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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터 개인의 간격

[도서] 1미터 개인의 간격

홍대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쓸모있는 사람이 되라고 한다. 무쓸모의 감정이란, 참 말로 하기 어렵다. 인생을 살면서 무쓸모의 감정을 느낄 때마다, 그것을 이겨내는 것은 쉽지 않다. 인생의 가치는 쓸모에 의해서 성장한다고 믿는 세계관에서는, 쓸모란 존재의 이유이자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인생의 본질이기도 하다.

그런데, 쓸모란 내가 아니라 남과 조직에 의해 규정되어지는 것이다. 남이 나에게 내리는 쓸모의 정도를 갖고 내가 왜 그것에 얽매여야 하지? 나는 나, 너는 너. 쓸모의 세계관에서 벗어나는 순간은 다소간은 위안이 되는 순간이다.

쓸모의 세계관에서는 대가를 만든다. 쓸모를 위해 내가 희생했으니 반대 급부로 어느 정도의 성취는 받아야 하겠다, 그런 생각에 자기 중심적이 되고 보상심리가 작동한다. 하지만 우주는 그러한 쓸모의 세계관에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 우주의 입장에서는 모두가 동등했다.

우주는 내가 알 수 없는 가치를 초월해 있지만, 그 가치를 발하는 이유는 나에게 아무 것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는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다. 단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음으로써 모두가 똑같이 소중하다고 내가 느끼게 해줄 뿐이다. 왜 그렇게 남을 평가하고, 그렇게 쓸모를 따지고, 그렇게 집착하고 상처를 주고 힘들어 했을까. 결국 인간의 미덕은 행복해지는 것 뿐인데.

자연은 ' 이 사람'이 '저 사람'보다 낫다고 할 만한 어떤 것도 제시하지 않는다.

- 스피노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1미터, 개인의 간격>.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기 안에 1미터 안의 행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일 때 좋을지를 따지는, 그저 '좋음' 만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순간 책을 읽는 것이 너무 좋아졌다.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아는게 좋아졌고, 내가 아는 것을 다시 모르게 되는 것이 좋아졌고, 앞으로 맞이할 것을 기다리는게 좋아졌다. 어떠한 습관도 영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좋음'을 표현할 수 있는 행복감을 조금은 더 느껴보고 싶다.

가장 두렵고 힘든 것은 보이지 않는 관념의 괴물이다. 관념의 괴물은 상상에 의해 증폭되고, 왜곡에 의해 더 두려워진다. 가장 무서운 것은 내가 제대로 대처할 수가 없는 것이다. 상대는 고통을 증폭시키는 관념인데, 내가 어떻게 여기에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겠는가? 그저 나의 1미터 안으로 들어오자. 1미터 안, 나만의 '좋음'이 있으니까.

이해하려고 했으면 될 것을, 왜 그렇게 쓸모를 따졌을까. 지난 날 후회되는 일도 많다. 슬픈 날도 많았고, 분노한 날도 많았다. 앞으로는 보다 더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간절히 바란다. 그저 그러면 좋을 것 같다.

스피노자는 자신의 파괴를 부정하고자 하는 본성을 욕망이라 봤고, 본성을 있는 그대로 추구한다는 점에서 인간을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과연 스피노자의 일생을 행복했을까? 그는 렌즈 가공하는 일을 좋아했고, 철학을 연구하는 일에 행복했다고 한다. 스피노자는 그랬으면 됐고, 그래서 의미있는 철학자가 되었나 보다. 그저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그 일을 좋아하고, 그래서 그랬으면 됐다, 고 말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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