이로 때리게 하면서 돌려보낸다. 이 사건을 접한 팔레리이는 카밀루스의 정의로움에 감명받아 항복을 선언한다.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한 국가를 점령한 것이다.

그런데 어떤 호민관이 전리품 배분 문제를 걸고 카밀루스를 고발하는 일이 발생한다. 카밀루스는 위대한 인물이긴 했지만 평민-호민관에 대해서는 매우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카밀루스는 명예가 손상된 것에 화가 나 아르데아로 명을 해버린다. 자신에 대한 부당한 고소를 증명하기 위해서 신들이 로마에게 그에 합당한 고난을 내려줄 것이라는 악담과 함께.  

카밀루스의 저주는 현실로 다가온다. 갈리아 인들이 침략한 것이다. 갈리아는 오늘날의 프랑스 지방,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데 그 당시에는 거의 야만인이나 다름 없었다.

갈리아 인들은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를 침공한다. 이들이 로마에 눈독들인 이유는 좀 거짓말 같지만 이탈리아 지방에서 생산된 과일로 만든 술, 와인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란다. 부차적인 이유는 로마 사절이 그들을 모욕한데 대한 분풀이를 하고 싶었다.

가장 위급한 시기에 가장 탁월한 지휘자가 조국을 저주하며 떠나버렸다. 카밀루스 대신 갈리아 인을 모욕했던 자들이 지휘관이 되자 갈리아 인들이 일으킨 분노의 불길에 부채질을 했다. 이른바 폭풍처럼 알프스 산맥을 넘어 쇄도하는 기괴한 모습의 야만인 군대를 보고 로마군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기 바빴다. 군대의 반이 꽁무니 빼다가 죽었고 나머지는 식민지로 똥줄이 타도록 줄행랑을 놓았다. 도시는 텅 비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도시에는 민간인만 남고 군인은 하나도 없었다. 갈리아 지휘자는 이 상황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가 없었다. 도망친 척 하고 매복하고 있다가 기습하려는 건 아닐까? 그러나 지휘자로서 그런 당연한 의심을 품는 것은 덕목이라 할 수 있으나 이 당시 로마의 상황에서는 기우에 불과했다. 싸울 수 있는 일부 시민이 요새로 퇴각하여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360년간 위대한 정복자의 도시였던 로마는 야만인들에 의해 철저히 약탈 당한다.

갈리아 군은 카피톨리움 언덕을 포위한다. 지리한 공성전 끝에 양 군은 식량난에 처한다. 갈리아 군은 반은 요새를 포위하고 반은 식량을 약탈하러 떠난다. 그런데 운명이 미리 준비한 시나리오가 너무 아귀가 잘 맞아 드라마틱하다는 수사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일이 발생한다. 갈리아 식량 약탈팀이 도착한 곳이 아르데아였는데 그 곳은 카밀루스가 망명 중인 나라였다. 카밀루스는 조국으로부터 모욕을 당해 망명을 택했지만 여전히 애국자였고 조국을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다. 아르데아에 의해 사령관으로 추대된 카밀루스는 갈리아 약탈팀을 도륙해버린다. 이제 갈리아 원정대는 반만 남았다.

로마는 다시 카밀루스를 독재관으로 임명하고 싶었다. 이 위기의 상황에서도 로마는 법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으니, 아르데아에 있는 카밀루스는 정복당한 로마 시 안의 요새에 피신하고 있는 원로원의 승인을 받아야만 합법적인 독재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융통성이라고는 아예 로마 인의 이성에 자리잡을 빈틈이 없었나 보다. 답답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철저한 원리원칙주의자 로마는 결국 카밀루스 독재관 추대 안을 제출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갈리아 군의 포위를 뚫어 원로원에 도착한 병사를 맞이한다. 원로원의 승인서를 받은 병사는 다시 갈리아 포위를 뚫고 아르데아의 카밀루스에게 승인서를 전달한다. 참 답답하다. 그런데 아는가? 이 답답함이 로마 천 년 왕국의 힘이었다는 것을.

위대한 지휘관 카밀루스는 갈리안 잔당을 잔혹하게 진압한다. 그리고 폐허가 된 로마를 복구하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한다. 호민관은 폐허가 된 조국 로마를 떠나 안락한 베이이로 이주하자고 선동한다. 카밀루스는 이에 맞서 조국 로마를 버리지 말고 제건하자고 시민을 설득한다. 시민은 카밀루스를 지지하였고 로마는 천 년 고도의 기틀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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