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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도서]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저/김난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소담출판사 네이버 카페의 꼼꼼평가단을 하면서, 에쿠니 가오니 작가의 작품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아마도, 이 책이 열번째 혹은 열다섯번째 그 사이 일것 같은데, 이번 리커버된 책의 책날개에 컬렉션을 보니 아직 읽을 작품이 많이 남아있었다.

이번 책은 12개의 단편을 모든 책.

한편 한편 읽다보니, 이제는 문득 문득 이전에 읽은 그녀의 소설들이 오버랩되는 것을 느꼈다. 그 이야기들의 연장선 같은 느낌을 주는 이야기 혹은 또 다른 새로운 캐릭터의 이야기 라는 느낌을 오가며, 이렇게 다작을 하는 작가님의 마음속에는 몇명이 살고 있는 걸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같은 듯 다른 캐릭터 한명 한명을 창조하면서, 짧은 이야기든 긴 이야기든 어딘가의 있을 것만 같은, 허구같지 않은 이 인물들을 창작하는 작가님의 능력?!이 이번 책에서 새삼 놀랍게 다가왔다.

사람은 하루에도 수천개의 생각을 오고간다는데, 작가님은 수만개의 생각속에서 어떻게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내시는 걸까? 작가님과 차한잔 할수 있는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느낄수 없이 시간이 무한대로 혹은 정지상태로 더이상 말할수 없이 기운이 빠질때까지 이야기를 나눌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실은, 벌써 오래전부터 삐걱거렸던 것이다. 늘 뻔한 말다툼과 그 후의 화해.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 야요이는 슬픈 것은 말다툼이 아니라 화해라는 것을 안다. p17

 

무엇 하나 유쾌한 일이 없었다. 아무것도. 아름답지도 푸근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늘 생각나는 것은, 그 여름날의 일이다. p39

 

<열대야>라는 단편을 읽으며, 중간쯤에서 다시 앞으로 넘겨갔다. 남녀의 사랑인줄 알았는데, 문장 하나에서 걸렸다. 아, 내가 일본사람의 남녀이름을 알았더라면, 이름에서 처음 부터 구분했을텐데 하는 생각, 나에게 '아키미'와 '치카'는 분위기상 누군가는 남, 다른쪽은 여 이기 때문이다. 이름으로 성별을 나눈다는 게 시대착오적기는 한데- 그래서, 아이 이름을 중성적인 느낌으로 골랐는데 ㅎㅎ - 읽으면서 구분을 짓고 시작하는 내가 문득 음, 그랬다.

 

"인생은 위험한 거야. 거기에는 시간도 흐르고, 타인도 있어.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고 강아지도 있고 아이도 있고." p53

 

"알았어, 정정할게. 누구랑 함께 사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말하고 싶었어. 당신도 틀림없이 즐거울 거라고 말이야." p70

 

<생쥐 마누라> 를 읽으며, 미요코처럼 백화점을 좋아했던 우리 엄마가 생각났다. 어릴적에는 백화점에서 셔틀버스가 있어서 집근처에서 타고 백화점에 가서 엄마와 구경하며 시식하고 항상 두손 가득이 돌아왔다. 그래서, 난 뭐든 사려면 백화점에 가야하는 줄 알았다. 어른이 되고 나서도, 마트 보다 백화점이 좋은데, 백화점은 비싸다는 묘한?! 심리적 이유로, 살림을 하다보니, 조금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으면서, 차츰차츰 안가게 되었다. 그래서, 이 단편을 읽으며, 백화점에서 자기만의 루틴으로 그 공간을 온전히 즐기는 미요코가 조금 부러웠다. 단지 백화점을 좋아하는 미요코만 그렸다면, 밋밋하고 속물적일수 있었지만, 과거의 사랑했던 누구를 떠올리고, 부모대신 자녀의 손을 잡는다는, 스치듯 지나치는 몇문장들이 이야기답게 만들었다.

 

백화점에서 걸을 때, 미요코는 자기가 백화점을 좋아한다는 것을 조금도 내색하지 않는다.

...그것이 괜한 허세라는 것은 알고 있다. p97

 

한가지 소재도 아니고, 한정된 공간도 아니고, 특정한 직업의 누구도 아닌,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수 있는 이 책.

 

나의 여행은 늘 그런 식이었다. 나 스스로 갈 곳을 고르고, 내 힘으로 돈을 벌어 모으고, 혼자 여행하면서 끝내는 우울해지고 만다. 추위와 더위에 진저리를 치고, 고독을 고통스러워하고, 이런 곳에는 두번 다시 안 온다고 다짐한다.

그런데도 일본으로 돌아와 얼마 있지 않으면,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갈 곳을 정하고 돈을 모으고, 필요한 것들만 꾸려서 집을 뛰쳐나간다. p179

 

사랑과 슬픔이 함께 공존하는 이야기를 가장 잘 하는 작가님의 담담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여름이 왔다.

 

<<소담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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