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남은 마지막 존재, 구원과 이별의 서사가 필요하지 않는 때가 이른 것이다. 끝, 종말, 마지막이란 단어와 맞닿은 존재의 사색, 염세적이고 처절하게 절망의 절망을 더하는 서술이 날카롭게 박혀 있다. #어른을위한동화 혹은 우화 #마지막눈사람 장면은 시인의 옛 시집 중 '눈사람' 작품 가운데 '그로테스크'를 27개 장면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다(평론가 류신). 절망 끝에 결국 추락하는 눈사람의 시선일까,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허공을 향한 장면을 담은 것일까, 시와 덧붙인 글 사이에는 많은 여백이 있다. 태초로부터 시작한 역사는 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