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글을 써라. 끊임없이 써라. 미친듯이 써라. 맞춤법을 잘 알지 못해도 글쓰기에 별다른 재능이 없어도 남들이 내 글을 인정해 주지 않더라도 일단 써라. 그리하면 길이 열릴 것이니." 저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목숨걸고 책을 읽어 3년만에 '신들린 듯이 글을 쓰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지겨울만큼 반복해서 말한다. 써라. 쓰고 또 써라! 결론만 말하면, 그의 메시지는 안타깝게도 나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이 작가가 되는 것을 희망하며 쓰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기만족을 위해서, 자기 삶의 궤적을 남기기 위해서, 그리고 누군가에게 뭔가를 전달하기 위해서 등등 글을 쓰는 이유는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 그 중 작가가 되고자 하여 글을 쓰는 사람은 일부일 것이다. 또한 작가가 되어야만, 자기만의 책을 출판해야만 그 사람의 글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직 한두 사람만의 기록으로만 남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자기가 만족했다면 또 누군가에게 공감과 만족을 주었다면 그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자는 작가가 되는 것을 전제로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로서는 별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또한 같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반복만 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다양한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알맹이는 다 '열심히 써라, 써라, 써라' 이것 뿐이었다. 때문에 도대체 이 이야기를 300페이지에 달하는 책 한 권으로 꼭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간략하게 한 챕터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 이야기를 늘이고 늘여서 쓴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의 문장을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 자체가 저자가 써 내려간 글의 산물이라기보다는 그저 글에 대한 명언집 정도로밖에는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저자가 써 내려가는 문장 자체가 작가와 글을 논하기에는 좀 미숙하다고 느꼈고 오로지 자신의 말이 진리라고 말하는 듯한 말하기 방식 때문에 더 그의 글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자꾸만 꼬투리를 잡게 되었던 것도 같다.
어쨌든 하나의 책이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을 수는 없는 노릇. 분명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어 펜을 쥐고 타자를 치기 시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책을 읽으며 느낌표 '!'를 얻은 순간, 그렇구나 하며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아쉽게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