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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도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저/임호경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영풍문고에 갔더니 환상적인 색채의 표지에 여행가방 끌고 걸어가는 할아버지가 눈에 띄었다. 그 동안 홍보덕분에 나도 알게 된 책이다. 예스에서 구입할까 말까 하다가 서점에 나간 김에 샀다. 스웨덴에서 오랫동안 사업만 하다가 심신의 고통때문에 하던 일을 집어치우고 스위스로 이주하면서 글을 쓰게 된 저자의 이력에 우선 호감이 갔다. 사실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는 나의 입장때문에라도 저자의 과감한 선택에 눈길이 간 것 같다. 책을 손에 쥐는 맛도 좋았다. 빽빽하게 채워진 페이지도 나쁘지 않았다. 안경을 끼고 읽어야 했지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제목이 주는 반전덕분에 이 책은 꽤 매력적이다. 창문 넘어 도망쳐 본 적은 없지만 그 표현이 의미하는 바 각자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여행을 떠날 때는 대개 문으로 나가지 않는가. 이 할아버지는 괴테가 정치와 사람들사이에서 지쳐갈 때 즈음 불현듯 아무도 모르게 이른 새벽에 이탈리아를 향해 떠난게 아니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말, 어쨋든 인생이 지겨워지기 시작했다는 주인공 할아버지는 100세 생일파티날 양로원 창문을 넘는다. 창문 넘어 일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괴팍함은 사건에 사건을 일으키며 지역신문의 헤드에 등장한다. 쓰고 싶은 데로 쓰는 추측성 신문 기사들은 조용하고 별 일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파문을 일으키는데 일조한다. 우리가 매우 우러러보는 복지국가 스웨덴의 사회적 분위기가 이렇게 우스꽝스러운지, 약간 황당하긴 했지만 주인공이 앞으로의 여정을 상상해볼 때 소설의 시작은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아니 핫도그 장수 베니가 주인공의 여정에 합류할 때까지 나의 기대감은 확실했다. 적어도 내 입맛을 돋구는데 성공했으니까. 그러면서 스웨덴 핫도그가 생각났다. 잠시 이케아에 가서 1유로짜리 스웨덴 핫도그를 사먹고 싶어졌다. 

소설의 반 이상은 주인공 할아버지의 과거 인생역정을 다루고 있다. 어릴 때 폭탄제조법을 배워 두고두고 한 가지 일로 역사속에 실제 등장하는 세계적인 인물들과 함께 하며 사건에 엮인 주인공의 인생사를 기상천외하게 다루고 있다. 황당무계하면서 얼렁뚱땅 넘어가는 사건이라니...읽다가 읽다가 좀 지쳤다. 

한마디로 재미가 없었다. 술 한잔에 식사 한끼면 인생이 오케이인 이 할아버지의 단박함만은 맘에 들었다. 세상일이란게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면 그만일 뿐 더 이상의 것도 아닌 그 자체라는 말도 맘에 들었다. 인생 뭐 있어? 다 그런거지...이런 뜻 아닐까. 


나는 이 소설이 재미없었다. 시작은 좋았으나 줄거리에 힘이 없다. 그러니 읽기에 고단할 수 밖에, 딱히 인상적인 표현이나(주인공 할아버지의 심플 마인드는 좋았다) 아름다운 문구도 없다. 한 눈에 들어오는 역사라고 말들도 하더라만 저자가 열심히 쓴 픽션에 지나지 않은가. 역사도 아닌 서사가 낭만적인 소설도 아닌, 장난기 넘치는 줄거리였다. 그렇다고 코믹하지만도 않다. 잔혹한 코미디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요즘 트렌디한 웃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한바탕 소동을 겪어서 약간 피곤한 마침으로 끝나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영화도 있다고 하던데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무료하게 읽은 책인데 영화라고 별 수 있겠나. 

하지만 책 한권을 읽고 나서 나름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세상을 유영하듯 살아간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가치가 있다. 누구나의 인생 모두는 가치가 있듯이 우리는 여러가지 일 중에서 딱 한 가지 자신이 잘하는 그 무언가를 잘 알고 있다면 그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잘 모르고 살 수도 있지만, 그래서 벙황의 시기가 길면  나태한 기간이 길어지게 되지만 결국 늦게나마 알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소설속에 은연히 등장하는 노인복지의 기준이 우리 기준과는 상당히 달라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하여간 초고령화시대로 가고 있는 시대의 흐름덕분으로 이 소설은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던 그런 기회를 잡은 책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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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호불호가 갈린다는 생각을 한 건 대개 인문 위주의 책읽기가 되는 분들은 소설로서의 재미를 못(덜)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킬킬대다 낄낄대다. 터무니없는 상황을 끌어가는 힘, 그 글력이 지치지 않더란 말이죠. 약간은 위화의 그런 느낌도 들었어요.

    2015.01.31 20:0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어젯밤 영화로 중간까지 봤는데 보는 맛은 있더라구요. 전개속도가 무척 빠르구요. 하지만 섬세한 캐릭터 묘사는 책만한 게 없지요.

      2015.02.05 18:52
  • 스타블로거 초보

    저도 이 책...참 지루하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느낀점 하나....세상사람들하고 나는 책에 대해서만은 생각이 많이 다르구나....ㅎㅎ

    2015.02.02 07:1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같은 책을 읽어도 다 다르게 생각하니까요. 소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마르크스나 에밀 졸라의 사회성 짙은 글을 읽었다고 하면서도 딴짓하는 유명인사들 많잖아요.

      2015.02.05 18:55
  • 파워블로그 후안

    이 소설에 대한 평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구요. 전 기회가 되면 그냥 영화로 만나볼 생각입니다.

    2015.02.02 11:5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영화도 봤는데 빠른 전개가 정신없더군요. 스웨덴의 분위기는 좀 볼만했어요.

      2015.02.05 18:56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