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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한글판) 039

[eBook] 인간실격 (한글판) 039

다자이 오사무 저/김소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면 지금의 모습과 아주 다른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타인과의 관계맺기에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면 훨씬 좋은 관계들을 유지했을까? 자신을 믿고 타인의 신뢰를 마음깊이 받아들이며 도덕적인 흠집을 내지 않는다면 우린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인간실격}은 나에게 이런 물음들을 갖게 한 책이었다. 살아 있기에 끝없이 던져야만 할 인간존재에 대한 물음들!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물음앞에 마땅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니 문학속 텍스트를 찾는가보다.  강한 글이며 아픈 글이다.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인 수기형식으로 쓰인 텍스트에서 발견한 것은 인간 내면에 감춰진 허위와 그로 인해 뒤엉켜버린 삶이란 시간의 잔혹함이었다. 

착하게 보이고 싶은 어린 아이 요조의 심리상태를 우리 대부분은 자라오면서 여러 번 겪어 본 적이 있다.   어린 아이에게  부모의 존재는 바로 세계의 전부가 아닌가. 그들을 즐겁게 하면 아이는 칭찬을 받으니 그 아이는 앞으로도 계속 기특한 일로 어른들의 칭찬과 쓰다듬을 한몸에 받아야만 행복감을 누릴 수 있다. 그렇게 길들어진 요조는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랄수록 인간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키워간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애쓴 적이 있다면 그 노력이 얼마나 힘겹고 지겨운지 알 것이다. 작정을 하고 한 행동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지 못한다. 혹여 최초의 행동이 성공하더라도 그 지속성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니 인간의 삶이란 항상성과 더불어 예측불가한 변화의 연속이니 우리는 이 점에 있어서 어느 하나도 피해갈 수 없다. 돌이켜보면 타인의 욕망에 부합하며 살아온 것 같다. 아이는 엄마 삶의 분풀이 대상이면서 자신이 그토록 싫어한 삶을 아이 훈육속에 무의식적으로 반영한다. 

-너는 이 다음에 커서 이런 자질구레한 살림하지 말고 당당한 인간으로 우뚝서야 한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과다하게 살림살이를 시킨 우리 엄마의 업적은 지금 생각해봐도 자신의 힘들었던 내면의 세계를 다스리지 못하고 고스란히 아이에게 투영한 예이다. 잘 보이기 위해, 칭찬받기 위해 뭐든 잘해야 했던 아이, 나는 그 아이의 모습이 너무도 측은하다. 

요조는 집을 나와 학생의 신분으로 살면서 세상과 관계맺기를 두려워한다. 술, 담배, 매춘부와 좌익사상에 심취하며 자아가 망가지는데, 막판 모르핀 중독으로 인간 자격에 실패한 부류로 분류되며 정신병원에 갇힌다. 스물 일곱의 나이이지만 사십대의 모습으로 돌변한 요조는 결국 파멸로 치닫는다. 


우리 주변은 편리성과 실용성이 넘쳐난다. 더불어 일상적인 일에 합리적인 잣대라며 들이대는 일도 잦다. 나는 커지고 남은 안보인다. 아니 별로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또 이런 것도 있다. 나를 드러내려고 남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한다. 민낯이 아닌 인위적인 모습을 위해 타인의 욕망에 애써 부합한다. 자신의 욕망과 타인의 욕망이 함께 어우러져야 관계는 좋아지고 개선되지 않을까. 누군가를 위해 한번도 살아낸 적 없는 존재이기에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욕망은 다분히 모순적이다. 그러니 주의하자. 파멸에 이르는  지름길을 [인간실격]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의문투성이의 삶이기에 다자이 오사무는 네 번의 자살실패와  다섯 번째 시도의 성공으로 인생을 마감했다. 존재의 허망함이라니..자살로 끝내야만 할 운명이라니..존재는 그래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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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초보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자유로울수 있는 사람은 없을것 같네요...그것들이 우리들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데도 말 입니다. 최근에 읽은 책이 [가족의 두 얼굴]인데 가족의 행복은 어렸을 때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개닫는 것이 가장 먼저 할일이라고 하네요...

    2014.06.25 07:1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가슴속을 뜨금하게 만든 글이었어요. 문학과 삶의 상대적인 비교가 되었다고 할까요. 지금의 제 삶을 돌이켜보기도 했습니다.

      2014.06.26 22:53
  • 파워블로그 나날이

    저도 초보님과 같이 생각합니다. 타인의 시선에 자유로울 수는없겠지요. 하지만 의식은 하되 자신의 삶을 사는 것도 또한 중요하겠지요. 그것은 배려와 진실의 그 중간쯤이 아닐까요.

    2014.06.25 08:5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기전 타인(대부분 가족이었겠지요)의 강요와 억압이 기억나요. 그걸 거부하고 싶어 억눌리기도 했지요.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야하는데 그게 또 잘 안되기도 합니다.

      2014.06.26 22:56
  • 쟈파

    저도 제 안의 이루지 못한 욕망을 아들애에게 투영하곤 하는데 너무나 사랑 받아 부모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는 아이는 그 투영된 욕망을 가볍게 퉁겨버리네요. 저는 약오르지만 아이는 건강한거라 위안 삼아야겠지요?

    2014.06.26 02:0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오! 지극히 사랑받았어야 하는데..ㅠㅠ 아드님이 많이 듬직하겠어요. ^^

      2014.06.26 22:58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