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공격"이라는 용어를 아시나요?
아프리카계 미국인 정신과 의사이자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체스터 미들브룩 피어스가 미국인 흑인을 다룬 연구에서 처음 제안한 용어이며, 미세공격을 "미묘하고 의외이며 종종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비언어 교류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일" (30p)이라고 정의했어요. 이 개념이 처음 제안되었을 때는 인종차별 미세공격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여러 연구를 통해 모든 소외집단에 가해질 수 있는 차별과 억압의 형태라는 것이 밝혀졌어요. 미국에서는 2017년 메리엄웹스터 영어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공식적인 어휘라고 하네요. 우리 역시 용어를 몰랐을 뿐이지 미세공격의 개념은 알고 있어요.
《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은 2010년 출간된 초판에 이은 두 번째 개정판이라고 해요.
초판의 저자인 데럴드 윙 수는 상담·임상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다문화 상담과 다양성 훈련 분야의 공적을 인정받아 수많은 상을 받았다고 해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중국 이민자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놀림을 받던 기억이 인간 행동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으로 이어졌고, 흑인민권운동의 영향이 더해져 다문화 연구 분야의 중요한 학자가 되었다고 해요. 이번 책에서는 상담심리학부 교수인 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박사와 수행한 협업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스패니어만 박사의 주된 연구 분야는 백인의 인종차별 태도와 미세공격이며, 새로운 주제를 도입하고 미세공격 연구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도록 만들었어요. 그동안 미세공격을 저지르는 사람들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진 적이 없어서, 여기에서는 미세공격의 가해자는 누구이며 왜 어떻게 저지르는지, 무엇 때문에 인식하지 못하는지,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다루고 있어요.
"미세공격은 산성비처럼 우리 주변 곳곳에" (25p)라는 표현이 미세공격의 유해성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어요. 첫 장에서 마야 안젤루의 <그래도 나는 일어난다 Still I Rise >라는 시를 소개하고 있어요. 미국에 사는 흑인들의 심정을 담은 노래인데 우리 사회 모든 유색인과 소외집단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예요. 안젤루는 "미세공격"이라는 단어를 쓰진 않았지만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무시와 모욕을 "대형 살상" (증오범죄)와 구별되는 "작은 살인" 이며, 악의 없어 보이는 일상의 모욕과 멸시(미세공격)가 "천 번의 베임에 의한 죽음 death by a thousand cuts" (26p)라고 표현했어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은 늘 존재했지만 정확하게 정의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대처할 수 없었는데, 《미세공격》 초판이 나온 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모든 형태의 편협성과 싸우는 첫 번째 단계이며, 이 책의 주된 목적이에요. 그래서 두 저자들은 소외집단 구성원들을 겨냥한 미세공격에 관한 조사 데이터와 이론을 소개하고, 개인, 조직, 사회 수준에서 미세공격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있어요. 미세공격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세공격과 거대공격을 무장해제하거나 무력화시키는 것이며, "미세개입"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미세개입 전략에는 세 주요 집단, 즉 피해자, 협력자, 방관자가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실행할 수 있는 반편향 전략과 전술이 필요해요. 이 세 집단이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자신의 선의를 믿는 가해자의 가면을 벗겨낼 수 있어요. 미세개입을 실천하려면 개인의 관성을 극복하고 난공불락으로 보이는 규칙과 제도에 맞서야 해요. 헬렌켈러는 "나는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러나 그래도 한 사람이다. 내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를 할 수는 있다. 나는 기꺼이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할 것이다." (373p)라고 말했는데, 이러한 마음자세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미세개입만으로 모든 미세공격과 거대공격을 타파하고 가해자들을 계몽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우리는 미세공격과 거대공격을 제대로 알고, 각자 할 수 있는 미세개입 전략을 실천해야 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