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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편

[도서] 지식 편의점 : 문학, 인간의 생애 편

이시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흐름 출판 지원 도서입니다

 

 

골라 먹는 재미만 있는 줄 안다면 그건 오산! 골라 읽는 쏠쏠한 재미가 여기 있습니다.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 제목 때문인지 작정하고 읽어야겠다는 느낌 없이 편하게 펼쳤는데 왜죠? 한 편 한 편 읽어 나갈수록 왜 계속 작정하게 되는 거죠?? 이 책도, 저 책도, 다른 책들도 다 읽어야겠다!!! 고전아 살아나라 제대로 궁디 팡팡 두들겨 주는 책이더라구요. 고전들의 호객 행위가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독자도 엉덩이를 씰룩쌜룩, 구경 다니느라 바빴습니다. 지식 편의점 주인장이 매대에 올려놓은 25권의 고전들, 함께 구경해 보실까요?

 

1. 삶의 여러 모습을 알고 싶은 독자를 위한 추천책 <사기>

 

"삶이라는 문제는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p49)

 

3천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역사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끄집어내 소개하는 책이래요. "인생은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다"고 신일숙 작가님이 말씀하셨는데 그 문장을 역사로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사기였더라구요. 맹상군이 먹여살린 3천명의 손님 중에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이 있었는데요. 지금 봐도 별 거 없는 재주지만 당시에는 얼마나 더 얼빠지는 재능이었겠나요. 그런데도 문전박대 안하고 손님 대접을 잘 했던가봐요. 첫닭이 울기 전엔 열리지 않는 성문 앞에서 적에게 쫓겨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였을 때 바야흐로 손님의 맹활약에 힘입어 맹상군은 구사일생 합니다. "꼬끼오~", 쓸모없던 객식구가 은인으로 탈바꿈 하는 순간. 맹상군은 자신의 손님 접대가 인생의 정답이었던 걸 알게 됐겠죠? 작가님은 사기를 읽으며 깨달으셨대요. "인생은 정답을 찾아가는 시험이 아니라, 자신이 가는 길을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p55)이라구요.

 

+ 완역판으로 읽으면 도합 2천 페이지쯤 됩니다. 어마무시하지만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많은 것 같아 읽어보고 싶어요.

+ 아참, 사마천은 궁형을 당해서 생식기가 없대요. 이릉 장군이 흉노족에게 항복한 것을 변호하다가 사형 선고를 받는데 살려고 궁형을 선택한 거. 50만 전만 있었어도 까짓 사형 까짓 궁형인데 50만 전이 없어서 생식기를 포기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사기 열전의 첫 이야기가 백이와 숙제 이야기인 게 다 이유가 있었더라구요. 읽기만 해도 아프다ㅠㅠ

 

2. 순수에의 집착 <호밀밭의 파수꾼>

 

"새로운 세대는 2000년 전에도 등장했다."(p65)

 

전 사실 호밀밭의 사기꾼 읽고 엄청 실망했어요. 이 책이 왜 고전인지 도통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완전 사기당한 느낌;; 작가님이 엄청 요약을 잘해놓으셔서 그대로 인용하자면, "금수저 집안의 고등학생인 홀든이 성적 부진으로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뒤 겪는 23일의 가출기"(p72)거든요. 짜증나게 엄청 투덜대내, 뭐가 그렇게 불만이라는거냐 라는 심정으로 솔직히 홀든이 전혀 이해가 안갔어요. 퇴학만 네 번째에 담배 피고 술 마시고 가출하고 여자들한테 추근대고 그러면서 아이들은 지켜주고 싶다고 하고 앞뒤 안맞고 모순 적이고 어휴 싫다, 생각했는데 그게 순수에 대한 집착이었대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순수를 확인하며 후유증에 빠진 거였대요. 어른이 된 다수의 독자들이 이 책이 고전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가 "순수가 사라지는 안타까움"(p76)에 공감하지 못한 까닭일거라는 진단 앞에 무릎을 쳤습니다. 어른인 제게는 너무 당연한건데 어린 그들에게는 안당연한 감성. 지금의 저로서는 쫓아갈 수 없는 그 감성을 곱씹어보고 싶더라구요. 재독할래요.

