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주홍빛으로 물들면 어김없이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흙먼지 날리는 바깥에서 잿빛땀을 흘리던 아이들은 제 엄마의 목소리를 따라 집으로 기어들어가곤 했다. 늦도록 뛰어놀던 아이는 엄마의 지청구를 들으며 슬픈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저녁은 왜 이렇게 빨리 오는지, 해는 왜 이리 빨리 지는지, 내일은 언제 또 오려나, 놀이가 하루의 일과인 아이는 저녁시간과 잠자는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오랜 옛날에 그 사진을 찍었던 러시아의 남쪽 어느 휴양지로 나를 실어갔다. 한 어린 소녀가 황혼녘에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해변에서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