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도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한비야 이분은 내 군대 시절에 뜨신 분이라서 잘 몰랐었다가 수 년 지나 알게 된 분이다. 이분의 책을 읽을 타이밍을 못 잡고 세월만 흘렀는데, 최근 인도와 네팔을 다녀오고는 다음 관심 국가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 자연스럽게 이르렀다. 나도 아프간쯤 되면 겁은 난다. 갈 순 없고, 어쩐다? 그러다 이분이 떠올랐다. 선배 여행자의 책을 보자! 그래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직후 시기에 나온 책부터 골랐다.


나도 나름대로 여행한 나라 수가 오십 개국에 육박하는 동안 '왜 여행하는가'의 답은 당연히 변해왔다. 옛날의 소위 견문 넓히기에서, 카메라엔 못 담는 현장감 느끼기, 가끔은 그냥 현지식으로 잘 먹고 쉬기, 그리고 경험 쌓기와 최근 추세인 체험하기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앞의 답들은 여행자가 뭔가를 얻는 것에 국한된다. 또는 여행은 마약과 같으니, 그 자체가 수단 아닌 목적이라는 답도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뒤의, 차원을 넘어서는 건 무엇일까? 이렇게 자연스럽게 숙성된 고민이기도 했다.


그러다 이 책을 접하곤 깜짝 놀란 거다. 아니, 놀라기 전에 먼저 "아직까지 나를 세계 일주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면,"으로 시작하는 첫머리에 뜨끔했고, 첫 장이 아프간인 것에 또 놀랐고, 긴급구호 일을 하신단 걸 알면서 더 놀랐다. 내가 '긴급구호 활동을 해야지!'라고 구체적으로 정한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번에 뭔가에 후원을 시작하긴 했으니까, 나처럼 비슷한 고민 과정을 거쳐서 저 길로 가신 것이리란 걸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여행 그 후'에 대한 나의 답은 나만의 엉뚱한 고민이 아닌, 이쯤 되면 들만한 고민이었단 안도감과 동시에 선배 여행자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이분은 고민을 넘어 직접 뛰어드신 점이 더 대단했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은가? 추진력과 몰입력이 뛰어나신 분이었다. 아쉬운 점은 안 좋은 상황이 아주 많았을 게 뻔한데, 책에는 일부러 배제됐다는 거다. 현실감이 좀 떨어졌다. 아마 긍정적 사고를 하는 분이셔서 이런 것 같다.


난 원인을 아예 없애려면 환경에 손을 써야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은 아닐 거란 생각까진 했었는데, 마침 '나가는 글'에서 비슷한 고민이 엿보였다. 수도꼭지 안 잠그고 물 치우는 비유를 해놓으셨던데, 부록을 통해 긴급구호가 굉장한 전문적 업무란 것도 알게 됐다. 나는 긴급구호 역량은 없으니까 환경 쪽에 당장 할 수 있는 후원이나마 잘 시작한 셈이다. 나처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수도꼭지 잠그기든 물 치우기든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