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만 파헤치다 느슨해진 스릴러 - 로스트 심벌 _ 스토리매니악
댄 브라운'의 소설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오는 비밀, 숨겨진 비밀 결사 조직, 명작들에 담긴 비밀스런 기호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그의 소설은 온통 비밀 천지다. 비밀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힘이 대단해서 그의 소설을 읽을 때는 언제나 그 비밀을 풀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어난다.
<로스트 심벌>도 그런 호기심을 강하게 일으키는 책이다. 소설을 읽으며 등장하는 비밀스런 단어들을 구글에서 입력해 보면, 쏟아져 나오는 자료들과 이미지에 눈이 휘둥그래지곤 한다. 소설 속의 비밀이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 그러한 내용들을 교묘하게 장치해 놓은 저자의 기술에 감탄할 분이다.
이번 소설 <로스트 심벌>에서는 비밀 결사조직 '프리메이슨'의 놀라운 비밀에 다가가는 '로버트 랭던'의 모습이 그려진다. 상징과 암호로 둘러싸여 있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곳곳을 누비며 비밀에 다가가는 모험이 펼쳐진다. 작가 특유의 비밀스런 분위기 조성, 곳곳에 숨겨진 상징, 그것을 풀어내는 지식들까지, 기존 작가의 작품에서 맛볼 수 있는 스릴러로서의 재미는 여전하다.
다만, 너무 같은 패턴의 반복이 아닌가 싶다. <다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 같은 전작들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거나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 색다르다는 느낌이 없다. 앞의 이야기가 은근히 이어지며 새로운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느낌 정도에 그친다. 그래서인지 전작들에 비해 쭉 빨려 들어가 몰입되는 맛이 적다. 빠르게 치고 나가며 옥죄는 긴장감도 더불어 떨어지는 느낌이다.
특히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결말은 안타깝다. 프리메이슨의 비밀을 진짜처럼 보이고 싶었던 것인지, 이번 작품을 통해 그 비밀을 전부 까 보여주려 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뭔가 너무 신비스런 분위기로 몰고 가려다 보니 이야기가 한 없이 늘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철학적이고 신비스런 이야기들이 주욱 이어지지만, 그 내용의 깊이 보다는 지루함이 먼저 다가온다. 뭔가 상당히 맥 빠진다고 할까?
전체적으로 보면 스릴러로서의 재미가 어느 정도는 보장이 된다. 읽고 나서 몽땅 잊어 버리게 되는 전형적인 오락 소설이라 평하고 싶다.신비스런 분위기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즐기고 싶다면 읽어 볼 만 하다. 그러나, 뭔가 쫀득쫀득한 긴장감을 즐기는 독자라면 살짝 미루어 두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