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된 단편 중 하나인 쇼비 이야기에서는 소설 속 선원들은 헤인 우주에 새롭게 도입된 기술 중 하나인 처튼 이동으로 곤혹을 겪는다. 원리는커녕 작동방식조차 이해하기 힘든 기술로 소개된 처튼이동은 소설의 등장인물들에게도 책을 읽는 독자인 나에게도 상당한 혼란을 줬다. 그러나 이런 혼란은 작가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고 그 설정을 이해하느냐 마느냐는 독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않는다. 쇼비호의 선원들처럼 단순히 비행이 (혹은 작품내 설정이) 가능할 것이라 믿거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거나 혹은 무시하면 되는 노릇이다.
르귄이 책 첫머리의 서문에서 얘기했던 바와 같이 처튼이동과 같은 소설에서 제시되는 과학기술에대한 이해는 sf 읽기의 한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설정된 기술의 이해보다 중요한 것은 상황의 가정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고자하는 등장인물들과 작품 속 사회의 면면이고 이는 다른 장르의 소설을 읽을 때와 다름이 없다. sf를 사랑하거나 혹은 어려울 거 같아 접하기 조심스러운 독자라면 내해의 어부의 서문만큼은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