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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상식사전

[도서] 생활법률 상식사전

김용국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1988년 10월 8일, 영등포교도소에서 공주교도소로 이송되던 범죄자 25명 중 12명이 탈주했다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560만 원 상당의 절도로 징역 17년을 받았지만 600억 원을 횡령한 전두환의 동생인 전경환은 7년 선고를 받고도 2년 만에 풀려난 것을 알게 되자 이에 불만을 품고 탈주한 것이었다. 이들 중 지강헌이라는 자가 체포되면서 말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문장이 생중계로 전국에 방송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지강헌이 말한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돈 있는 자는 무죄이고 돈 없는 자는 유죄 받는 세상에 대한 불만 섞인 말일뿐만 아니라 그때의 시대상을 잘 드러내어 큰 파문을 일으켰으며 2020년에 와서도 공감하는 이가 많기에 통용되는 구절이 아닌가 싶다. 판사가 판결할 때는 보통 양형기준을 참고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도대체 양형기준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기에 위의 사례와 같이 징역형에 차이가 나는 것일까? 일반인으로서는 당연히 횡령 금액이 훨씬 큰 전경환의 징역형이 지강헌보다 높아야 하는 것이 상식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법원의 판결에 의문을 가지게 되어 법 관련 책을 알아보던 중 ‘당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생활법률상식사전’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법원의 양형기준 적용에 대해 이해하고자 그리고 법을 조금이라도 알아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본 책을 읽게 되었다.

 

본 책에서는 크게 간단히 법 관련 용어, 일상생활 속 알아두면 좋은 법, 승소에 도움이 되는 팁으로 3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법 관련 용어는 일반인이 헷갈리기 쉬운 고소와 고발, 신문과 심문, 구형과 판결 등등을 간략한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건이 ‘검찰 홍길동에게 5년 구형...’과 같은 제목으로 보도된 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구형’과 같은 법률용어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 실제로 일반인에게 있어 법률용어의 이해는 쉽지는 않은 듯싶다.

일상생활 속 도움되는 법 부분에서는 크게 민사, 형사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간략히 실제 판례를 예로 들어 저작권 위반과 같이 일반인이 쉽게 저지를 수 있는 범죄, 억울하게 부동산 사기를 당했을 때 등등 각종 사건에 있어 어떻게 법을 이해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등의 조언이 담겨있다. 본 책과 같이 법을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 없다면 일반인은 법률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재판을 제대로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패소할 것이다.

승소에 도움이 되는 팁 부분에서는 재판에 필요한 서류 준비, 재판 중 승소에 도움이 되는 발언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재판을 받게 되면 변호사가 다 해결해 주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나 민/형사 재판에 상관없이 당사자가 재판에 참석하는 편이 좋으며 형사의 경우 당사자는 무조건 재판에 참석해야 한다. 사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판사도 변호사도 아닌 바로 당사자 본인이다. 재판에 참석하여 재판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때에 따라서는 본인에게 유리한 발언을 하면 좋지 않겠는가. 그러려면 적어도 어떻게 본인에게 유리한 서류를 준비하고 발언을 하는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미처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전에 경찰서에 출석하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수도 있으므로 신중한 발언을 하는 법을 알아두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본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와닿은 부분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법언과 함께 소멸시효가 설명된 부분이다. 소멸시효의 설명을 위해 책에서는 퇴직한 회사원이 사장의 말만 믿고 받지 못한 월급을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다가 소멸시효 3년이 지나 밀린 월급에 대한 권리를 잃어버리는 사례를 들었다. 일정 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가 사라지는 것이다. 권리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장할 때 주어지는 것이라고 법은 보고 있는 것이다. 책의 제목이 ‘당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생활 법률 상식 사전’ 점에서 공소시효란 제도를 몰랐다면 일상생활에서 겪을 법한 당연히 받을 줄 알았던 밀린 월급 또는 판매 대금 등을 억울하게 잃게 되는 것이다. 법은 권리를 스스로 행사해야지만 주어지는 것이라 보고 있지만, 평생 소멸시효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더 많은 실정에 있어 법이 조금은 더 친절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사례뿐만 아니라 여러 기사를 접해 보면 시민들에게 있어 법원은 그다지 신뢰가 가는 기관은 아닌 듯싶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에는 청와대와 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지며 법원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지다시피 했다. 본 책에서는 법원도 이러한 시선들을 인식하였는지 2020년 3월 법원조직법 개정으로 일반 판사들이 윗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양심에 따라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구조로 인사구조를 혁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법원의 신뢰도 회복에 대한 노력을 알게 되어 일반 시민으로서 어느 정도 안심되었다. 물론 윗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하지만 인사구조 혁신은 결국 일반 판사의 양심에 판결에 맡기는 것이므로 미흡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기에 사법부를 건강하게 감독하고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었으면 하고 더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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