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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그래픽 밝고 선명한 색 사용… 제품의 용도 알리는데 집중”

지난해부터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며 북한과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졌다. 그래서 자연스레 궁금해지는 북한 사람들의 일상을 과자 봉지, 우표, 엽서 등 소소한 생활 속 디자인을 통해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4월 7일까지 열리는 ‘영국에서 온 메이드 인 조선: 북한 그래픽 디자인전’이다.


전시된 작품들의 소장자이자 전시 기획자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26년째 운영 중인 영국인 니콜라스 보너(58·사진)다. 최근 방한한 그를 전시장에서 만났다. 조경 건축학을 전공한 보너는 1993년 중국식 정원과 북한 정원을 연구하기 위해 처음 평양을 방문했다가 북한에 더 자주 가기 위해 내친김에 여행사까지 차렸다고 한다.

그는 “상표, 포스터, 초대권 같은 시시한 아이템이지만 거기서 아름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에서 거의 쓰지 않는 색 조합이 눈길을 끌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관련 있는 아주 대조되는 밝은 색을 사용한다”며 “서구의 광고 디자인이 이성적인 반응보다 정서적인 반응을 유발하고자 하는 것과 달리 북한 그래픽은 제품이 무엇인지,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는 데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선전 포스터, 만화책, 초대장, 상표 등 20년 넘게 모아온 2만여점의 컬렉션 중 200여점이 소개된다. 그동안 북한의 디자인에도 변화가 있었다. 우선 과거의 수작업이 200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 작업으로 바뀌었다. 보너는 “손으로 그린 디자인이 주는 섬세함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어 슬프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전시의 첫 공간은 선전화(포스터)들로 꾸몄다. ‘물고기 가공에서 일대 혁명을 일으키자’(1988) 같은 선전 문구와 함께 여성이 치아를 드러낸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전형적인 사회주의 포스터이다. 그는 “북한에선 먼저 슬로건을 정한 다음 여기에 맞는 그림을 그린다”고 소개했다. 공산권 국가들의 디자인 포맷을 답습하지 않고 오방색을 사용하는 등 고유 언어와 색감으로 구성한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다. 보너는 서예적 필체가 있고, 학은 장수를, 금강산은 재화를 뜻하는 등 도상에 고유의 상징성이 있는 점도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차이점이라고 꼽았다. 

1980년대의 북한 선전화(왼쪽)와 2000년대 선전화. 앤아이리더스 제공


시대적인 변화도 있다. 평면적이던 선전화의 인물 표현이 2000년대 이후에는 입체적이고 세련돼졌다. 여성들이 인삼 등을 파는 엽서 그림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남자들이 상품을 홍보했지만 가부장적 문화가 바뀌며 여성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영어가 적힌 북한 사탕 상자들. 컬쳐앤아이리더스 제공


70~8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했던 어린이용 종합선물세트 같은 ‘은하수 귤사탕’ ‘문봉과자’는 추억을 자극한다. 그런데 사탕 상자에는 수출용이 아닌 북한 국내용인데도 영어 단어 'CANDY(캔디)’가 적혀 있다. “영어를 써서 고급스럽게 보이려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따른다.

보너는 ‘천리마 축구단’(2002) 등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를 3편 제작하기도 했다. 또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 ‘김 동무는 하늘을 난다’를 연출했다.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67583&code=13160000&cp=nv&fbclid=IwAR0_WwMieUf4I9kOqgNOjbK-VME-Bqfihv4aOdjnwAol4RvNi-LyHxnZj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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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보너 저
A9PRESS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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