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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도서] 동물농장

조지 오웰 저/도정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작년 여름, 부산 보수동 책방 골목을 두 번째로 찾았다. 나는 이미 몇 년 전에 혼자 다녀오고 매우 큰 실망을 했었지만, J가 가보고 싶다고 하여 약간의 망설임 끝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창원의 영록서점 같은 분위기일 줄 알았던 그 역시 실망의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그러던 중에 우리에게 과제가 주어졌다. 이곳에서 <동물농장>을 구매하자. 마지막 서점에도 없으면 발길을 돌리자 했는데, 그곳에는 중고가 아닌 새 책으로 버젓하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는 그 책을 2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책을 구매한 지 어느덧 네 개의 계절이 지나 다시 여름이 도래했다. 언젠가 읽겠지 하고 생각했던 책이었는데, 그가 먼저 읽어보고 감상평을 이야기하는데 솔깃해서 나도 뒤따라 읽기 시작했다.

 

11. 인간은 우리의 진정한 적이자 유일한 적입니다. 인간을 몰아내기만 하면 우리의 굶주림과 고된 노동의 근본 원인은 영원히 제거될 것이오.

현명하고 자애롭고 위엄이 넘쳐 보이는 늙은 수퇘지 메이저의 말에, 동물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메이저가 죽고 난 뒤 새로운 지도자가 생겼고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동물들은 존즈를 몰아내는 것에 성공한다. 메이너 농장은 동물농장으로 바뀌면서 그들에게는 일곱 계명이 생기게 된다.

 

일곱 계명

1. 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2. 무엇이건 네 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이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우유과 사과가 시발점이 되면서 이후의 동물들의 삶에는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농장은 그 자체로는 전보다 부유해졌으면서도 거기 사는 동물들은 하나도 더 잘살지 못하는 (물론 돼지와 개들은 빼고) 그런 농장이 된 것 같았다.

동물들은 분명 더 잘 살기 위해 그와 같은 방법을 택한 것일텐데, 그들은 더 ‘열심히’ 일을 해야만 했다. 결국 형태만 달라졌을뿐, 결과는 조삼모사였다. 어떤 형태든지간에(가정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지도자가 자신의 배를 채우는 데만 급급하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너무나도 뻔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많지 않다. 순응하거나 타협하거나 맞서거나. 당신이 속한 가정은, 기업은, 국가는 어떠한가요.

 

71. 뭐든 잘못된 일이 있으면 모두 <스노볼이 그랬다>가 되었다.

보자마자 포옥, 한숨이 나오는 대목이었다. 남 탓하기 좋아하는 대상들을 거울로 투명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너,라고.

 

123.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걸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 <나폴레옹은 언제나 옳다>를 중심으로 조금씩 그들에 맞춰 바뀌어있는 계명들은 결국 하나의 계명으로 축약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당신은 어떤 동물인가, 다른 동물인가.

 

책은 구소련인 러시아를 풍자하기 위해 쓰였지만, 나는 읽으며 북한을, 한국을, 내가 경험했던 우리 사회의 한 어두운 면들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어디에나 나폴레옹과 스노볼 같은 사람이 있고, 스퀼러 같은 사람이 있으며, 벤자민 같은 사람이, 뮤리엘 같은 사람이, 모지즈 같은 사람이, 클로버 같은 사람이, 복서 같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니까.

 

아마 누구나가 그랬겠지만, 복서가 나올 때마다 답답함과 안타까움과 측은함 등 여러 가지 마음들이 어지럽게 공존했다. 나는 복서가 되지 않기를 바랐고, 벤자민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성격이라면 나는 절대 복서도, 그렇다고 벤자민도 될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럴 거라면 차라리 뮤리엘이 되기를 바랐다. 선하고 착한 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싶지는 않기에 니가 너무 몰라서 그런 거잖아.라고 감히 비난할 수는 없지만, 조금만 더 알아보려고 했더라면, 조금만 더 꾀를 내었다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는 없었다. 결국은 내가, 네가, 우리가 원하는 이상 사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행동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했다. 마음이 어지럽다.

 

이 책을 지금보다 훨씬, 더 어릴 때 읽어보았더라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여기에서 더 어릴 때라 함은, 사회생활을 하기 전인 10대의 나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내가 아는 청소년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내가 아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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