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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도서] 유토피아

토머스 모어 저/박문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을 학창시절에 최초 읽었을 때는 도무지 뜬구름 잡는 말만 하는 것 같아 영 별로였다. 세상을 조금 살아보고 다시 읽어보니, 아, 이것이 진정한 이상향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슬프다. 이상향은 영원히 이상일 뿐인 것일까? 인간 지성이 이런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미래가 있을까? 도대체 얼마나 먼 미래에나 이런 나라가 지상에 건국될까? 이런 비관이 들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만든 여러 가지 악 중에서 노예제도, 남녀차별, 인종차별, 신분제 등등은 이제 과거에나 있었던 폐습이다. 느리지만, 지성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었다. 아마 그 날은 올 것이다. 내 생애에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유토피아를 다녀온 라파엘 히틀로다이오라는 이름을 우리 말로 옮기자면 떠벌이 정도가 될 듯 하다. 히틀로다이오는 라틴어 '휘틀로스'와 '다이오'를 합친 말로 휘틀로스가 말도 안되거나 시덥잖다, 다이오가 나눠준다는 뜻으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다니는 자라는 뜻이다. 토머스 모어에게 유토피아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이 떠벌이다. 결국 유토피아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토머스 모어가 만든 이름들은 이렇듯 다 모순과 역설이다. 유토피아라는 말 자체도 이상향이라는 겉뜻 속에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는 속뜻을 품고 있다. 유토피아를 정복한 사람은 유토포스인데 그는 존재하지 않는 자라는 뜻이다. 유토포스가 정복을 완료한 후 유토피아라고 이름 지었다. 존재하지 않는 자가 이름 지은 나라이므로 그 나라 역시 존재할 수 없다.

이 나라는 라케다이몬에서 뤼쿠르고스가 주장했듯이, 플라톤이 철인정치를 주장했듯이, 공산주의경제를 바탕으로 모든 시민이 평등하면서 철학자가 다스리는 사회다. 재미있는 것은 토머스 모어 생존 당시는 기독교세계였음에도 종교에 있어 극단적 카톨릭을 배격하고 모든 종교에 대하여 평등과 관용을 견지하는 점이다. 유토포스가 이 나라를 정복할 때 종교분쟁으로 내분이 극에 달한 상태라 외적이 침입했을 때 자중지란을 당하고 말았다. 유토포스는 여기서 교훈을 얻었으므로 광신도를 신성모독죄가 아닌 공공질서 교란죄로 처벌한다.

 

번역이 매우 깔끔하다. 소설처럼 술술 읽힌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중 '뤼쿠르고스' 편, 플라톤이 쓴 '국가' 등을 먼저 읽는다면 좀더 이해가 쉬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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