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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인승 캠핑카는 참으로 거대했다. 삼일째 타던 날 나는 이 캠핑카에 별명을 붙였다. 

"럭셔리한 용달"

냉장고가 딸렸으니 럭셔리하고 좌석마다 안전벨트가 있으나 털털거리는 소음때문에 온몸에 진동이 오면서 달팽이관에 이상이 생겼는지 땅바닥에 발을 디뎌도 균형을 못잡고 몸은 그 진동을 오래도록 잊지 못하니 용달이 딱 어울린다. 자세히 보니 용달이 맞다. 트럭을 캠핑하기에 알맞게 개조해서 만든 차가 캠핑카 아닌가. 게다가 연료비가 상상이상이었다. 캠핑카의 고속도로 기본속도는 100-120이지만 그 속도로 달리면 기름이 줄줄 새는 것처럼 금방 떨어진다. 이 사실도 운전 후 사오일 지나서야 알았다. 기본속도 70-80을 줄곧 유지하면서 우리는 캠핑카로 여행했다. 

캠핑카는 보기에 좋은 떡이었다. 돌아다니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잠자리이기에 이 점을 해결해주는 게 바로 캠핑카라고 생각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둘이서 아니면 아이 두명까지 포함해서 사인용 캠핑카로 여행한다면 추천할 만하다. 그러나 성인 다섯명에 엄청 시끄러운 아이 두명은 무리다. 그렇게 일주일이상 이동과 정착을 반복하다보면 갈등을 조장하는 사소한 일들이 하나둘 꼬리를 물고 얼굴을 빼꼼 내민다. 잘하면(?) 분란이 일어나기 십상이니 이웃이나 친지를 동반할 때는 사인용 캠핑카 두 대로 움직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나는 이 거대한 캠핑카에 질식할 뻔했다. 원래 어디서든 잘 자는 그야말로 숙식이 자유로운 영혼인데 자면서 산소부족증상을 앓았고 그 때마다 자다깨어 창문을 활짝 열곤 했다. 아마도 캠핑카는 폐쇄공간이고 이번 여름날씨가 다른 해에 비해서 놀라울 정도로 더웠기에 나타난 증상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따금 어느 새벽에 깨어 이름모를 주유소에서 마시는 모닝커피는 참으로 그 향이 그윽하다. 여행길에 이런 그윽한 순간을 놓친다면 말이 안된다. 노르웨이 한 주유소에서 만난 산드라 블록의 미소를 닮은 노르웨이 아가씨의 아침인사를 모른 체 한다면 그것도 말이 안된다. 한적한 아침, 바람은 선선하고 햇살은 반짝이는데 과일과 오렌지 주스와 크로아쌍과 잼과 내린 커피로 차린 아침식사를 잊는다면 그것은 말이 안된다. 그러고보니 이는 캠핑카없이도 할 수 있는 여행의 재미가 아닌가. 힘겨웠던 캠핑카의 첫경험은 그 동안의 낭만섞인 내 집착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다음부터 우리의 캠핑은 다시 우리 달수(우리집 자동차이름)를 끼고 근사한 텐트를 실고 가는 그런 여행으로 할란다. 물론 우리 달수 뒷자리는 임시 침대칸으로 변신할 수 있다. 역시 멋진 녀석이다.


지난 2월부터 알아본 캠핑카정보는 앞으로의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정원이 일곱명이어서 적합한 차를 찾는데 애를 먹었지만 그것도 잘한 일이었다. 보통 임대하는데 보증금을 내고, 사용하는 일수만큼 따로 지불을 해야하는데 우리의 경우 보증금은 없고 예약후 십일이내에 전금액의 10%를 임금하고 나머지는 빌리는 당일날 신용카드 일시불 결재를 하면 끝이다. 거기에 캠핑카내 화장실 사용시 화학처리청소비용으로 180유로를 추가한다. 이는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으면 다시 돌려받는 금액이다. 그래서 캠핑카 25일동안 빌리는데 든 전체비용은 약 2800유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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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illa

    캠핑카를 향한 로망이,,, 하하하 ㅠㅠ

    2014.08.30 11:3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로망은....이제 없습니다. 차만 봐도 질린다는...

      2014.08.30 21:51
  • 파워블로그 꼼쥐

    저도 캠핑카를 임대해서 여행을 해본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좋지 않더군요. 약간 불편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잘 알지 못하는 게 우리네 인생인 것 같아요.

    2014.08.30 12:4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그래서 몸으로 겪으면 결론이 나오잖아요. 다시는 안하고 싶은 여행법이었어요.

      2014.08.30 21:52
  • 낙타여행

    럭셔리한 용달ㅋㅋㅋ 절묘한 네이밍이예요.
    캠핑카의 로망이 있었는데 단점도 만만치 않네요. 차에 함께 타는 인원이 많아서 더 힘드셨던 것 같아요. 그래도 숙박비는 많이 절약되구요.
    하루님은 자동차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유럽여행을 달수와 함께 즐기실 수 있으시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2014.08.31 16:0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첫경험으로 대강 장단점을 잘 알게 되었어요. 숙박비는 절약이 많이 되었지만 대신 기름값이 많아요. ㅠㅠ

      2014.09.03 01:54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