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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외사 (상)

[도서] 유림외사 (상)

오경재 저/홍상훈 등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중국에서 기서로 치는 여섯 권 중 한 권으로 꼽는 작품이다.

제목만 보면 공자왈 맹자왈 할 것 같은 교과서 느낌인데 의외로 소설이다. 유림외사儒林外史에서 儒林은 유학 숲이니 유학자 무리이고, 外史는 正史가 아니라는 뜻이므로, 유학자인 양 하면서 온갖 소인배 작태를 벌이는 떨거지들 이야기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야기는 고고한 선비 왕면부터 시작한다. 부귀공명을 맹종하는 세태에 영합하지 않고 고졸하게 살다 간 진짜 선비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후면에 차례로 얼굴 내미는 위선자들이 왜 부끄러운 지 잣대가 되도록 한 노림수가 절묘하다. 

등장 인물 대부분이 위선자들이라 반면교사로 삼는 것 외에 배울 것 없는 작자들이나, 포문경은 유일하게 선비로서 롤모델이 돼준다. 그는 글을 공부하는 자가 아니고 배우로 먹고 사는 사람이지만 의로움과 정직함을 무실역행함에 있어서 많은 감동을 준다. 그러나 애석하고 안타깝다. 그토록 뛰어난 인품을 지키며 살았지만 인생은 비천할 뿐이었다. 사마천이 '사기'에서 탄식했듯, 하늘은 정직한 사람에게 복을 내린다고 글에서는 가르치는데 정작 현실에서는 모리배들이 부귀공명을 독차지하고 의로운 선비를 꽁생원으로 매도하고 있으니 과연 하늘의 도라는 것이 있기는 한 것이냐!

중국 명 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캐릭터들이 물 밖에 내쳐져 펄떡펄떡 몸부림치는 물고기들처럼 생동감 있다. 수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이 가진 마음은 다르지 않다. 술술 읽히는 가운데 세태를 꼬집는 촌철살인 필력에 취하다보면 두꺼운 분량이 어느새 끝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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