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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연대기 3

[eBook] 전쟁 연대기 3

조셉 커민스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미국 독립 전쟁(1775 ~ 1783)

원인은 세금 때문이다. 잉글랜드가 7년 전쟁을 승리하여 신대륙에서 프랑스를 몰아내는데는 성공했지만 재정지출이 과다했다. 바닥난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해 신대륙 식민지에 과다한 세금을 부과했다. 식민지가 들끓었다. 못살겠다, 바꿔보자. 결국 들고 일어났다. 여신 나이키는 신대륙에 손을 들어줬다. 살상무기가 엄청나게 성능이 좋아졌긴해도, 결국 지휘관이 한순간 판단을 잘못하면 승패가 갈린다.   

보스톤 차 사건은 누구나 잘 안다.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 '아메리카노'는 이 와중에 궁여지책으로 만들어졌다. 보스톤 차 사건에서 말하는 '차'는 홍차tea다. 그 차에 세금이 과중하게 붙어 가난한 사람들은 차를 마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에스프레소에 물을 많이 타고 마셔봤더니 홍차맛과 비슷해졌다. 아메리카에서 만들어졌고, 이름 뒤에 '~노'를 붙이면 뭔가 있어보였으므로 아메리카노가 되었다. 당시 이탈리아가 커피로 이름을 날렸고 이탈리아 이름꼴에 '노'가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미국독립선언문을 읽어보면 사회계약론을 주장한 영국 철학자 토마스 흄이 주창한 사상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임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혁명전쟁(1792 ~ 1802)

프랑스 혁명으로 왕 루이16세가 단두대에서 이슬로 사라지자 유럽 각 나라 왕들은 패닉에 빠졌다. 저 불똥이 자기 왕국에 튈까봐. 그들은 동맹하여 프랑스 혁명을 무너뜨리고자 싸웠다.

프랑스 혁멸전쟁은 전쟁사에 있어 여러 가지 큰 의미가 있다. 이전까지는 왕, 귀족이 국가에 대한 주인이자 권리자였으나 프랑스 대혁명 결과 국민 모두가 주권을 쟁취했다. 이제 국가를 지켜야 할 주역은 왕, 귀족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가 되었다. 주인과 노예가 여행 중에 강도를 당했다면 주인은 강도로부터 자기 재산을 지킬 것이다. 만약 강도가 주인을 죽이고 재산(노예도 주인이 소유한 재산이다)을 강탈했다면 노예는 강도를 새로운 주인으로 모시는 것뿐이므로 신분상 아무 변화가 없다. 그러나 해방된 노예가 강도를 만나서 강도와 싸운다면 그는 자기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왕정, 귀족정 아래서 노예는 국가를 지킬 의무가 없다. 그러나 이제 프랑스는 공화국이 되었다. 국가가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권리를 왕이나 귀족이 갖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갖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이 적과 싸우는 것은 자기 나라를 지키는 일이다. 이런 가치에 따라서 프랑스는 모든 국민이 총을 들도록 명령했고 그 명령은 정의다. 프랑스 자원병은 용기만 하늘까지 닿을 듯한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프랑스를 무너뜨리려는 동맹군은 7년전쟁으로 단도리된 강병이었다. 싸워봐야 뻔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다. 발미전투에서 용기와 애국심이 시스템과 무력을 압도하는 성과를 창출한 것이다. 

프랑스가 발미전투에서 동맹군을 방어함으로써 공화주의 이념 뿐만 아니라 나폴레옹도 지켰다. 이 전투에서 프랑스가 패했다면 역사가 완전히 바뀌었을거라고 한다. 다만, 나폴레옹은 쿠데타로 황제가 됨으로써 프랑스 혁명정신을 완전히 개박살 낸 장본인이 됐다.

그 외에도 이 때 수소를 채운 거대한 풍선을 이용하여 정찰에 써먹은 최초 공군 이야기, 남자보다 억센 여성 병사 이야기도 흥미롭다.

 

나폴레옹 전쟁(1803 ~ 1815)

사망자 250만 명으로 추정. 사진을 보면 별로 악독해 보이지도 않는데, 나폴레옹은 어떻게 이런 얼굴로 수 백 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갈 수 있었을까? 나로선 이해불가. 영웅이라고? 그냥 사이코패스일 뿐이다. 프랑스 혁명 정신을 전파한 것을 공으로 친다지만, 오히려 민족주의라는 괴물이 태어나 국가 단위로 다른 나라와 박터지게 싸워댔으니 그것을 공적이라 할 수 있을지...   

