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 전에 읽고 썼던 감상문)
무려 900페이지가 넘는 거대한 두께의 책인데, 이게 1권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이런 두께의 책들이 5권이나 더 있다는 것에 놀랐다.
책 띠지에서 <스타워즈>에서 <왕좌의 게임>까지 수만은 작품에 영향을 끼친 가장 영향력 있는 SF라고 할 정도니, 그 내용이 너무나 궁금했다. 실제로 1965년에 출판된 50년도 넘은 SF이고, 영화계에서 일하는 언니의 얘기를 듣자니 이 책으로 인해 SF 영화의 콘텐츠가 확장됐다고도 한다.
SF계의 선구자 같은 책이려나? 여튼 워낙 극찬이 난무한 책이라서 두툼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첫 몇 페이지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생판 모르는 새로운 단어들이 있어서 부록에 있는 용어집을 왔다갔다 하면서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단어들 때문인지 처음에는 집중이 잘 안돼서 읽는데 힘들었다. 그리고 생소한 개념이다 보니까 머리를 최대한 굴려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새로운 용어들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단어를 확인하면서 읽었는데, 읽을 수록 문맥상 이해 가능한 부분이라던가 정말 궁금한 단어 내용은 빼고 그냥 자연스럽게 스루하면서 읽었다.
그나마 주인공중의 하나인 폴의 어머니, 제시카의 비중이 크지만 그의 역할은 폴의 어머니로 폴의 영웅적 설정을 극대화해주고 베네 게세리트로서 이 집단이 무엇을 하는 집단인지 보여주는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프레멘 집단에 속한 이후에는 샤이다이아(종교 대모)가 되어 존경을 받으나 그녀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왜 존경을 받는 건지 잘 서술되지 않는다. 후반부 쯤 나오는 챠니라는 캐릭터 지혜로우며 매력있는 캐릭터로 소개돼서 뭔가 더 비중있을 줄 알았는데, 그의 역할은 '폴의 아이를 낳은 여자'이자 '폴의 연인'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닌 설정에서 끝나버린다.
SF적인 내용인데도 여성의 역할과 가치관, 여성을 대하는 방식 자체가 너무 구시대적이라서 그 부분이 조금 많이 아쉬웠다. 60년대 글이니 만큼 남성 작가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고...
배경이 배경인지라 세계관도 촘촘하고, 용어집 부록이 따로 있을 정도로 세세하게 짜여진 내용이지만 전개가 불친절하다고 느꼈다. 챕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나 각 인물들 시점이나 장면별로 전환이 일어나면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방식인데, 중요한 부분에서 장면 전환이 되면서 내용이 넘어간다. 예를 배신자가 어떤 식으로 배신을 했는지 서술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배신을 했고, 그래서 공작은 죽고...뭔가 설명이 많이 불친절했다.
이런식으로 전개가 이뤄지다 보니 갑자기 급전개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중요한 부분에서 암시만 남기고 넘어간 다음 다음 페이지에서 갑자기 몇 년 후가 나와버리고, 그 중요한 장면은 과거가 되어버리는 서술 형식 때문에 설명을 하다 말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나마 구체적이었던 부분이 마지막에 폴이 프레멘들의 관습을 바꾸기 위해 설득 연설을 하는 내용과, 페이드 로타와의 전투 장면만 조금 디테일한 설명이 있었달까?
세계관도 탄탄하고 스케일도 크지만, 작가의 역량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여성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은 내스타일은 아니었지만, 행성의 체계와 정책, 프레멘들 부족의 관습을 비롯해 사소산 부분까지 세세하게 짜여져 있어서 새로운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요소는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된다. 예지력으로 미래를 보고, 운명을 거스르려고 하지면 결국 그 운명에 탑승하고 마는 폴 무앗딥 아트레이더스 공작의 영웅적인 면모도 인상적이었다. 왜 이 책이 수많은 콘텐츠에 영향을 끼쳤는지도 어느정도 이해가 됐달까. 그리고 스케일이 크고 묘사가 자세한 만큼,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된다.일부러 영화 예고편도 안보고 책부터 먼저 읽었는데, 특히 그 거대한 모래벌레가 어떻게 표현될지도 궁금쓰... 책에서 언급된 수많은 새로운 용어들이 영화에서 그대로 나온다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이해가 될까? 궁금하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