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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도서] 채식주의자

한강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고통과 불안 속에서

[서평] 한강 저 <채식주의자> (창비, 2007)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p.197)

<채식주의자>책은 연작소설로, 1부 <채식주의자> 2부 <몽고반점> 3부 < 나무불꽃>으로 이루어졌다. 10년 전, 한강의 작품 <내 여자의 열매>의 후속작격이다. 2016년 5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여 더 관심을 받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한강은 고통과 불안이 존재하는  삶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실존과 주체성을 늘 주제의식으로 자신의 소설속에서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영혜는 책속에서 늘 대상화되었다. 1부 <채식주의자>에서는 영혜의 남편이 화자가 되어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한 채 점점 말라가는 영혜을 바라보며 답답함과 아내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 가족들의 반응이 담겼다. 2부 <몽고반점>에서는 영혜의 형부의 시각에서 소설이 시작된다. 영혜의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예술혼과 성욕을 불태우며 영혜의 몸에 꽃을 직접 그리고 서로 몸을 섞어 정사까지 나누며 예술와 욕망사이에서 갈등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형부의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인혜(영혜의 친언니)가 두사람의 정사신이 담긴 비디오를 보므로써 결국 예술이 아닌 파멸로 끝이 난다. 3부 <나무불꽃>에서는 인혜의 시각에서 시작된다. 결국 남편은 떠났고, 가족들과 연이 끊긴 채 자신마저 친동생을 버릴 순 없어서 영혜를 정신병원에 수감시켜 보호자로 살아간다. 또한 그녀에게는 아들이 있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하루하루 삶을 견뎌나간다. 하지만 영혜는 서서히  미쳐가며 죽음의 문턱에 서게된다.

"아내의 입이 벌어진 순간 장인은 탕수육을 쑤셔넣었다. (중략) 아내는 몸을 웅크려 현관 쪽으로 달아나는가 싶더니, 뒤돌아서서 교자상에 놓여 있던 과도를 집어들었다. "여, 영혜야." (p.51)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만 먹으며 살아가는 자식을.. 부모는 어떻게 대해야할까? 가부장적인 아버지 입장에서는 난감했을 것이다. 비록 어렸을 때 폭력을 휘둘렀던 아버지이지만, 자식이 육식을 거부한 채 몸은 말라가는데..어떤 부모가 가만히 있겠는가?..결국 아버지는 영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뺨을 때리며 억지로 탕수육을 입에 쑤셔넣는다. 이제껐 자신의 소리를 내보지 못했던 영혜는 아버지에 대한 반항으로 자해를 하게 된다.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운 가정이지만..가족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또한 가족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하게 만든다.

영혜는 왜 육식을 거부하는 걸까? 해석에서도 말했듯이 영혜에게 육식은 가부장적인 가정.. 사회에 대한 거부, 저항을 뜻한다. 그녀에게는 자아도 ..말할 권리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자신이 인간으로서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육식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이는 영혜뿐만 아니라 현대인들도 자신의 자아가 없이 그저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이를 통해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속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

성실은 천성과 같았다. 딸로서, 언니나 누나로서, 아내와 엄마로서, 가게를 꾸리는 생활인으로서, 하다못해 지하철에서 스치는 행인으로서까지 그녀는 최선을 다했다.(p.169)

인혜는 이런 사람이었다. 그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내의 보통사람이다. 부모님을 돌봐야하고 자식들은 키워야 하는..우리 부모님의 모습..나아가 우리들이 걷게 될 미래의 지도이지 않을까? 특히, 인혜에게 연민을 느끼는 독자가 많다. 인혜가 가장 현실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혜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친정 엄마를 생각했다. 가게를 아빠와 꾸려나가야하고 자식들이 오면 삼시세끼를 차려주고 손자손주가 태어나면 돌봐주며 그렇게 가족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친정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책을 읽고 친정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엄마도 엄마 인생을 살아!" "가게도 아빠한테 좀 맡기고 우리들은 신경쓰지 말고 엄마 인생을 좀 찾아" 엄마 왈 " 그러게 말이다..이제껏 나는 나의 인생을 살아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묵묵히 가게를 꾸려 나가시고 자식들을 챙기는 엄마의 모습에서 좀 더 엄마에게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철이 없는 나다. 이 세상에서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완벽한 환경을 가진 사람은 있겠지?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환경에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내면이 상처도 없고 고독도 없다면 그건 신이겠지.

한강은 부조리한 인간의 삶에서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 같다. 내면의 상처는 누구에게나 있다. 이를 어떤 이는 잘 극복했을 것이고, 어떤 이는 영혜만큼은 아니지만 어떡해든 삶속에서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이다. 고통과 불안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할까? 어떤 욕망을 품으며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나 또한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있고, 어떤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이해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해할려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혜의 친정아버지를 나는 이해할 수 있을까?

사회의 성공을 우선시 했던 영혜의 남편.. 비디오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려 했던 형부..이들 모두 주변 사람보다는 자기 중심적으로 행동했다. 영혜 또한. 어쩌면 이들은 속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인혜는 이 모든 상황과 가족들을 받아드리고 희생하며 살았던 인물이다. 나 또한 아내로서 언젠간 엄마로서 자식으로서 이 모든걸 받아드리고 희생하며 살 수 있을까? 마음이 다소 무거워지는 책이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싶은 독자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 아직도 삶은 나에게 어려운 존재이고 가족을 이해한다는 것 또한 어렵기만 하다. 우리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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