러시아를 침공하려다 자뻑에 빠진 두 멍청이가 있었다. 나폴레옹과 히틀러. 둘 다 러시아가 써먹은 똑같은 전술에 당했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도망친 것과 비슷하다. 싸우지 않고 내빼기. 침략자가 수도를 점령했지만 쥐새끼 한 마리 없다. 결국 정복자는 추위와 식량부족으로 자멸한다. 승리한 군대가 어쩔수 없이 철수를 결정하자 숨어있던 도망간 군대가 쫒아가 괴멸한다. 톨스토이는 이 전쟁을 배경으로 '전쟁과 평화'를 썼다. 소설을 읽어보면, 러시아는 나폴레옹이라는 괴물을 성공적으로 방어했지만 그들이 얻은 승리를 명예롭게 여기지는 않았다. 명장 쿠투조프에게 훈장을 선사하는 황제도, 받는 사람도 멋쩍어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폴레옹이 에스파냐를 침공했을 때, 에스파냐는 작은 단위 전투부대가 치고 빠지는 작전으로 프랑스군을 괴롭혔다. 여기서 '게릴라'라는 말이 나왔다. 역설적으로, 에스파냐가 남아메리카를 식민지로 다스릴 때 원주민이 게릴라 전략으로 에스파냐를 괴롭혔다. 또 프란시스코 고야가 유명한 그림 몇 점을 남겼다. 프랑스군이 시민을 무차별 학살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에스파냐 역시 식민지에서 더 잔혹한 만행을 저질렀다. 자기가 당한 것은 억울하고 자기가 저지른 죄는 모른척? 그래서 나는 고야가 색칠한 종이를 봐도 아무 감흥이 없다.  

 

그리스 독립전쟁(1821 ~ 1829)

1453년 동로마 제국이 오스만 제국에게 멸망당한 후, 그리스는 자그마치 400년 가까이 자유를 잃고 2등 시민으로 전락한다. 찬란한 고대문화를 탄생시킴으로써 유럽문명에 있어 정신적 지주인 이 나라가 이교도가 다스리는 식민지라는 사실은 그리스 인 뿐만 아니라 모든 백인들에게 마음의 감옥이었을 것이다. 불씨는 시인 리가스 페라이오스가 지폈다. "노예로 40년을 사느니 자유롭게 1시간을 사는 게 낫다." 그리스 인은 봉기했고 유럽, 특히 영국이 지원함에 따라 이교도를 몰아낸다. 이후 오스만 제국은 쪼그라들더니 결국 역사에서 사라진다.  

나바리논 해전에 관해 구글 검색해보니, 나바리논이 아니라 나바리노인 것 같다.

 

멕시코-미국 전쟁(1846 ~ 1848)

이 전쟁으로 미국은 오늘날 캘리포니아, 유타, 뉴멕시코, 텍사스, 애리조나라고 불리는 땅을 멕시코로부터 빼앗는다. 추악한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함께 싸웠던 미국군은 나중에 벌어진 남북전쟁 때는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된다.

 

태평천국 난(1851 ~ 1864)

사상자 2,000만 명 ~ 4,000만 명으로 추정. 전쟁사 중 두 번째로 사상자가 많다. 대륙은 참 스케일이 크기도 하다. 난을 주도한 홍수전은 본명이 홍화수다. 자기가 하나님이 낳은 둘째 아들, 따라서 예수님에게는 친동생이라고 주장하며 혹세무민했다. 이런 황당무계한 말을 믿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당시 청 왕조가 얼마나 썩었는지에 대한 반증이다. 토벌군이 성을 포위하여 하루를 연명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풀을 뜯어 먹으며 '만나'라고 했다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이런 미친 놈을 따른 사람들은 도대체 뭐라고 해야할까? 이 모든 원인을 제공한 것은 기독교 선교사들이었다. '권세양언權世良言'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선교사들이 성서를 중국인에게 맞추어 편집한 것이다. 홍수전은 과거에 몇 차례 낙방하고 낙심하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보고 크게 감흥받는다. 사랑과 용서보다는 유혈혁명만 읽었다. 불신자를 죽이는 것은 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오늘날도 이런 말을 떠들고 다니는 개독들이 있다.

전쟁이 끼친 참상은 글로 옮기기 어려울 정도다. 가장 잔혹한 광경을 떠올려보라. 아마 그보다 더 끔찍한 현실이 재현되었을 것이다. 이 피해는 수 십 년 동안 회복되지 않았고 중국인이 고향에서 도저히 살아갈 방도가 없어 세계 각처로 유랑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만하면 성경에서 언급한 적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짐작할만하지 아니한가.

마오쩌둥이 이 난과 홍수전에게서 영감을 받아 문화혁명을 주도하기에 이른다. 홍위병이 부모를 고소하고, 잘못된 농경책으로 수 천 만 명이 굶어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뭐라 할 말이 없다.