 

 

3. 도전하고 축적하는 인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정재승 교수님 추천사는 저도 봤는데 그땐 아무 느낌 없었거든요. 근데 지식 편의점에서 만나고 엄청엄청 읽고 싶은 책으로 손꼽게 된 게 이 책이에요. 여러 많은 수학자들의 도전과 업적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는데 그 느낌이 꼭 <어벤져스>와 같다나요? 350년의 긴 여정이 하나도 지루하지가 않구요. 평생에 걸쳐 시간과 열정을 바칠만한 과업을 발견한 수학자들의 삶이 경이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대요. 마른 풀처럼 의지와 의욕을 다 잃고 죽기는 싫다는 작가님, 저도 그래요. 그런데 일상에 매몰되지 않고 꿈이라는 걸 가지기가 쉽지 않네요ㅠㅠ

 

 

4. 2018년에 2페이지가 추가된 <안네의 일기>

 

초등학생 때 안네의 일기를 읽었어요. 권장도서 수준이 아니라 필독서이자 숙제책이었기 때문에 안읽을 수가 없었는데 물론 기억은 1도 없습니다. 지우개로 지운 정도가 아니라 흰색 페인트로 색칠한 것처럼 머릿속이 깨끗해요. 중요한 건 이게 아니구요.,;; 당시 제가 읽은 안네의 일기가, 아니 여러 많은 독자들이 읽은 안네의 일기가 실은 완역본이 아니었더라구요. 안네의 아버지가 출판을 하면서 일기 속의 성과 관련한 이야기는 쏘옥 빼고 책을 냈다고 해요. 아버지로서는 딸의 성 관련 호기심 등이 불편했던게지요. 안네가 직접 가려놓은 부분들도 있었는데 2018년에 이 두 페이지가 추가로 공개가 됐어요. 종이를 투과해 글자를 볼 수 있는 기술의 개발로 알려지게 됐다는데 안타깝게도 이 페이지들을 보충해 출간한 번역서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것 같아요. 검색해도 안보이는 것이, 혹 제가 잘못 알았다면 알려주세요~ 완역판이 나오면 꼭 다시 읽고 싶어지는 안네의 일기. 코로나로 옴짝달싹 못했던 지난 1년이 집순이인 제게도 무척이나 답답했는데 활기차고 외향적인 성격의 안네에게는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요? 좁은 은신처에서 갇혀 8명이나 되는 인원이 부대끼며 사는 삶이라니... 휴우ㅠㅠ 그 옛날 눈으로만 읽고 가슴에 담지는 못했던 안네의 일기를 더 이해하고 느끼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닛!! 25권 중 4권 밖에 소개 못했는데 벌써 이렇게 길어지기냐구요ㅠㅠ 인간의 생애 주기에 맞춰서 그에 걸맞는 고전들을 이야기합니다. 달과 6펜스, 파리 대왕, 위대한 개츠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 앞의 생,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상실의 시대, 앵무새 죽이기, 인형의 집, 노인과 바다, 페스트, 곰스크로 가는 기차, 그리스인 조르바, 연금술사, 변신, 죽음의 수용에서 행복의 기원, 고도를 기다리며, 이반 일리치의 죽음, 세일즈맨의 죽음, 백년 동안의 고독. 헉헉, 이 많은 책들 제 리뷰로 설명드리면 솔직히 아무도 안읽으실 것 같아 강제 마침입니다. 여러분 책으로 보세요!!

 

+ 제목 때문인지 책 읽으면서 정말 편의점 들어간 느낌이네 싶었습니다. 한번도 관심 안가졌던 책인데 재미나 보이구요. 읽었던 책인데도 새로워 다시 맛보고 싶구요. 어떤 책들은 원플원 느낌이라 꼭 세트로 들여야겠다 싶고 그랬어요. 덤으로 쏠쏠한 문학 교양? 상식? 뒷 이야기??까지 얻게 되어 넘 뿌듯합니다. 작가님은 순서대로 읽었으면 하시던데 순서대로 읽은 독자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앞에서 보나 뒤에서 보나 가운데서 보나 아무 페이지 펼쳐 읽어도 다 흥미진진해요. 맥주 한 캔 사러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봉투 하나 꽉 채워 나오는 금요일의 퇴근길 같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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