 

크림전쟁(1854 ~ 1856)

그 유명한 나이팅게일이 하얀 옷을 펄럭였으며 톨스토이가 참전한 전장. 이 전쟁도 참으로 추악하다. 쿠데타로 집권한 나폴레옹3세는 국민들이 자기에게 쏟아부을 비난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를 자극한다. 예수가 태어난 곳이라고 여겨지는 곳(베들레헴)에 지어진 예수탄생교회의 관리권을 로마 카톨릭에 넘겨주라고 오스만 제국에게 요구한 것. 그런데 러시아는 그리스 정교회가 탄탄했으므로 자존심 상했다. 울고싶자 매 때린다고, 러시아 황제는 이 기회를 영토 확장 기회로 삼아 준비도 없이 전쟁을 선포한다. 단기전으로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은 양편 모두 자격 미달 지휘관들 때문에 지지부진하게 전개되었으며 질병, 보급품 부족, 무지막지한 살육전으로 수많은 생명이 사라졌다. 총탄에 죽은 병사보다 콜레라로 죽은 병사가 더 많았다. 무기 개량으로 살상력이 엄청나게 증가했고 범선이 마지막으로 사용됐다(이후는 증기선 사용). 적군이나 아군에게나 똑같이 가혹한 참호전이 등장했는데 제1차세계대전에서 악명을 떨쳤다. 

나이팅게일 하면 이런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장 한가운데 뛰어들어 목숨을 바쳐 부상당한 병사를 치료하는 모습? 이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녀는 수학관련 도서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분야는 통계학. 그녀는 사망자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것을 보기좋게 표로 만들었다. 그 표를 들여다보았더니 전장에서 죽은 병사보다 야전병원에서 죽은 병사가 더 많았다. 야전병원은 단지 이름이 그렇다는 것이고 실상은 가축우리보다 형편이 좋지 않았다. 의사는 위생관념이 없어 손을 씼지도 않고 환부를 만졌으며 죽은 병사에게서 떼어낸 붕대를 다른 부상자에게 사용하는 것도 예사였다. 마시는 물은 병균으로 득시글거렸다. 그녀는 위생상태를 개선해야 함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이 주장은 받아들여졌다. 그 결과 사망자가 놀라울만치 줄어들었다. 나이팅게일은 사실 의료봉사보다는 행정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미국 남북전쟁(1861 ~ 1865)

미국이 참전한 모든 전쟁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낸 내전. 노예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남부 농업경제와 공업이 발달한 북부 산업경제가 밥그릇 싸움을 벌인다. 만약 남북에 모두 비둘기파가 있어서 형제끼리 피튀기는 싸움을 벌이기보다 사이좋게 남부와 북부로 갈라질 수 있었다면 오늘날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은 없었을 것이므로 세계사는 완전 달라졌을 것이다. 남북전쟁에서 입은 상처는 아직도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전쟁이 그러하듯이...

링컨이 게티즈버그에 남긴 말은 오늘날까지 명연설로 기억된다.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r people. 이 말을 우리 말로 옮길 때 of, by, for 등 전치사 세 개를 너무 일반적인 용도로만 해석하므로 연설이 재미가 없고 뜻이 명확하지 않다. of는 소유격으로 국민이 주인이라는 뜻, by는 주격으로 국민이 다스린다, for는 복지국가를 뜻한다. 즉 왕이나 귀족이 주권자인 것이 아니라 국민이 주권자인 공화국으로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 정체를 통해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프랑스-프로이센 전쟁(1870 ~ 1871)

'마지막 수업'이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 패하여 프랑스는 알자스-로렌 지방을 잃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면 거기 살던 프랑스 사람들은 살던 터전을 떠나야만 했다. 얼마나 비장한가? 그런데 이 땅은 원래 프랑스와 프로이센이 끊임없이 영토분쟁을 벌이던 땅이었다. 어느 시대건 힘센 나라가 빼앗아 자기 나라라고 주장하던 곳이다. 이 전쟁으로 프로이센으로서는 잃었던 땅을 되찾은 것이고, 프랑스에서는 빼앗은 땅을 돌려준 것이다. 마지막 수업? 내로남불이다. 

위대한 독일을 꿈꾼, 핏줄에 액체 대신 쇳물이 흐른다는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노쇠한 나폴레옹3세를 살살 꼬드겨 전쟁을 일으킨다. 엠스 전보 사건이라는 것을 조작하여 프랑스와 프로이센 국민 모두를 자극한 것이다. 크림전쟁 당시 나폴레옹3세가 써먹은 수작을 따라 한 것이므로, 나폴레옹3세로서는 억울하다고 하소연 할 데도 없을 것이다. 여기서 승리한 프로이센은 비로소 통일 독일을 완성하고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우뚝 선 반면 프랑스는 나라 이름에서 제국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된다. 또한 당시 세계 최강으로 여겨진 프로이센 군을 모방하여 세계 각국은 군사재편을 시작한다. 이리하여 유럽은 모든 나라가 죽기 살기로 싸우는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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